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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휴양지의 열기로 그린 재즈의 색, '한여름밤의 재즈'
김예솔비 2022-09-07

1958년, 로드 아일랜드의 항구도시 뉴포트로 사람들이 몰려든다. 휴양지 복장을 한 사람들과 분주히 이동하는 배와 자동차, 바닷가 수면에 반사되어 일렁이는 물결의 형상은 재즈의 선율과 만났다가 떨어지며 변화무쌍한 화학작용을 만들어낸다. 대낮의 활력 넘치는 야외무대와 술과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 저녁의 어둠이 낭만적으로 내려앉은 밤의 무대를 거쳐, 영화는 페스티벌이 끝나고 뉴포트를 떠나는 자동차의 뒷모습까지 배웅하며 재즈가 동반하는 여름밤의 시작과 끝을 충실하게 따라간다.

영화의 역사에서 소리가 등장했던 최초의 순간이 피아노로 재즈를 연주하던 <재즈싱어>의 한 장면이었음을 상기해보면, 영화와 재즈의 만남에는 특유의 친연성이 있었다.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 현장을 촬영한 콘서트 다큐멘터리인 <한여름밤의 재즈>가 단순히 공연 기록 영상을 넘어 영화적인 기운을 발산하는 이유다. 야외에서 재즈 콘서트를 연다는 것이 생소했던 시절에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은 재즈와 휴양(vacation)을 결합한 신선한 사례였다. 사진작가 버트 스턴이 연출을 맡아 재즈 하면 떠오르는 흑백이 아닌, 화려한 휴양지의 빛과 색으로 재즈와 만난 여름밤의 정동을 표현해냈다. 무작위적인 풍경처럼 보이면서도 어딘가 연출된 듯한 도시 교향곡 같은 화면이 1950년대 문화 부흥기를 지나고 있던 도시 외곽의 낭만적인 활기를 생생하게 포착한다. 영화의 피날레는 단연코 루이 암스트롱마할리아 잭슨의 무대다. 루이 암스트롱의 연주와 재즈의 뿌리를 넌지시 알리는 마할리아 잭슨의 가스펠은 기어코 심장을 울린다. 미국 의회도서관에 영구 보존된 1959년 영화의 4K 리마스터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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