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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화산귀환>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어느샌가 영화 속 연기가 가짜처럼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아예 허황하고 말 안되는 웹툰이나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는데, 특히 웹툰 <화산귀환>을 재밌게 보고 있다. 덕분에 다른 무협지들까지 섭렵 중이다.
<진격의 거인>
스토리의 짜임새가 정말 탁월하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애니메이션들은 화려하긴 하지만 내용에서 무언가가 느껴지진 않는 편이다.
<호문쿨루스>
너무 징그럽긴 하지만, 이런 유의 만화도 좋아한다.
<사채꾼 우시지마>
또 좋아하는 만화다. 단행본까지 다 샀다. 진짜 사람들이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범죄 다큐멘터리
요즘 (윤)미래 언니랑 같이 범죄 다큐멘터리를 자주 본다. 실제 살인마들의 인터뷰를 보
[LIST] 김형서가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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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탄적일천>
왓챠, 웨이브, 티빙 ▶▶▶▶
1980년대 초, 웨이칭(후인몽)은 유럽 유학 후 스타 피아니스트가 되어 고국 대만으로 돌아온다. 웨이칭의 옛 연인의 동생인 자리(장애가)는 웨이칭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그녀를 만나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웨이칭과 연인이었으나 부모가 점지한 여자와 결혼한 오빠의 행복하지 못했던 삶, 그런 오빠와 달리 사랑하는 남자 더웨이(모학유)와 결혼했으나 위태로운 결혼 생활에 고통받았던 자신의 삶을 회고한다. 에드워드 양의 장편 데뷔작인 <해탄적일천>은 1970, 80년대 대만을 배경으로 미스터리로 점철된 삶의 본질을 은유한다.
<웬디와 루시>
티빙 ▶▶▶▷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반려견 루시와 함께 알래스카로 향하던 웬디(미셸 윌리엄스)는 차가 고장난 뒤 최후의 수단으로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훔치던 중 직원에게 발각되고 만다. 경찰서를 오가는 사이 루시마저 잃어버린 웬디는 루시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OTT 추천작] ‘해탄적일천’ ‘웬디와 루시’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 ‘보살핌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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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 연출 대니얼 미나한 / 각본 론 나이스워너, 디 존슨 / 출연 맷 보머, 조너선 베일리, 앨리슨 윌리엄스, 크리스 바워 / 플레이지수 ▶▶▶
1986년, 밀라노 부영사 발령 기념 파티 중이던 호킨스(맷 보머)는 자신을 찾아온 오래된 친구 마커스에게서 옛 연인 팀(조너선 베일리)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한때 호킨스와 열렬히 사랑했으나 지금은 연락이 끊긴 팀은 에이즈로 고통받으며 삶의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었다. 호킨스와 팀, 두 사람의 첫 만남은 19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원 의원 매카시(크리스 바워)의 당선 기념 파티에서 만난 두 사람은 첫눈에 서로에게 반하고 격정적 사랑에 빠져든다.
토머스 말론의 2007년작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길 위의 연인들>은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정치,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웠던 미국 워싱턴 DC를 배경 삼아 두 남성의 사랑을 그린 정치 로맨스 드라마다. 1화부터 상당한 수위의 러브신으로 구성된 바, 실제 동성애
[OTT 리뷰] ‘길 위의 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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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쳐버린 하루 끝’에 퇴근한 한 여성(강영주)은 분명 누군가의 팬이다. 책장을 가득 메운 앨범과 포토북, 옷장에 걸린 굿즈 티셔츠, 벽에 붙은 포스터까지. 귀에 꽂은 이어폰에선 그들의 노래가 들려오고 핸드폰에선 그들의 뮤직비디오가 재생되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손이 간 앨범을 펴자 미소가 번지고 기운이 난다. 그녀는 5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팬, 샤이니월드(팬클럽 명)다.
<마이 샤이니 월드>는 올해로 데뷔 15년을 맞은 샤이니의 역사를 돌비 애트모스를 적용한 콘서트 실황을 중심으로 돌아보는 다큐멘터리다. 그동안 열린 총 6번의 단독 콘서트를 시간순으로 담아내 멤버들의 변천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러닝타임 112분 동안 데뷔곡 <누난 너무 예뻐>부터 최신곡 <HARD>까지 총 23곡을 들을 수 있어 청각적 포만감을 준다. 멤버 키, 민호, 태민이 팬들에게서 기부받은 굿즈로 꾸며진 ‘샤이니월드 방’에서 지난날을 회상하는 클립들이 관객의
[리뷰] ‘마이 샤이니 월드’, 데뷔 15년을 맞은 샤이니의 역사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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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와 복제인간이 인간과 공동생활하는 근미래, 거대 테크 기업 넥스세라는 복제인간 ‘시뮬런트’를 생산하며 세계를 주도한다. 스스로 프로그램을 수정할 수 없는 등 인간에게 복종하는 규칙하에 시뮬런트를 제작하지만 불량품이 발생하는 걸 막을 길이 없다. 그럴 때 특수 요원 케슬러(샘 워딩턴)가 이를 해결한다. 어느 날 붙잡은 시뮬런트 에즈메(알리시아 산스)가 완전한 자율성을 갖게 됐다는 걸 확인한 그는 에즈메를 개조한 걸로 의심되는 해커 케이시(시무 리우)를 추격한다.
