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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고다르: 장 뤽 고다르 특별전
송경원 2022-12-02

12월 7일부터 20일까지 부산, 대구, 서울 롯데시네마 아르테관에서 전국 순차 상영

기억하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지난 9월13일 누벨바그의 거장 장뤽 고다르가 91세로 별세했다. ‘영화사는 고다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라는 표현은 과장이 아니다. 현대영화는 고다르와 함께 문을 열었고, 그의 죽음과 함께 20세기의 영화도 문을 닫았다. 그런만큼 그동안 고다르의 죽음을 추모하며 그동안 몇 차례의 기획전이 열렸다. 올해 고다르를 기리는 마지막 인사로 <아듀 고다르: 장 뤽 고다르 특별전>이 2022년의 끝자락에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문화협동조합 ‘씨네포크’에서 준비한 <아듀 고다르: 장 뤽 고다르 특별전>은 오는 12월7일부터 20일까지 부산 롯데시네마 광복점, 대구 롯데시네마 동성로점, 서울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에서 차례로 상영될 예정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고다르의 데뷔작 <네 멋대로 해라>를 비롯해 1960년대 누벨바그 시기의 걸작들과 1970년대 정치적 시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화를 추구한 1980년대 작품들, 고다르의 필생의 역작 <영화의 역사>까지 총 13편의 작품이 소개된다.

이에 앞서 12월 1일 오후 4시에는 서울시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34 북카페 파오에서 미디어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임재철 이모션픽쳐스 대표, 김이석 동의대 영화트랜스미디어연구소장, 정진아 씨네포크 프로그래머가 참석하여 이번 특별전의 취지와 의미를 소개했다. 임재철 이모션팍쳐스 대표는 이번 특별전이 비단 고다르를 기리는 것을 넘어 한국영화문화 전반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전했다. “프랑스와 일본에서는 고다르의 작품이 리얼타임으로 상시 상영되고 있어서 따로 추모 기획이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네멋대로 해라> 이후 고다르에 대한 단절이 있었기에 최소한의 만남의 기회를 가진다는 의미에서 뜻을 모았다.” 정진아 씨네포크 프로그래머 역시 “그동안 회고전들이 몇 차례 있었지만 이번 특별전은 영화문화운동의 일환으로 협동조합 차원에서 자발적인 힘이 모여 만들어진 자리하는 점이 각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아듀 고다르: 장 뤽 고다르 특별전>은 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고다르의 대표작을 소개하여 고다르가 걸어온 궤적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하고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다. 김이석 동의대 교수는 “고다르의 죽음은 무게가 남다르다. 예정보다는 늦었지만 고다르의 작품을 스크린으로 다시 본다는 것, 그리고 이 기회를 나눈다는 건 시네필로서 일종의 책무처럼 다가온다”며 이번 특별전을 기획한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고다르 영화는 시각적으로 풍성하고 의외로 유머도 풍부하다. 극장에서 고전영화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길 바란다”며 젊은 시네필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안녕, 고다르. 그렇게 고다르는 떠나보내는 작별인사 ‘안녕’은 이제 고다르를 새롭게 만나는 반가운 인사 ‘안녕’으로 이어질 준비를 마쳤다.

상영작 소개

<네 멋대로 해라> À Bout de Souffle (1960)

출연 | 진 세버그, 장 폴 벨몽도 | 90min |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수상, <카이에 뒤 시네마> 1960년 베스트10 (3위)

현대영화의 출발을 알린 고다르의 기념비적 장편 데뷔작. 이후 고다르 작품의 주인공으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된 장 폴 벨몽도와 <슬픔이여 안녕>(1958)으로 데뷔한 진 세버그가 주연을 맡았다. 1960년 공개되자마자 참신한 스타일(전설적인 점프 컷의 사용)과 대담한 촬영(자연광을 최대한 많이 집어넣은 거친 흑백 영상)으로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기관총부대> Les Carabiniers (1963)

