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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닉>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봄의 일이었다. <숨결>을 매듭지은 변영주 감독은 영상원 강의가 같은 요일에 있던 오기민 프로듀서- 두 사람은 1990년 노동자 문화예술 운동연합(노문연) 시절부터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와 마주쳐 쉬는 시간을 같이 보내고 있었다. 그날 오 PD가 주머니에서 구슬 쏟아내듯 좌르르 풀어놓은 숱한 아이디어들 가운데, “멀쩡한 남자와 여자가 유괴를 저지른다. 남자는 죽고 여자와 어린애만 남는다”는 싱거운 두 문장이 변영주 감독의 귀에 유독 감겨들었다. 듣자마자 두 그림이 떠올랐다. 하나는 범죄에 실패한 한 남자가 두려움에 울며 땀투성이로 도망치는 장면, 하나는 어느 꼬마와 여자가 멀리 지평선이 걸린 길을 걷는 모습이었다. 며칠 뒤 그는 오 PD에게 전화를 걸어 “형, 그거 내가 하고 싶으니까 이제 그런 영화 만들겠다는 말, 하고 다니지 마!”라고 다짐하고 있었다. <유괴>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닻을 올린 프로젝트는 박찬욱 감독의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9] - 변영주 감독의 <피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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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아프리카 현지 로케로 촬영하는 영화가 아니다. 제목 ‘아프리카’도 ‘AFRICA’가 아니라 ‘A.F.R.I.K.A.’다. 이는 ‘Adoring Four Revolutionary Idols with Korean Association: 네명의 혁명적인 우상을 지지하는 모임’의 약자다. 20대 초입의 네 처녀가 있다. 대한민국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나라’가 아님을 너무 일찍 깨달아버린 이들. 여행길에서 우연히 권총 두 자루를 손에 넣고, 잠시 머뭇거리던 그들은 곧 거침없이 일탈한다. ‘AFRIKA’는 그들의 행각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네티즌들이 조직한 팬클럽의 이름이다. 권총 두 자루가 제공한 ‘권력과 자유’를 발판으로 일상에서 꿈꾸지 못했던 ‘신비의 대륙’에 가닿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승수 감독은 미국에서 일어난 실화를 토대로 <아프리카>의 시나리오를 썼다. “여고생 넷이서 한달간 돈도 없이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8] - 신승수 감독의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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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오한 예술혼도 아니요, 기가 막힌 상상력도 아니다. 백운학(37) 감독의 ‘욕심’은 다른 데 있다. 그는 첫 작품 <튜브>(가제)가 그저 “신나는 오락영화였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야기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버스에서 지하철로 바뀌었을 뿐, 한국판 <스피드>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전반부는 지하철을 탈취한 뒤 인질극을 벌이는 테러리스트와 그를 잡기 위해 나서는 형사의 대결이, 후반부는 적을 제압했으나 이번엔 멈추지 않는 지하철을 세우기 위해 고투하는 형사의 활약이 주를 이룬다. 감독은 뒤에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이 “저거 완전히 베낀 거잖아”라고 욕을 해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관람하는 동안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을 만끽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튜브>는 이처럼 “할리우드의 도식과 컨벤션을 충실하게 따르기로 작심한 영화”이다.
시나리오가 나온 때가 1년 전이지만, 캐스팅 때문에 <튜브>는 프로덕션 일정이 많이 늦추어졌다. 그때만 하더라도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7] - 백운학 감독의 <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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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이야기> 이후 10년. <북경반점> 이후 2년. 김의석 감독이 조선시대 검객 이야기 <청풍명월>로 돌아온다. <북경반점> 끝나고 곧바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으니 2년쯤 된 프로젝트지만, 첫발은 더 거슬러올라간다. 홍콩영화를 좋아했던, ‘외팔이 왕우’ 시리즈에 열광하던 초등학교 시절부터의 칼싸움영화에 대한 열망이 태초의 아이템 풀이었다. 리안 감독이 꾸었던 무협의 꿈이 <와호장룡>이었다면, <청풍명월>은 김의석 감독이 꾸는 액션의 꿈이랄까.
