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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의 시선에 잔 마든보로(아치 매덱)의 모습은 영락없는 게임 과몰입 상태다. 잔이 플레이하는 게임은 레이싱 게임인 ‘그란 투리스모’인데, 그건 5살 때부터 프로 레이서가 되고 싶었던 잔이 현실에서 대체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잔의 부모는 아들의 값비싼 진로를 지원해줄 여력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잔이 하루 종일 방에 틀어박혀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런 잔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게임 그란 투리스모의 최고 실력자를 선발해 실제 프로 레이싱 선수로 양성하는 콘테스트에 잔이 후보로 선정된 것이다. 이 황당무계한 프로젝트의 기획자인 대니 무어(올랜도 블룸)는 자신의 회사인 닛산의 마케팅을 위해 이 일을 벌인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만전을 기하기 위해 업계 최고 실력자인 잭 솔터(데이비드 하버)를 수석 엔지니어로 고용한다. 자신 역시 씁쓸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잭은 마침내 잔의 잠재력과 진심을 확인하게 되고, 그렇게 잔을 도와
[리뷰] ‘그란 투리스모’, 레이싱영화와 게임영화 사이로 차선 걸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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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에르큘 포와로(케네스 브래나)는 은퇴 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평범한 삶을 즐기는 중이다. 하지만 집을 나서면 문 앞에 사건을 의뢰하려는 손님들로 인산인해다. 하지만 예외는 존재하는 법. 오랜 친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아리아드네 올리버(티나 페이)가 찾아와 심령술사 조이스 레이놀즈(양자경)의 실체를 밝혀달라고 부탁한다. 둘은 핼러윈 밤에 로웨나 드레이크(켈리 라일리)의 저택에서 열리는 교령회에 참석한다. 드레이크가 교령회를 의뢰한 이유는 죽은 딸 알리시아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교령회가 시작되고 수상한 낌새를 느낀 포와로는 벽난로에서 레이놀즈의 조수가 교령회를 조작한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교령회가 거짓으로 들통난 상황에서 레이놀즈가 앉은 의자가 갑자기 빠르게 돌기 시작한다. 레이놀즈는 죽은 알리시아로 빙의라도 한 듯 아이의 목소리로 드레이크에게 말을 건다.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은 베니스의 한 저택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추리 스릴러 영화다
[리뷰]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 사전 정보 없이 보면 더 재미난 추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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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영화 <행복을 찾아서>
지치고 힘들 때 찾아 봤던 영화다. 마지막에 자기만의 직업을 찾은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가 면접에 합격해 기뻐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 많은 분들에게 추천해줄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드라마 <무빙>
탄탄한 스토리가 옴니버스로 펼쳐져 캐릭터마다 감정이입이 되었다. <무빙>의 카메라워크가 특히 좋았다.
격투기
가수가 한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시간을 쏟듯이, 격투기는 한 라운드에 모든 걸 쏟는 게 비슷한 것 같다. 체력을 기르는 데도 좋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도 좋다. 잘하진 못하지만 즐겨 한다.
여행 계획 세우기
여행지를 선택하고 나만의 힐링을 위한 여행 계획을 미리 짜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 근처 맛집을 찾고, 패션도 생각해보고, 어떤 영상을 찍고 싶
[LIST] 유노윤호가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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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마>
왓챠 ▶▶▶▷
시인이자 실직 교수인 엘(릴리 톰린)은 여자 친구 올리비아(주디 그리어)와 다툼 끝에 이별한다. 이별의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은 엘에게 손녀 세이지(줄리아 가너)가 난데없이 찾아와 몇 시간 뒤 예정된 임신중절수술을 위한 돈 630달러를 빌려달라 부탁한다. 주머니 사정이 궁핍하기로는 손녀 못지않은 할머니는 손녀를 데리고 수술비를 얻기 위한 조금 특별한 여정에 나선다. 폴 웨이츠의 유쾌한 코미디 드라마 <그랜마>는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손녀와 레즈비언 할머니가 중절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나선 하루 낮의 여로를 따듯한 시선으로 그려낸 로드 무비이자 여성 버디 무비다.
