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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울퉁불퉁한 비트매칭으로 완성한 믹스셋, '둠둠'
정재현 2022-09-14

실력도 인기도 출중했던 클럽 디제이 이나(김용지)의 현재 삶은 그가 즐겨 틀던 음악 이상으로 흔들린다. 불안장애로 투병 중인 엄마 신애(윤유선)는 바깥 생활 중인 이나에게 전화를 걸어대며 지진이 날세라 하루가 멀다 하고 가내 대피소를 만든다. 24개월 된 이나의 아이 지안은 이나의 손에 크지 못하고 위탁 가정에 맡겨진 채 입양을 가야 할 처지다.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던 이나는 어느 날 이태원 거리를 지나다 과거 동료였던 민기(김진엽)를 만나고 그에게서 테크노 클럽 음악의 메카인 베를린에 갈 수 있는 오디션을 추천받는다. 새로운 목표가 생긴 이나는 선배 준석(박종환)의 클럽에서 디제잉을 시작하며 음악의 길로 다시 정진하지만 이나를 둘러싼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둠둠>의 영화적 인상은 촬영과 조명이 제공한다. 촬영은 각박한 이나의 심리를 시각적으로 충실히 외현한다. 홀로 버스를 타고 있어도 온전히 자유롭지 못한 이나의 상태나 영혼 없이 고객응대 서비스를 하는 이나의 무력함은 버스의 기물이나 콜센터의 파티션 같은 세트의 알뜰한 활용으로 프레이밍된다. 조명은 영화 전체의 톤을 깔끔히 정돈하며 인물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클럽 내 조명을 포함해 이나가 등장하는 대부분의 장면의 조명은 클럽 특유의 네온 톤으로 맞춰져 있다. 이는 이나가 걸어가는 모든 길이 디제이 이나를 위한 스테이지처럼 보이게 하며 이나의 성공적인 미래를 응원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캐릭터는 각각의 현실을 차치하더라도 감정선이 불균질하다. 영화의 편집은 소재로 택한 음악과 무관할 정도로 지나치게 단조로워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에 제동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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