<시뮬런트>는 겉은 건조해도 속은 감정의 파고로 일렁이는 SF다. 알렉스 갈랜드의 SF 공간이 연상되는 가상 도시는 홀로그램과 최첨단 건물들로 차갑고 경직된 분위기를 띠지만 진짜가 되고 싶은 복제인간들의 이야기는 뜨겁다. 진정한 남편으로 받아들여지길 원하는 복제인간과 인간 아내의 멜로드라마를 한축으로 가져오는 등 여러 갈래의 이야기를 만들어 인간다움에 관한 질문을 제기하고, AI와 더 가깝게 공존할 미래
[리뷰] ‘시뮬런트’, 겉은 건조해도 속은 감정의 파고로 일렁이는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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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의 우연한 만남이 삶을 바꾸곤 한다. 낯섦과 설렘, 경계와 호기심이 공존하는 그 어색한 첫 만남의 순간을 중국 여인 진샤(판빙빙)와 한국 여인 초록 머리 여자(이주영)가 겪는다. 중국에서 도망치듯 이주하여 가짜 신분, 위장 결혼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진샤는 자신을 새장에 가둔 듯이 세상과 격리돼 살아간다. 반면 초록 머리 여자는 남자 친구의 마약 밀수를 도우며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하루하루를 즐기고 있다. 너무 다른 삶의 형태, 그 덕인지 둘은 서로에게 단숨에 이끌린다. 위험한 범죄 현장을 거치며 더 깊은 관계로 공존하게 된다.
<녹야>는 한국을 촬영 배경으로 삼은 중국영화다. 낯설 정도로 오싹한 느낌으로 잡아낸 인천항, 도심의 자극적인 네온사인, 도시 외곽의 황량한 풍경 등의 공간성이 특히 눈에 띈다. 이처럼 생경한 공간에 두 여인이 툭 존재해 살아간다. <델마와 루이스>나 <아가씨> 혹은 최근의 <마스크걸> 등을 떠오르게 만드는
[리뷰] '녹야', 묘한 모험기의 원동력이 되는 두 여인의 연대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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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 주차된 차 안에서 3명의 시체가 발견된다. 집단 자살로 추정되는 이 사건의 사망자 중 한명은 고등학생 유리(강안나)다. 엄마 혜영(장서희)은 딸 유리의 주검 앞에서 오열한다. 혜영은 딸이 자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혜영은 살인과 관련하여 유리의 친구 예나(최소윤)와 담임교사 기범(윤준원)을 고소하기에 이른다. 담당 형사들은 유리의 죽음에 과도하게 대응하는 혜영을 의아해하기 시작한다.
<독친>은 갑작스럽게 딸이 죽으면서 파국을 겪는 엄마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영화는 유리의 죽음 이전과 이후를 오가며 다양한 인물의 시선으로 사건을 입체적으로 바라본다. 모든 시선의 끝엔 언제나 엄마 혜영이 있다. ‘독이 되는 부모’라는 뜻의 신조어인 ‘독친’(毒親)을 배우 장서희가 완벽에 가깝게 구현한 연기가 눈길을 끈다. 진저리가 칠 정도로 자식에게 집착하며 삐뚤어진 모성애를 보이는 엄마와 이에 미쳐가는 딸의 모습을 통해 영화는 부모 자식간의 관계와 사랑의 의미를 재고
[리뷰] ‘독친’, 오은영 박사도 막을 수 없는 지독한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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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 같은 돈만 아니었다면 아양(가위림)을 맡지도 않았다. 친구들과 함께 마카오에서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늘 도박 빚에 허덕이는 광휘(주윤발) 앞에 오래전 헤어진 여자 친구 이석(원영의)이 나타난다. 몸은 다 컸지만 자폐 증세로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만 듣는 아양이 바로 광휘의 아들이라 주장하면서. 한달만 아양의 아버지가 되어달라며 이석은 광휘에게 5만달러를 내밀고 아이를 데려갈 때쯤 다시 5만달러를 줄 것을 약속한다. 한편 광휘는 사채업자에게 돈을 갚기 위해 도박장에 아양을 데려가는데 어느 위기의 상황에서 열심히 도망가는 아양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 갚아도 갚아도 끝이 없는 빚, 친아들일 거라 생각지도 않으면서 돈 때문에 억지로 맡은 아양과의 순탄치 않은 생활, 광휘의 앞날에 과연 희망은 있을까?
