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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무기 거래 암시장을 장악한 그렉(휴 그랜트)은 정체를 알 수 없는 핸들을 거래한다. 핸들에 대한 정보는 단 하나. 전세계를 붕괴시킬 막대한 힘이 있다는 것이다. 이 정보를 입수한 국가정보국은 올슨(제이슨 스테이섬)을 앞세워 그의 질주를 막고자 한다. 팀 포춘을 꾸린 올슨은 세계 최고의 스파이로서 그렉의 음모를 추적해 나가고, 치밀한 계략과 전투를 통해 스릴감을 고조시킨다. 망설이지 않고 빠르게 전개되는 스토리와 화려한 첩보 액션, 신의 포인트를 다잡은 음악까지 영화는 몰입감을 높이면서 강한 빌런과 대등한 스파이 포춘의 위력을 내세운다. 미국, 프랑스, 스페인, 튀르키예, 모로코 등 북미와 유럽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지역적 배경을 바탕으로 구현된 액션을 즐기는 재미도 있다.
이야기의 무게가 묵직하게 이어질 즈음, 테크 기술자와 샷건 마스터, 위장에 강한 무비 스타로 이뤄진 팀 포춘 팀원들은 사건을 우당탕탕 몰아가며 웃음을 유발한다. 특히 무비 스타 대니로 분한 조시 하트넷의
[리뷰] ‘스파이 코드명 포춘’, 긴박하고 빠르게, 다만 익숙하고 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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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변호사 오드리(애슐리 박)와 개성 넘치는 아티스트 롤로(셰리 콜라)는 어릴 적부터 둘도 없는 친구다. 이들은 아시안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공유하며 씩씩하게 성장한다. 그러나 남부러울 것 없는 오드리도 마음속에 담아둔 한 가지가 있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그녀가 친부모에 대해 아는 점이 없다는 것이다. 어느 날 오드리는 중국으로 출장을 가게 되고, 여기에 롤로와 그녀의 사촌 데드아이(사브리나 우), 오드리의 대학 동창인 배우 캣(스테파니 수)이 합류한다. 네 여자는 중국에 온 것을 기회로 오드리의 친엄마를 찾는 모험을 떠난다. 오드리는 이곳에서 단순히 아시안 걸이 아니라 새로운 정체성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한다. 캣, 데드아이, 롤로 또한 몰랐던, 혹은 살면서 눌러뒀던 자신의 어떤 모습을 발견한다. 그러는 와중에 밝혀지는 새로운 진실. 이들은 좌충우돌 모험을 마치고 오드리의 친엄마를 찾을 수 있을까.
영화는 아시안, 여성, 입양 등 가볍지 않은 소재를 유쾌하게 저글링
[리뷰] ‘조이 라이드’, 현실을 비트는 발칙한 유머와 여성들의 왁자지껄한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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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을 휘두르던 남편(우지현)과 이혼 후 고향으로 돌아온 정인(정이서)은 유일한 가족이었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혼자가 된 뒤,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마을 사람들의 억압과 압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음을 새삼 깨닫는다. 관심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일삼는 마을 사람들로 인해 고통받으면서도 다른 곳으로도 도망치지 못한 채 자기 몸 하나 겨우 보호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던 정인 앞에 도시에서 이사 온 혜정(김혜나)이 나타난다. 외모부터 성격, 취향과 경험까지 많은 부분이 남다른 혜정은 마을 사람들에게는 ‘재수 없는 여자’로 통하지만, 정인에게는 부러움이자 동경의 대상이다. 혼자 사는 젊은 여자라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의 공격과 비난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모종의 연대감을 공유하던 두 사람은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함께하는 것으로 시작해 점차 감정을 교류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전남편이 정인을 찾아온다.
