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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보이 그룹 제너레이션즈의 멤버 하야토(고모리 하야토)가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에 매니저는 사설탐정을 고용해 사태를 수습하려 나선다. 멤버 한 명씩 따로 탐문하는 방식으로 하야토의 마지막 행적을 추리해나가던 탐정은, 마침내 증언 사이에서 묘하게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단서를 찾아낸다. 바로 의문의 카세트테이프에 녹음된 소녀의 멜로디 허밍 소리다. 그렇게 멜로디를 접한 멤버들은 연이어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그 순간 탐정은 오래전 비극의 주인공이었던 소녀 사나(호시 도모코)를 떠올린다.
<사나: 저주의 아이>는 <주온>을 통해 일본 정통 호러 장르를 세계에 알린 시미즈 다카시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아이돌, 방송국과 같은 친숙한 소재와 학창 시절의 기억 등을 활용하여 공포를 만들어낸다. 여러 방면에서 감독의 전작들과 뚜렷한 차이점을 가진 영화는 아니지만, 호러 장인의 명성에 금이 가지 않을 정도의 공포감을 주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리뷰] ‘사나: 저주의 아이’, 정통 호러 장인의 익숙하지만 가끔 생각나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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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이 자연을 대체한 근미래의 뉴욕. 한 부부가 잠에서 깨어난다. 거대 테크 회사의 임원인 레이철(에밀리아 클라크)은 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녀는 승진 패키지로 인공 자궁센터 예약 기회를 얻는다. 식물학자인 남편 앨비(추이텔 에지오포)는 이에 대해 자연스럽지 않다며 반대한다. 하지만 결국 그는 레이철의 뜻에 따르기로 한다. 인공 자궁인 ‘팟’에 부부의 2세가 자라기 시작한다. <팟 제너레이션>은 인공 자궁 ‘팟’으로 아이를 갖게 된 한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SF영화다. 영화는 자연적인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해답은 교감에 있다. 영화가 그리는 미래 사회의 인류는 자연과 교감하는 법을 잊어버린 채 AI가 편재한 편리한 시스템 속에서 살아간다.
앨비는 이러한 시대와 불화하는 인물이다. 그는 마치 펭귄처럼 알 같은 인공 자궁 팟을 품고 다닌다. 그의 모습은 결코 기계가 주는 편리 함으로 대체할 수 없는 교감을 원하는 인간의 본능이다. 다만 의아한 것은 새로운 세대를 그
[리뷰] ‘팟 제너레이션’, 새로운 세대에 대한 상상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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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갈색의 털, 차분한 걸음걸이, 생각에 잠긴 듯한 동그랗고 까만 눈망울의 EO는 서커스단의 당나귀다. 그는 곧 동물보호주의자들의 손에 이끌려 서커스단에서 벗어난다. 이런 상황이 그에게 행운인지는 알 수 없다. 영화는 예상치 못한 탈출에서 시작된 EO의 여정을 조용히 따라갈 뿐이다. EO는 농장에서 일하며 다른 동물을 만나기도 하고, 아이들과 평화로운 오후를 보내기도 한다. 끝없이 들판을 달리고, 때로 밤의 터널을 홀로 걷는다. 흥분에 도취한 축구광, 제각각의 이유로 동물을 사고파는 사람들. 영화는 EO의 시간을 따라간다.
<당나귀 EO>는 로베르 브레송이 1966년 연출한 <당나귀 발타자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영화의 첫 장면은 마치 공포영화 혹은 뱀파이어 영화를 연상케 하는 붉은 영상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한 당나귀와 여인의 기이한 움직임은 서커스 공연의 일부였음이 밝혀진다. 이처럼 영화는 가까이에서, 또 멀리에서 무언가를 바라보며 거리와 각도에
[리뷰] ‘당나귀 EO’, 보는 이 없이도 감각으로 충만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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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내 협의이혼상담실에 한 부부가 서로 멀찍이 떨어져 앉아 있다. 아내는 변호사인 남편 정열(강하늘)의 유치함과 자격지심을 지적한다. 남편은 영화 PD인 아내 나라(정소민)의 막을 수 없는 똘기를 단점으로 이야기한다. 두 사람의 시작은 이렇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골인한 부부였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장점이 단점으로 보이기 시작하고 관계는 점점 악화됐다. 결국 갈라서기로 한 부부에게 법원은 숙려기간 30일을 부여한다. 어쩔 수 없이 같이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에 이들은 크게 교통사고를 당한다. 의식을 회복한 정열과 나라는 안타깝게도 기억을 상실하게 된다. 부모의 이름도 심지어 부부였던 사실도 말이다. 기억을 회복하기 위해 둘은 이혼을 전제로 다시 같이 살기 시작한다.