주윤발이 주연을 맡은 영화 <원 모어 찬스>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가족 드라마다. 아양과 이석 외에도 이발소 친구들과 단골 손님 중 선생(방중신), 카지노에서 광휘의 주
[리뷰] ‘원 모어 찬스’, 이리저리 방황하다 가족 드라마에 안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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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로르 칼라미)는 분노를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시종 따스한 마음으로 다른 이의 고통과 슬픔을 바라보고 보듬는 평범한 이웃이다. 그런 애니에게는 16살 난 딸과 9살 된 아들, 사랑하는 남편이 있다. 매트리스 공장에서 퇴근한 뒤 찾아간 한적한 서점 뒤편 공간에 여인들이 하나둘 모이면 그제야 비로소 이들이 무엇을 위해 한자리에 서로 마주 앉아 있는지 알게 된다. 임신 중지가 불법인 프랑스에서 저마다의 사연으로 서점을 찾아온 이를 맞이하는 사람들은 임신 중지와 피임의 자유를 위한 운동 단체인 MLAC 소속이다. 더이상 출산을 원치 않았던 애니는 MLAC의 도움을 받은 후, 또 다른 여성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한다.
임신 중지를 다루지만 <앵그리 애니>는 크리스티안 문주식의 냉담한 고발과도 스크린 위에 펼쳐진 아니 에르노의 충격적 자기 고백과도 다르다. 적나라한 현실로 침묵하고 숙연하게 만드는 대신, 일련의 사태처럼 반복되는 개인사와 공동체적 연대가
[리뷰] ‘앵그리 애니’, 연대가 잉태하게 한 것과 소명의식의 태동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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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에(아이나 디 엔드)는 길거리 버스킹 가수다. 노래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자유로워 보이는 그이지만, 일상에선 거의 말을 꺼내지 못하는 상태다. 이유는 과거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이다. 재난으로 가족을 잃고 이곳저곳을 떠돌며 살아온 키리에는 타인과의 관계, 삶의 안정성, 현실적인 경제력 면에서 모두 문제를 겪고 있다. 그렇게 길에서 노래를 부르던 키리에 앞에 잇코(히로세 스즈)가 나타나 그의 매니저를 자처한다. 잇코는 가정에서 받은 상처 때문인지 홀로 살아가며 위태위태한 범죄를 일삼고 있다. 키리에와 잇코는 고등학생 때부터 알던 사이다. 잇코의 입시 과외 선생이었던 나츠히코(마쓰무라 호쿠토)가 키리에 언니의 약혼자였던 것이다. 하지만 재해로 약혼자를 잃은 나츠히코 역시 안정적이었던 삶의 환경을 뒤로 한 채 방황 중이다. 그렇게 영화는 동일본 대지진 후 약 10년이 흐른 지금, 재난 이후 현실에 부유하듯 살아오던 세 젊은이의 시간을 반추한다.
<러브레터>
[리뷰] '키리에의 노래', 구체적인 역사에 기반할 때 이와이 슌지의 매력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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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잡한 파티장에서 콜(아리 매카시)이 애타게 동생 더켓(소니 존슨)을 찾는다. 후미진 방구석에서 더켓을 찾은 콜은 황급히 동생을 데리고 나가지만 무언가에 씐 듯한 더켓은 흉기로 형을 공격하고 자신은 그 자리에서 즉사한다. 의문의 공포가 지나간 후 어딘가 울적해 보이는 미아(소피 와일드)가 등장한다. 어머니를 여읜 미아는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의 크기만큼 아버지와 소원하다. 가정에서 안정을 찾지 못하는 미아는 친구 제이드(알렉산드라 젠슨)의 집에 주로 머문다. 제이드의 동생 라일리(조 버드)의 픽업을 대신할 정도로 가족 같은 사이가 된 미아는, 어느 파티장에서 숏폼 챌린지를 경험한다. 이 챌린지는 악령을 소환하는 주문인 “내게 말해”(Talk to Me)를 외치며 시작한다. 이후 “널 들여보낸다”라고 주문을 외면 90초간 짧은 빙의를 경험할 수 있다. 미아를 포함한 또래 친구들 모두는 이 경험에 중독돼 쾌락을 느끼고, 급기야 어린 라일리까지 이 챌린지에 도전하게 된다. 이때 라일리의
[리뷰] ‘톡 투 미’, “짧아야 본다”는 작금의 관람 문화를 적극 반영한 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