하명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그녀의 취미생활>은 폐쇄적인
[리뷰] ‘그녀의 취미생활’, 총 들 일 없는 세상을 바라며 그려보는 달콤씁쓸한 구원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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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현 작은 마을에 전입해온 타니구치 다이스케(구보타 마사타카). 유독 과묵해서일까,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이스케의 과거에 대한 소문이 무성하다. 부유하고 유서 깊은 여관의 둘째 아들임에도 가족과 절연하여 고향을 떠나왔다는 사실이 사람들에게 알려진 그의 유일한 과거다. 생계를 위해 벌목을 하고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다이스케는 리에(안도 사쿠라)가 운영하는 문구점을 자주 방문하면서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상실의 슬픔이 있는 리에와 감춰진 아픔이 있는 듯한 다이스케는 점차 가까워져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에 이른다. 평화롭고 화목한 시간이 계속되리라 믿었던 어느 날, 불의의 사고로 다이스케가 세상을 떠나고 묘지 안장을 의논하기 위해 그의 형이 리에의 집으로 찾아온다. 다이스케의 형은 불단에 놓인 사진을 보고도 동생임을 알아보지 못하고 리에에게 말한다. “이건 다이스케가 아닌데요.” 리에가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변호사 키도 아키라(쓰마부키 사토시)는 리에의 의뢰
[리뷰] ‘한 남자’, 절제하며 드러내는 웰메이드 미스터리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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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살 현순직과 41살 채지애가 제주 바다를 바라만 보고 있는 모습은 영 어색하다. 그들은 해녀이기 때문이다. 현순직은 뛰어난 기량으로 일찍이 최고수 ‘상군 해녀’가 되어 87년간 물질을 했다. 그에게 가르침을 받는 채지애는 서울에서 일하다 고향 제주로 돌아와 해녀 어머니와 같은 길을 택한 지 10년이 채 안됐다. 그런 두 해녀가 지금 한배를 타고 ‘들물여’라는 곳을 향해 가고 있다. 그곳에서 현순직만 봤다는 바닷속 물꽃을 찾기 위해서다.
우도 해녀들을 7년간 취재한 다큐멘터리 <물숨>(2016)을 만들었던 제주 출신의 고희영 감독이 다시금 제주 해녀 곁으로 돌아왔다. 감독은 6년간 작업한 신작 <물꽃의 전설>로 제주 해녀공동체의 역사를 기록하고 가치를 발굴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영화는 은퇴한 현순직의 이야기와 현역으로 활동 중인 채지애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개되는데, 신구 세대의 이야기가 오가는 구조에서 지금까지 이어져온 제주 해녀 문화가 앞으로도 전승돼
[리뷰] ‘물꽃의 전설’, <물숨> 7년에 이어 다시 6년, 제주 해녀 문화는 계속될 거라는 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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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시장 규모 25조원, 플랫폼 누적가입자수 6천만명 시대(2021년 기준). 누군가는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쉽게 돈을 입금하고 주소를 알려주고 심지어 집에 발을 들일 수 있게 한다는 특성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가능성도 높아졌다. <타겟>은 망가진 물건을 보내고 잠수를 타는, 가장 흔한 형태의 중고거래 사기에서 시작해 이를 연쇄살인사건 스릴러로 확장한다. 신형 아이맥 24인치 중고거래를 위해 별 생각 없이 모르는 사람을 집에 들인 남자가 살해당하고, 범인은 그의 집을 아지트 삼아 중고거래를 이용한 대규모 사기 행각을 벌인다. 인테리어 회사 팀장 수현(신혜선)은 현장 인부들과 직접 부딪치는 일도, 회사 상사의 추파에도 씩씩하고 칼같이 대처하지만, 그런 그도 중고거래 범죄를 피해갈 순 없었다. 이제 막 이사한 집에 저렴한 가격으로 살림살이를 마련하려다 고장난 세탁기를 잘못 구입하게 된 그는 자신에게 밀려오는 스트레스의 싹을 잘라내고자 직접 범인을 잡기로 마음먹는다. 중고거
[리뷰] ‘타겟’, 디지털 시대 새로운 종류의 공포를 소재 삼은 영화들이 오히려 신선함을 잃는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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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RunwayML
텍스트 투 비디오(Text-to-Video) AI인 RunwayML은 내가 무엇을 기획하고 있는지 가장 먼저 아는 아이디어 파트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머릿속 단상을 짧은 영상으로 직접 만들어보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해나간다.
<최강야구>와 <뭉쳐야 찬다>
아이들과 같이 시청하는 유일한 방송. 상상으로는 창조할 수 없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긴 멋진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최고들의 이면을 살펴보는 재미가 무궁하고 팀을 이끄는 감독들의 리더십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패션 잡지들
<마리 끌레르> <보그> <엘르> <코스모폴리탄> <얼루어> <데이즈드>…. 이 잡지들 모두가 나에겐 영감의 원천이다. 몰랐던 스
[LIST] 변승민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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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연인>의 때는 병자호란. 가혹한 시절을 한발 물러서 조망할 셈이던 사내 장현(남궁민)은 부채를 칼로 바꿔 쥐었고, 포근한 이불을 뒤채며 잠꼬대를 하던 능군리 사족 처녀 길채(안은진)는 빨간 실타래를 따라 낭군님을 찾던 그 꿈을 피난길 한뎃잠을 자며 꾼다. 장현과 길채는 어긋나길 반복하면서도 구하고 지키며 살고자 하는 길이 자꾸 맞닿는 연인이다.