<셔커스: 잃어버린 필름을 찾아서>
넷플릭스 ▶▶▶▷
“1992년 여름, 난 친구들과 싱가포르 거리에서 로드 무비를 찍었는데, 일종의 도시 괴담이 되어버렸다.” 만들어진 것이 분명하지만 오랫동안 세상에서 사라졌던 영화가 있다. 싱가포르인 소녀 샌디 탄과
[OTT 추천작] ‘그랜마’ ‘셔커스: 잃어버린 필름을 찾아서’ ‘폭포’ ‘우리 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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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 감독 김진원 / 각본 최효비 / 출연 안효섭, 전여빈, 강훈 / 플레이지수 ▶▶▷
1년 전, 남자 친구 연준(안효섭)을 불의의 비행기 사고로 잃은 30대 직장인 준희(전여빈)는 여전히 연준을 그리워하며 지내고 있다. 어느 날, 90년대 가수 서지원의 카세트테이프가 담긴 의문의 소포를 받은 준희는 그의 노래 <내 눈물 모아>를 듣던 중 깜빡 잠이 들고, 1998년의 고등학생 민주(전여빈)가 되어 깨어난다. 25년 전, 준희와 똑같은 얼굴의 고등학생 민주는 연준과 똑 닮은 친구 시헌(안효섭)을 남몰래 좋아하고 있다. 그런 민주를 또 다른 친구 인규(강훈)가 짝사랑 중인데, 이들의 얄궂은 삼각관계는 조용하고 소심했던 민주의 몸에 당차고 쾌활한 성격의 준희의 영혼이 들어가며 묘한 변화를 맞이한다. 그렇게 준희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시간 여행을 통해 추억을 쌓고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한편, 모종의 범죄 사건에 얽히게 될 민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국내에
[OTT 리뷰] ‘너의 시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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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카오루(스즈카 오지)와 안즈(이토요 마리에)의 우연한 만남이 계속된다. 정류장에서 처음 만난 안즈에게 카오루가 우산을 빌려준다. 그 며칠 뒤에 안즈가 카오루의 학교로 전학 온다. 부모와의 반목으로 유사한 아픔을 겪어온 둘의 심적 거리감이 점차 가까워지던 찰나, 카오루는 마을 전설로 전해지던 우라시마 터널을 발견한다. 터널 안에서의 10초가 실제 세상의 6시간이며, 터널의 끝에 당도하는 자에겐 하나의 소원이 이뤄지는 신비한 곳이다. 안즈는 카오루의 미심쩍은 행적을 뒤따르다가 함께 터널의 존재를 알게 된다. 이내 둘은 터널의 모든 비밀을 파악해 각자의 소원을 이루기로 한다.
세상사가 모두 우연이라 하지만, 그 우연을 필연으로 만드는 의지야말로 가장 강한 정동을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우연한 계기로 만나 가까워졌고, 우연히 우라시마 터널에 당도하여 터널의 마수에 빠져들었던 카오루와 안즈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미처 털어내기 힘든 과거의 아픔을 가진 두 사람이 그 상처를 회복하게
[리뷰] ‘여름을 향한 터널, 이별의 출구’, 우연과 필연의 차이는 사랑에의 의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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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데니안)과 미유(김민채)는 결혼 1주년을 기념해 여행을 떠난다. 둘은 차박을 하기 위해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는데 자꾸 이상한 사람이 나타나 분위기를 망친다. 부부는 심사숙고 끝에 한 장소를 고르지만 계속 두 사람 주변을 맴돌던 남자(홍경인)가 이곳에서 실종 사건이 일어났다고 말한다. 미유는 수원에게 불안을 토로하지만 수원은 높은 산까지 나쁜 사람이 올 리 없다며 다독인다. 잠시 뒤 미유는 자신이 잠깐 잠든 사이에 수원이 사라졌다는 걸 깨닫는다. 수원을 찾아 헤매는 미유 앞에 가면을 쓴 괴한이 나타나 미유를 죽이려 한다.
<차박: 살인과 낭만의 밤>은 제목 그대로 차박 중에 일어난 위협적인 사건을 다룬다. 낯선 곳에서 정체불명의 괴한에게 쫓기는 과정은 스릴러 장르의 전형을 고스란히 따른다. 이윽고 영화는 비밀과 함께 본색을 드러낸다. 모든 게 완벽했던 순간에서 가장 끔찍한 상황으로 인물을 몰고 가는 과정은 배우들의 익숙하고 안정적인 연기를 통해 무난하게 전달된다.