<30일>은 이혼 30일 전 동반기억상실에 걸린 한 부부의 좌충우돌 결혼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영화다. 영화의 재미는 배우의 몫이 크다. 배우 강하늘과 정소민은 이병헌 감독의 &l
[리뷰] ‘30일’, 로맨스를 방해하는 진부한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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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종이잡지클럽 대표 / 김민성의 시네마 디스패치
팀 망막의 독립잡지 <망막 02 설문대할망>
진짜 실력은 대부분 두 번째일 때 발휘된다. <에이리언2> <토이 스토리2> <터미네이터2> 등. 대학생들이 모여 만든 <망막>은 제주 신화를 다루기 위해 제주에 직접 내려가 굿을 보고, 신화를 좇고, 사람들에게 질문한다. 그렇게 만들어진두 번째 흔적은 창간호만큼 아름답다. 사실 1호보다 더 괜찮다.
공항에 혼자 앉아 있기
어쩌다 보니 서울과 제주를 오가는 사람이 되었다. 그 대가로 월요일마다 새벽 5시에 공항 라운지에 앉아 멍하게 풍경을 바라보게 되었다. 공항은 언제나 기묘한 흥분을 간직한 공간이다. 공항 한구석에 앉아 쉬지 않고 끊임없이 빠져나가고 들어오는 사람들을 가만히 지켜보다 보면 이 모든 현실이 꿈인 것만 같다.
웨스 앤더슨의 영화 <애스터로이드 시티>
문학과 예술을 창조하는 사람은 자기 삶과 창
긴 연휴, 타인의 취향이 궁금한 당신께, <씨네21> 고정 필자들의 LIST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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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나 감독같이 ‘셀럽’들만 하는 거 아니었나요?” 어느새 소소한 인기 코너로 자리 잡은 ‘LIST’ 지면의 손님이 되어줄 것을 부탁하자 몇몇 필자에게서 반가움과 의구심이 뒤섞인 비슷한 대답이 돌아왔다. 매주 프런트 라인(비평), 디스토피아로부터(칼럼), 에세이 지면을 책임지는 8인의 고정 필자들이 <씨네21>의 셀러브리티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과 함께, 요즘 그들의 관심 영역을 사로잡고 있는 5개의 문화·예술 목록을 물었다.
복길 대중문화평론가 /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심신의 <오직 하나뿐인 그대>
유튜브에 젊은 심신이 선글라스를 쓰지 않고 약간 지친 얼굴로 이 노래를 부르는 무대가 있는데 그때 처음으로 쓸쓸하고 아름다운 곡이라고 생각했다. 올해 가장 많이 들은 노래다.
에세이스트
건강 문제로 요양을 하고 있어서 사람을 못 만난다. 그래서 에세이를 많이 읽게 됐는데 고명재, 이반지하, 비비언 고닉의 글이 마음에 큰 위로가 되었다.
이
긴 연휴, 타인의 취향이 궁금한 당신께, <씨네21> 고정 필자들의 LIST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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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가 소원인 꼬마 원숭이 파스파르투는 완벽한 계획을 짰으나 염려하는 어머니 때문에 떠날 수가 없다. 꿈을 품고만 살던 어느 날, 마을에 자칭 세계 여행가 개구리 필리어스가 나타난다. 주민들이 이방인 개구리가 80일간 세계 일주를 할 수 있을지 내기를 하자 자신만만한 필리어스는 도전을 받아들이고, 파스파르투는 절호의 기회라며 동행을 자처한다. 한편 수사관 픽스는 최근 일어난 은행털이 사건의 범인을 필리어스라고 미뤄 짐작하고 그를 쫓기 시작한다.
동명의 고전소설을 원작으로 한 <80일간의 세계일주>는 탐험이라는 테마를 화려하게 그려내는 애니메이션이다. 광활한 금빛 사막과 수목이 우거진 노을빛 정글, 푸른빛을 띤 하늘과 바다가 스크린을 색색이 물들이며 여행영화로서의 매력을 한껏 살린다. 시간 안에 끝내야 하는 두 주인공의 여정과 경찰의 추적이 짜임새 있게 맞물려 은근한 긴장감을 주고 완성도를 높인다. 외형도 성격도 천지 차이인 파스파르투와 필리어스가 함께 아름다운 것
[리뷰] ‘80일간의 세계일주’, 극에 깊게 밴 우정이 세계 일주의 여운보다 오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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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마약왕으로 불리던 조직 보스 프랭크 화이트(크리스토퍼 워컨)는 오랜 수감 생활 끝에 출소한다. 오른팔 지미(로렌스 피시번)를 비롯한 조직원들은 그의 출소에 기뻐한다. 자유를 느낄 새도 없이 프랭크는 뉴욕을 다시 접수하려고 든다. 형사 반장 로이(빅터 아고)는 자신의 팀과 함께 이들을 쫓지만 매번 허탕만 친다.
