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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윤곽만 존재하는 악당 캐릭터가 내달리는 영화에 제동을 건다, '리미트'
이유채 2022-08-17

소은(이정현)은 과중한 업무에 한푼이 아쉬운 살림이지만 책상에 놓인 아들 사진만 보면 기운이 솟는 생활안전과 소속 경찰이다. 어느 날 그가 일하는 관할 내에서 아동 유괴 사건이 발생한다. 소은은 쇼크로 입원한 유괴된 여자아이의 엄마 연주(진서연)를 대신해 유괴범과의 전화 협상에 강제 투입된다. 첫 협상은 간신히 넘긴 듯했으나 유괴범으로부터 자신의 아들도 데려간다는 전화를 받고 나서야 그는 대역이 진즉에 들통났음을 알게 된다. 아연실색한 소은에게 유괴범은 몸값 3억원을 가져오라고 요구한다. 소은은 아들을 되찾기 위한 비밀 작전에 돌입한다.

목표가 뚜렷한 범죄 스릴러 <리미트>는 87분이란 간결한 러닝타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어머니가 자식을 구출하는 과정에만 집중한다. 모자의 행복했던 한때를 보여주거나 악당의 전사를 설명하고 싶은 유혹을 과감히 뿌리친 결과다. 영화의 생동감은 전적으로 이정현에게서 나온다. <헤어질 결심>의 정안처럼 귀여운 어른으로 시작해 점차 <반도>의 민정만큼이나 강인한 전사로 변하는 배우의 스펙트럼 넓은 연기가 영화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진다. <독전> 이후 센 이미지로 각인된 진서연의 부드러운 모습과 문정희의 냉혹한 보스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다. 그러나 <리미트>는 제대로 조형되지 못한 악당 캐릭터가 영화의 완성도를 크게 떨어뜨린다. 장기 밀매 조직원인 준용(박명훈)과 명선(박경혜)은 속이 채워지지 못하고 윤곽만 존재해 위협적이지 않으며 행동에 설득력이 부족하다. 전후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상황만 제시해 흐름도 자주 끊긴다. 아동 실종 및 유괴 범죄에 관한 메시지를 내용에 녹이지 못하고 영화 끄트머리에 부연 설명처럼 제시하는 방식 역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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