서로 옆모습을 좇는 시선이 비애가 되지 않도록 길채의 동무 은애(이다인)는 “겁나고 무서운 일이 있을 땐 가장 의지되는 사람을 찾”는다며 전쟁 소식에 길채가 누굴 보았는지 장현에게 알려주었다. 저도 모르게 가닿는 시선만큼 절박할 때 떠올리는 회상 신 역시 중요하다. 은애를 겁탈하려던 오랑캐를 길채가 칼로 찌르고 함께 사체를 처리한 은애가 떠올린 것은 마을 어른의 가르침이었다. “여인이 오랑캐에게 욕을 당한 경우 죽는 것은 당연하거니와 잠시 적과 얼굴을 마주했다 해도 살 수가 있겠느냐”는 말, 줄곧 배우고 의지했던 가치가
[유선주의 드라마톡]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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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스>
넷플릭스, 시리즈온, 왓챠, 웨이브, 티빙 ▶▶▶▷
1945년 영국의 외딴 저택의 안주인 그레이스(니콜 키드먼)는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 자녀들 때문에 커튼 치는 일에 집착하며 2차대전에 참전한 남편이 돌아오길 기다린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룬다면 이 영화가 더위 해소에 도움이 될지 모른다.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2001년작 <디 아더스>는 ‘귀신 들린 집’ 장르의 공포영화로, 발밑에서 드라이아이스 안개가 퍼지듯 으스스한 냉기가 감도는 영화다. 보이진 않으나 분명 안에 있는 존재를 우아하고 능숙하게 숨겨 관객을 마지막까지 어지럽히고, 아메나바르만의 깜짝 반전이 슬픔이 깃든 집 앞을 서성이게 한다.
<번지점프를 하다>
시리즈온, 웨이브 ▶▶▶
<콘크리트 유토피아>와는 다른 이병헌의 모습이 보고 싶다면 이 영화다. 김대승 감독의 2001년작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그는 영원불멸한 사랑에 뛰어드는
[OTT 추천작] ‘디 아더스’ ‘번지점프를 하다’ ‘콰르텟’ ‘호우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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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 감독 매슈 로페즈 / 각본 매슈 로페즈, 테드 말라워 / 출연 테일러 자카르 페레즈, 니컬러스 갈리친, 우마 서먼 ▶▶▷
어머니(우마 서먼)가 미국 대통령인 알렉스(테일러 자카르 페레즈)는 영국의 사랑받는 막내 왕자 헨리(니컬러스 갈리친)가 여러모로 아니꼽다. 20대 또래라 전세계적으로 비교당하는 것도 그렇고 젠체하는 그의 태도도 싫지만 무엇보다 과거 기후 회의에서 자신의 인사를 받아주지 않은 게 결정타다. 그런데 어머니의 재선 레이스를 앞두고 그와 친한 척해야 할 상황이 발생한다. 영국으로 날아가 절친 작전을 수행하던 중 인사 거부에 대한 오해가 풀리면서 헨리와 가까워지고, 곧 그와 연인 사이가 된다.
<빨강, 파랑, 어쨌든 찬란>은 도발적이고 솔깃한 발상을 로맨틱 코미디의 문법에 얹어 새롭고도 익숙한 길을 간다. 대통령 아들과 왕자가 주인공이기에 남다른 스케일이 주는 기본적인 재미가 있다. 이들이 참석한 피로연은 성대한 국가 행사고, 생
[OTT 리뷰] ‘빨강, 파랑, 어쨌든 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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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들의 우정은 영원하다!” 단짝 친구인 꼬마 꿀벌 마야와 윌리가 모험을 떠난다. 여왕에게 줄 소중한 물건을 찾아볼 요량이다. 그러던 중 둘은 한 개미를 우연히 만나고, 귀한 황금알을 ‘그린 리프’란 마을에 가져다줄 것을 부탁받는다. 원체 의협심이 강한 마야는 개미의 청을 받아들여 여행길에 오른다. 그런데 딱정벌레 무리가 나타나 황금알을 채가려 한다. 알고 보니 황금알에서 태어날 개미는 개미 군락의 대를 이을 공주였으며 딱정벌레들은 개미 군락을 지배하기 위해 공주를 납치하려던 것이다. 이 와중에 황금알에서 태어난 개미 공주는 윌리를 부모처럼 따르기 시작한다.
개미 군락을 점령하려는 딱정벌레들의 계획엔 약육강식이란 자연의 질서가 깃들어 있다. 그러나 마야와 친구들은 자신들을 쫓던 딱정벌레를 물가에서 살려주거나 우연히 맡았을 뿐인 타종의 공주를 자식처럼 대하며, 폭력에 박애로 대응한다. 이러한 마야의 태도는 딱정벌레 무리와 개미 군락의 전투를 노래로 막으려는 장면에서 극에 달한다.
[리뷰] ‘마야3: 숲속 왕국의 위기’, 비폭력주의로 분란을 해결하는 꿀벌들의 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