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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아마겟돈 타임’ ③ 영화에 등장하는 1980년대 문화적 배경
김수영 2022-11-17

폴이 할아버지와 우주 모형을 날리던 플러싱 메도스 코로나 파크.

1980년 뉴욕 퀸스를 재현한 <아마겟돈 타임>에는 당시의 문화·사회적 풍경들이 녹아 있다. 폴이 할아버지와 우주 모형을 날리던 플러싱 메도스 코로나 파크는 뉴욕에서 센트럴 파크 다음으로 큰 공원으로 1964년 ‘이해를 통한 평화’를 주제로 세계 박람회가 열렸던 곳이다. 그 시절의 일부를 떼어낸 것마냥 생생하게 담아낸 1980년 가을, 영화를 보기 전에 알면 좋을 그 시절의 이름과 몇 가지 정보를 소개한다.

폴의 가족이 함께 본 영화 <벤자민 일등병>.

<아마겟돈 타임>이라는 영화 제목

1980년대는 핵전쟁의 위협 아래 있던 시절이다. 당시 레이건 대통령은 요한계시록에 지구 종말을 위협하는 대전쟁의 의미로 언급되는 ‘아마겟돈’이라는 표현을 핵전쟁과 연관시켜 공공연히 언급해왔다. 주인공 폴에게는 어른들이 자신의 세계를 원치 않는 곳으로 옮기겠다는 위협, 실제로 세계가 무너진 경험은 아마겟돈에 비할 만한 충격이다. 더불어 ‘아마겟돈 타임’은 제임스 그레이가 빠져들었던 클래시가 커버한 윌리 윌리엄스의 노래 제목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오늘 밤 배를 굶겠다. 많은 이들이 오늘 밤 정의를 얻지 못하겠다”라는 가사는 당시 레이건이 나선 선거와 아마겟돈을 운운하는 TV 속 정치인의 말들과 어우러져 80년대를 짓누른 불안과 위협을 상징한다. 더불어 클래시를 향한 제임스 그레이의 사랑에서 착안한 제목이다.

폴의 책상 위에 붙어 있는 무하마드 알리의 사진.

1980년을 장식한 이름들

폴의 책상 위에는 무하마드 알리의 사진이 붙어 있고 그는 비틀스의 음악을 좋아한다. 1980년 권투선수 래리 홈스와의 싸움에서 패배해 경력을 마감한 무하마드 알리와 그해 12월에 사망한 존 레넌 역시 당시 제임스 그레이에게 상실감을 안겼던 이름 중 하나다. 죠니가 좋아하는 슈거힐 갱은 1979년 2월에 결성된 미국의 힙합 밴드다. 퀸스와 브루클린 지역에서 랩 퍼포먼스가 활발해지는 와중에 슈거힐 갱의 <Rapper’s Delight>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다. 이 곡의 익숙한 베이스라인은 시크의 명곡 <Good Time>을 샘플링한 것으로, 누군가는 시크의 영향을 받은 퀸의 를 먼저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폴의 가족이 골디 혼이 출연한 <벤자민 일등병>을 함께 보고 이야기하는 장면도 나온다. <벤자민 일등병>은1970년에서 1980년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던 골디 혼의 대표작으로, 필라델피아에서 유대인 공주처럼 자란 주디 벤자민이 결혼에 실패하고 군에 입대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담긴 코미디영화다.

죠니가 사랑하는 힙합 밴드 ‘슈거힐 갱’의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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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사진제공 유니버설 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