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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스페이스] 다혜리의 작업실: 그림 에세이 '땅콩일기2'를 펴낸 쩡찌 작가와의 대화
진행 이다혜 남선우 정리 이유채 2022-10-07

다정과 슬픔

※ 스페이스는 트위터의 실시간 음성 대화 기능입니다. ‘다혜리의 작업실’은 매주 수요일 혹은 금요일 밤 11시 다양한 분야에서 글을 쓰는 작가들을 초대해 그들의 작품 세계와 글쓰기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듣는 코너입니다. 스페이스는 실시간 방송이 끝난 뒤에도 다시 듣기가 가능합니다. (https://twitter.com/cine21_editor/status/1573325922937483278)

이다혜 @d_alicante ‘다혜리의 작업실’ 15번째 게스트는 <땅콩일기2>를 펴낸 쩡찌 작가님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연재 중인 <땅콩일기>는 쩡찌 작가님의 깊은 마음을 따라가며 읽게 되는 만화입니다. 땅콩 그림의 작은 이목구비에서 희로애락을 발견할 수 있는, 섬세한 감정선을 전달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작가님은 2권을 내시면서 자신도 달라졌다고 느끼시나요?

쩡찌 @jjung_jji 오히려 ‘나는 나’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어요. 여전히 저는 1권 때와 마찬가지로 자주 슬프고 사랑을 많이 발견하고 매사 일희일비하면서도 무감하답니다.

이다혜 @d_alicante <땅콩일기>가 연재되는 작가님의 인스타그램 계정(@jjungjji_art) 팔로워가 어느새 6만명이 넘었습니다. 계정이 점점 커지는 것이 작업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나요?

쩡찌 @jjung_jji 팔로워가 1만명 정도 됐을 때 ‘독자 분들을 더 의식해서 그려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긴 했어요. 그런데 저는 너무 저라서 그렇게는 잘 안되더라고요. 그냥 하던 방식 그대로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다혜 @d_alicante 연재물을 단행본으로 묶어내면서 달라진 점과 책에서 특별히 차별점을 두어야겠다고 생각하신 부분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쩡찌 @jjung_jji 인스타그램에서는 아무래도 대사 글씨에 그림이 가려지는데요. 단행본에서는 그 부분이 많이 보완됐어요. 또 SNS로 작품을 읽는 일은 독자가 약간의 뉘앙스만 느끼고 지나가기가 쉬운데요. 책에서는 저라는 인간의 이야기를 큰 흐름으로 살피기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궁금한 에피소드를 찾아보기에도 책이 더 수월하죠. 무엇보다 손에 들리는, 책이 가진 물성이 마음에 들어요. 미공개 에피소드를 더하는 재미도 있었고요.

이다혜 @d_alicante <땅콩일기>는 글도 그림도 많은 말을 하지만 동시에 굉장히 미니멀한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뭔가를 더하는 것보다 덜어내는 것이 더 어렵기 마련인데요. 지금의 톤과 매너에 정착하기까지 어떤 시행착오를 겪으셨나요?

쩡찌 @jjung_jji 미니멀한 스타일은 제 일하는 방식과 연관이 큰데요. 업무 시간 외에 <땅콩일기>를 그려야 하다보니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이 일이 직접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일은 아니어서 작업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러다보니 간략해진 부분이 분명히 있어요. 구성상으로는 <땅콩일기>가 글도 상당히 중요한 작품인데요. 이미지가 너무 디테일하면 글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림을 단순하게 간 것도 있어요. 이미지로 독자에게 피로감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전략도 있었고요.

이다혜 @d_alicante 두 가지 작업을 병행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쩡찌 @jjung_jji 본업을 하는 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정해져 있어서요. 그외의 시간에 작업합니다. 보통 한번에 한편을 다 그리는데요. 의식적으로 10컷을 그리는 데 1시간30분을 넘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다혜 @d_alicante 그렇다면 사전 준비 시간 없이 바로 그리시는 건가요?

쩡찌 @jjung_jji 책상에 앉아서 오늘이나 최근에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 그 사건이 나에게 어떤 기분이 들게 했는지 정도만 생각하고 바로 작업에 들어갑니다.

이다혜 @d_alicante <땅콩일기>를 마감하다가 잘 안 풀릴 때는 어떤 방법을 쓰시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쩡찌 @jjung_jji 사실 아직 풀리지 않은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아무래도 외부에서 특정 소재를 가져오기보다는 저를 소재로 하다보니 아무 이야기나 느슨하게 할 수 있어서 그런 듯합니다. 본업을 하다가 막힐 때는 솔직히 돈 생각을 합니다. (웃음) ‘쩡찌야, 너는 돈을 받았다. 돈 받은 만큼 하자’라고 저를 다독이면 그게 상당한 원동력이 돼주더라고요.

이다혜 @d_alicante 작가님을 제일 기쁘게 한 독자의 반응은 무엇이었나요?

쩡찌 @jjung_jji 최근에 트위터에서 <땅콩일기>가 친근한 시 같다고 써주신 글을 발견했어요. 그 문장이 제게는 작품이 멀지 않고 가깝게 느껴지면서도 좋았다는 뜻으로 읽혀서 마음에 남았습니다.

남선우의 책갈피

-표지 색에 관한 질문부터 드릴게요. <땅콩일기> 1권은 옅은 주황색, 이번 2권은 초록색이었는데요. 만약 3권이 나온다면 어떤 색을 원하시나요?

=파란색이요. 땅콩 친구(<땅콩일기> 애독자 애칭) 분들이 가장 많이 원하는 색이어서요.

-작화할 때 색과 선, 둘 중 어느 것에 더 신경을 쓰시나요?

=선이요. 다만 둘 다 그다지 신경을 많이 기울이지는 않는답니다.

-지난 7월, 웹진 <주간 문학동네>에서 <참은 것과 참지 않은 것의 목록>이란 제목의 에세이 연재를 마치셨는데요. 그렇다면 이번 9월에 작가님이 참은 것과 참지 않은 것은 각각 무엇이었나요?

=눕는 일을 참았습니다. 일해야 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눕는 일을 참지 않아서 오늘 방송하기 직전까지 누워 있었습니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