[리뷰] ‘차박: 살인과 낭만의 밤’, 무난하고 안정적인 로맨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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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토마스 슈베르트)은 자신의 두 번째 소설을, 펠릭스(랭스턴 위벨)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함께 펠릭스의 별장으로 향한다. 그곳엔 또 다른 손님 나디아(파울라 베어)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 머문 흔적이나 벽 너머의 소음 외에 실재하는 나디아가 등장한 건 한참 뒤의 일이다. 글에만 몰두하던 레온에게 바다를 즐기는 펠릭스, 애인과 시끄럽게 사랑을 나누는 나디아의 행동은 시간 낭비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출판사 사장이 레오의 글보다 펠릭스의 사진 작업을 마음에 들어 하고, 식사 자리에서 나디아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레오의 관념은 완전히 뒤바뀐다.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는 레온과 펠릭스, 나디아 등 별장에 머무르던 인물들이 산불에 휩싸이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역사 3부작’으로 일컬어진 에 이어 페촐트 감독은 로 시작된 ‘원소 3부작’을 를 통해 확장하는 모양새다. 레온과 나디아는 여러 면에서 대척점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나디아와 달리 레온은 본인의 글에 갇혀
[리뷰] ‘어파이어’, 고립될 수밖에 없는 재난의 상황을 어떤 태도로 맞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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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 바이크 동아리 SANGAJA는 치악산의 한 별장으로 MT를 떠난다. 그곳은 동아리 회장 민준(윤균상)의 사촌 동생인 현지(김예원)의 별장이자 현지 아버지(배유람)가 의문의 실종을 당한 곳이다. 별장에 도착한 수아(배그린)는 주변 모든 것들이 맘에 들지 않아 만사에 과민하게 행동하고, 양배(연제욱)는 바이크 라이딩보다 자신의 유튜브 영상 촬영에 더 관심이 많다. 한편 독실한 개신교 신자 이삭(이태환)은 여행길 내내 토막살인이 벌어졌다는 치악산 괴담에 열중한다. 현지는 별장에 도착한 후 끊임없이 이상행동을 보이고 네 동아리 부원들 또한 초자연적 공포를 경험한다.
<치악산>은 공포영화의 여러 관습을 서사 내부로 들여온다. 청년들이 인적이 드문 산속에서 공포를 마주한다는 작품의 큰 줄기는 미국 공포영화의 흔한 설정을 빼닮았고, 양배의 영상 촬영은 <블레어 윗치> 연작을 비롯한 수많은 파운드 푸티지 호러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치악산>은 공포영화의
[리뷰] ‘치악산’, 공포를 추동하지 못하는 공포영화의 관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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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로히어르스(타커 니콜라이)는 촉망받는 23살의 젊은 피아니스트다. 제니퍼는 세계적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본선 진출에 성공해 대회 참가 전 뮤직 샤펠로 향한다. 뮤직 샤펠은 외딴 고성으로, 11명의 콩쿠르 본선 진출자들은 이곳에서 외부와 격리된 채 합숙하며 1주일간의 연습 기간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뮤직 샤펠에 도착한 제니퍼는 서로 어울리며 지내는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홀로 고독한 시간을 보낸다. 특히 합숙 내내 스스로를 과시하기 바쁜 나자렌코(재커리 샤드린)는 제니퍼에겐 눈엣가시다. 그렇다고 연습에만 열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제니퍼는 격리 기간 내내 끝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트라우마와 싸운다. 제니퍼를 괴롭히는 두 가지 기억은 모두 그의 원가정으로부터 연유한다. 일찍이 제니퍼의 재능을 알아본 어머니(루스 베쿠아르트)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불구하고 제니퍼를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들기 위해 정서적으로 억압했고, 제니퍼의 성공 이후에도 딸에게 집착한다. 그런 아
[리뷰] ‘뮤직 샤펠’, 신경쇠약과 강박의 장엄한 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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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을 읽으면서 한번쯤 책의 내용뿐 아니라 종이의 색과 질감, 삽화와 폰트, 가름끈과 띠지의 조화 등 본연의 디자인에 매료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목할 만한 영화가 개봉한다. 50여년간 1만5천여권의 책 표지를 디자인해온 일본의 ‘명장’ 북 디자이너 기쿠치 노부요시의 작업 현장과 일상을 근거리에서 포착하는 다큐멘터리 <책 종이 가위>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제작에 참여한 바 있는 히로세 나나코 감독의 연출작으로, 기쿠치 노부요시의 디자인처럼 군더더기 없는 담백하고 깔끔한 연출이 돋보인다.
종이책의 소멸이 당연하게 예고되는 디지털 시대에 기쿠치 노부요시는 (영화의 제목에서 예상 가능하듯) 종이를 가위로 오려서 풀로 붙이는, 다소 번거로운 ‘수작업’을 고수한다. 이것만으로도 가히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을 대표할 만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단지 아날로그적 도구의 사용만이 미학적으로 완성도 높은 그의 작품 세계를 탄생시킨 것은 아니다. 타이포그래피의 1mm
[리뷰] ‘책 종이 가위’, 여전히 종이책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