<킹 오브 뉴욕>은 조직 보스 프랭크 화이트의 뉴욕 재탈환기를 그린 갱스터 영화다. 영화의 매력은 프랭크가 지닌 모순에 있다. 출소 후 차에 탄 프랭크는 자유를 만끽한다기보다 피곤한 얼굴로 뉴욕의 뒷골목을 스케치한다. 영구차 같은 검은색 리무진은 프랭크를 죽음으로 이끈다. 차악인 프랭크는 최악이라 생각하는 다른 조직들을 소탕하면서 도덕적 우위에 서며 자신의 범죄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열혈 형사들은 이들의 방식을 분노하며 닮아간다. 폭력으로 퍼렇게 물든 뉴욕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혈투. 그 중심에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한 냉혈한 조직 보스를 완벽하게 연기한 크리
[리뷰] ‘킹 오브 뉴욕’, 차갑고 섹시한 갱스터 무비의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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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망생 수연(김미수)은 극단에서 근근이 일을 하며 홀로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연을 끊고 살던 할머니 영순(이영란)의 셋집을 정리해 달라는 전화를 받은 수연은 통영의 요양 병원에서 지내고 있는 영순을 찾아간다. 7년 만에 만난 손녀 수연을 영순은 언제나 그랬듯 사납고 매몰찬 태도로 대할 뿐이다. 수연과 영순 사이에 흐르는 불편한 긴장은 곧 해묵은 증오와 분노의 폭발로 이어진다.
구지현 감독의 <경미의 세계>는 엄마이자 딸인 경미라는 교집합으로 얽힌 손녀 수연과 할머니 영순의 깊은 감정의 골을 그려낸다. 가족간의 지독한 갈등과 상처를 그려낸 여타의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경미의 세계> 또한 관객의 폐부를 건드리는 날카롭고 잔인한 대사들이 일종의 연료가 되어 극을 이끈다. 이영란의 열연이 돋보이는 병원에서의 독설 장면이 특히 그렇다. 단식과 구토, ‘거짓말’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작가와 배우라는 직업 등 할머니와 손녀가 서로를 경멸하는 만큼 닮아있다
[리뷰] ‘경미의 세계’, 모체로 연결되는 비극의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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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코와 입이 본드로 막힌 채 잔인하게 살해당한다. 이후 살해 계획이 적힌 다이어리와 남편 앞으로 든 보험 등을 근거로 피해자의 아내 윤아(유다인)가 범인으로 지목된다. 무엇보다 용의자 윤아의 증언이 있다. 다들 이미 끝난 사건으로 여겼지만 국선변호사 정민(강민혁)은 윤아의 태도가 미심쩍다. 얼마 뒤 윤아가 법정에서 범행을 부인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폭로>는 20년 경력의 현직 변호사이자 법정물 전문 스토리텔러로 활약해온 홍용호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진술을 뒤집고 범행을 부인하는 피고인과 진범을 찾으려는 변호인의 고군분투는 얼핏 익숙하고 안전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확장한 탄탄한 각본과 사실적인 연출이 더해진 법정 장면들을 통해 그야말로 흡인력 있는 전개를 선보인다. 반전과 트릭이 있지만 예상보다 쉽게 읽혀 무난하게 다가온다. 대신 인물의 심리에 집중하는 두터운 이야기가 더 큰 매력을 발휘한다. 윤아 역의 유다인 배우의
[리뷰] ‘폭로’, 익숙함과 무난함 사이에서 펼쳐지는 흡인력 있는 법정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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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탐정이 ‘엉탐’이 아닌 ‘엉사장’이 되었다. 단골 찻집 주인의 부상으로 가게를 맡게 된 거다. 순조로운 운영은 잠시뿐, 대량 배송된 고구마를 처리하고자 점보 고구마 파이 축제를 연다. 주민들과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엉덩이 탐정에게 수사 의뢰가 들어온다. 악당 시리어스가 박물관 금고실 안의 보물 ‘오파츠’를 훔치려는 계략을 세운 것. 마을의 평화를 위해 엉덩이 탐정은 조수 브라운, 국제경찰 오드 리와 공조에 나선다. 인기 시리즈 <엉덩이 탐정>의 4번째 극장판 <극장판 엉덩이 탐정: 미스터리 가면 ~최강의 대결>은 요리영화와 추리극을 조합한 애니메이션이다. 주민들이 파이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레시피 순서대로 깔끔하게 매듭진 전반부와 수수께끼, 카체이싱, 일대일 액션까지 담아낸 후반부가 풍부한 재밋거리로 포만감을 준다.
고구마가 섬유질이 풍부한 작물이라는 정보를 확실히 심어주어 교육적 효과를 거두고, 모두를 잠들게 하는 발명품 ‘켄넬본’, 길어지는 구두
[리뷰] ‘극장판 엉덩이 탐정: 미스터리 가면 ~최강의 대결’, 엉덩이 탐정 조력자들의 활약상에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