<청풍명월>은 17세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자 두 남자의 운명적인 대립을 그린 액션누아르다. 예상제작비 60억∼80억원에 이르는 블록버스터. 지금 캐스팅 단계이고, 소품이나 의상, 세트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예전부터 칼싸움영화를 많이 봤다. <돌아온 외팔이>부터 <동방불패> <신용문객잔>까지. 그러다보니 우리나라를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6] - 김의석 감독의 <청풍명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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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지난해 전주영화제, <오! 수정>의 첫 상영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였다. 기형도 시인의 ‘질투는 나의 힘’을 읽은 박찬옥 감독은 시나리오 파운데이션 작업도 없이 막바로 대사와 지문이 들어가는 장편 데뷔작의 초고를 한달 만에 써내려갔다. “그 시에서 한 젊은 남자의 인상을 받았어요, 20대 후반, 자신을 인정할 수도, 아직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도 못하는 시기. 결핍이 동력인, 누군가의 말대로 ‘질풍노도’의 상태에 있는 그런 남자 말이에요.”
미술학도에서 편입한 한양대 재학 시절, 영화제작소 청년 스탭들과 함께 <셔터맨> <캣 우먼과 맨> 등을 만들었고 이후 <있다> <느린 여름> 등의 단편을 통해 인간에 대한 세밀한 관찰력과 초현실적이면서 독특한 분위기로 주목을 받았던 여성감독 박찬옥은 홍상수 감독의 <오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5] - 박찬옥 감독의 <질투는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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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더스가 제작하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마누라 죽이기>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오는 엄정화도, 영화 데뷔를 하는 감우성도, 지난해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이만교의 원작소설도 아닌 감독 유하다. 1993년 초 개봉한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이후 10년에 가까이 절치부심해온 감독이 만들 신작의 모양새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 궁금증은 당시에 비해 급격히 나아진 제작환경 속에서 비로소 드러날 감독의 영화적 역량에 머물지 않고 <무림일기> 등의 시작(詩作)에서 보여줬던 날카롭게 후려치는 검객의 풍모를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까지 이어진다. 지난해 발표한 <천일馬화>라는 시집 제목처럼 “그동안 경마장이나 다니며 살았다”는 그는 한동안 영화에 대한 생각을 버린 채 지냈지만, “첫 영화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에 한편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음도 숨기지 않는다.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4] - 유하 감독의 <결혼은 미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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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있다. 그는 자신이 겪은, 그리고 지금 발 앞에 놓인 크나큰 불행이 외계인에 의한 것이라고 믿는다. 게다가 지구가 외계인에 의해 크나큰 위협에 놓일 것이라는 과대망상에 시달리기까지 한다. 이제 그는 납치, 살인 같은 임무를 목숨을 걸고 수행해야 한다. 장준환 감독의 장편데뷔작 <지구를 지켜라>의 주인공 병구는 그가 만든 단편영화 의 주인공과 놀랍게도 닮아 있다. 이 피해망상 또는 자가당착에 빠진 주인공은, 자신을 존 레넌의 환생이라고 믿는 속 주인공 청년의 복사판으로 보이기도 한다. 장준환 감독 역시 이 사실을 부인하려 하지 않는다. 감독 자신이 이 두명의 주인공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지도 모른다는 뉘앙스를 내비칠 정도니까.
그가 이 영화를 구상하게 된 것은 지난해 7월부터. <모텔 선인장> 연출부, <유령> 시나리오 등으로 연을 맺은 싸이더스에서 ‘엄청난 규모’의 작품을 준비하다 실현 가능성이 의심스러워져 방향을 선회했다. 이 작품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3] -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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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어느날 불현듯 영감을 얻어 하루 만에 시나리오를 썼다. 바로 이것이 아니겠냐며 영화사에 보여줬더니 분위기 썰렁하더라. 5년간 덮어뒀다가 이제 한국영화가 좀더 다양한 영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가 된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 <복수는 나의 것> 제작발표회가 열린 7월24일, 박찬욱 감독은 농담 반 진담 반 이번 영화가 나온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공동경비구역 JSA>의 놀라운 성공 이후 박찬욱 감독의 행보는 많은 영화인의 관심사였다. 단숨에 흥행감독으로 떠오른 그에게 돈다발을 싸들고 찾아온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선택한 것은 5년 전 직접 시나리오를 쓴 <복수는 나의 것>. 어쩔 수 없이 유괴라는 범죄를 택한 남녀가 전반부를, 딸의 시신을 발견하고 복수를 결심하는 아버지의 추적이 후반부를 차지하는 독특한 이야기다.
박찬욱 감독은 이번 영화를 “하드보일드 스타일로 그리겠다”고 밝혔다. 대시엘 해밋, 레이먼드 챈들러 등 미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2] -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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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종·횡·사·해, 장막을 걷어라!
2001년 확실히 한국영화는 활황이다. <친구> 덕에 시장점유율 39%를 기록한 파죽지세는 여름에도 꺾이지 않고 있다. <신라의 달밤>이 전국관객 40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다 <엽기적인 그녀> <소름> <세이예스> <무사> <베사메무쵸> <봄날은 간다>로 이어지는 하반기 라인업도 만만치 않다. 시장점유율 40% 돌파가 단순한 희망사항이 아닌 시점이기에 현장도 활기가 넘친다. 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한 작품들은 지금이 가장 바쁜 때다. 막 촬영준비를 끝내거나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작품들이 6개월 레이스의 출발선상에 정렬해 있다. 과연 어떤 영화들이 내년 상반기 관객과 만날 것인가? <복수는 나의 것>(박찬욱), <지구를 지켜라>(장준환), <결혼은 미친 짓이다>(유하), <질투는 나의 힘>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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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최초로 금요일에 전국 동시 개봉한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8월 1일(水) 서울 344,195명, 전국 1,001,988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개봉 6일째만에 전국 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6일만에 전국 관객 100만 명을 기록한 영화는 올 해 상반기 개봉작 <친구>가 유일하며, <공동경비구역 JSA>는 7일, <쉬리>는 9일째에 전국 100만 관객을 동원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서울 14,000석의 좌석수에서 개봉한 <엽기적인 그녀>가 서울 23,000석의 좌석수로 개봉했던 <친구>와 동일한 시기에 전국 1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21,000석의 좌석수로 개봉했던 <공동경비구역 JSA>의 기록보다도 하루 앞서 전국 100만 관객 동원 기록을 작성했다.<엽기적인 그녀>는 이미 예매 신기록(81,000장), 개봉일(금요일) 일일 최다 관객동원 기록(140,000명), 개봉주 한국영화 관
<엽기적인 그녀> 개봉 6일만에 전국 관객 100만 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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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영화배급시장에서 코리아픽쳐스가 정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영화진흥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신생사인 코리아픽쳐스는 「친구」의 빅히트에 힘입어 불과 3편으로 전체 서울관객의 19.2%에 해당하는 287만1천88명을 동원했다.「선물」 「인디언썸머」 「신라의 달밤」 등 국내외 영화 14편을 배급한 시네마서비스는 14.8%의 점유율로 2위에 랭크됐고 「자카르타」와 외화 「캐스트 어웨이」 등 14편을 선보인 CJ엔터테인먼트는 12.5%로 3위를 차지했다.지난해 CJ엔터테인먼트에 추월당했던 시네마서비스는 한국영화 5편을 `상반기 흥행영화 베스트 20'에 올려놓으며 2위를 유지했고 CJ엔터테인먼트는 상대적으로 외화에서 강세를 나타냈다.튜브엔터테인먼트도 「왓 위민 원트」 「천국의 아이들」 「파이란」 등 8편으로 지난해 2.8%의 점유율에서 7.1%로 급성장해 7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할리우드 직배사들은 브에나비스타(10편) 12.0%, 콜럼비아(12편) 8.4%, UIP(6편)8.
상반기 영화배급시장 1위는 `코리아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