출연 | 마리노 마세, 알베르토 주로스 | 75min | <카이에 뒤 시네마> 1963년 베스트10 (8위)

벤자민 조폴로의 원작 희곡을 로베르토 로셀리니가 구술한 후 장 그뤼오가 각본으로 만들었다. 테마는 전쟁 그 자체지만 고다르답게 전쟁영화를 연출한 것이 아니라 전쟁에 대한 하나의 우의로서 영화를 파악하고 있다. 시대와 장소 등 부대적인 상황을 철저히 배제하고 게릴라적으로 전쟁을 묘사한 점에서 고다르적인 시선을 엿볼 수 있다.

<경멸> Le Mépris (1963)

출연 | 브리짓 바르도, 잭 팰런스, 미셸 피콜리 | 103min | <카이에 뒤 시네마> 1963년 베스트10 (1위)

이탈리아의 현대 작가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고다르가 대담한 각색을 시도했다. 고다르는 나폴리의 카프리섬에 세워져 있는 옥상 계단이 인상적인 빌라 말라파르테를 무대로 삼았다. 프랑스 작가 폴과 아내 카미유, 부부의 애증이 엇갈리고 증폭되면서 그것이 바로 영화의 성립 과정 자체가 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걸작이다.

<국외자들> Bande à part (1964)

출연 | 안나 카리나, 클라드 브라소, 다니엘 지라드 | 95min | <카이에 뒤 시네마> 1964년 베스트10 (1위)

고다르 자신은 실패작이라고 시인했지만 열광적인 팬들의 지지를 받는 작품이다. 어두운 피카레스크 소설적인 분위기를 풍기면서 당돌하게 시작되는 댄스 장면이나 비스트로에서 세 사람이 갑자기 1분간 침묵하기로 하면 배경음마저 들리지 않게 되는 시퀀스 혹은 세 사람이 루브르 박물관을 초특급으로 달려가 관람하는 시퀀스 등 우스꽝스럽지만 고다르적인 매혹적인 장면을 많이 담고 있다.

<알파빌> Alphaville (1965)

출연 | 에디 콘스탄틴, 안나 카리나, 아킴 타미로프 | 99min | 베를린영화제 금곰상 수상, <카이에 뒤 시네마> 1965년 베스트10 (5위)

SF와 필름 누아르 장르가 뒤섞인 독특한 작품으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선보인다. 초현실주의 작가 폴 엘뤼아르의 시에서 영향을 받았다. 늦은 밤, 기자 이반이 미래 도시 알파빌에 도착한다. 사실 그의 정체는 미국인 사립탐정 레미로 알파빌에 침투한 비밀 요원이다. 알파빌을 창조한 폰 브라운 교수를 암살하고 그가 만든 인공 지능 컴퓨터를 파괴하려 한다.

<미치광이 피에로> Pierrot le Fou (1965)

출연 | 장 폴 벨몽도, 안나 카리나, 레이몽 드보 | 110min | <카이에 뒤 시네마> 1965년 베스트10 (1위)

라이오넬 화이트의 범죄 소설을 바탕으로, 고다르가 이야기의 틀만 빌려 자유롭게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넘쳐흐르는 햇빛과 자유롭고 느긋한 영상의 매혹은 누벨바그의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라스트 신에서 장 폴 벨몽도와 안나 카리나의 목소리로 언급되는 랭보의 시 한 구절과 함께, 고다르의 이름을 불멸로 만든 누벨바그의 대표작이다.

<남성, 여성> Masculin Féminin (1966)

출연 | 장 피에르 레오, 샹탈 고야, 마를렌 조베르 | 105min | 베를린영화제 3개 부문 수상(장 피에르 레오 남우주연상), <카이에 뒤 시네마> 1966년 베스트10 (4위)

1960년대 중반, 모든 것이 격동의 신호를 보내던 시대 속에서 파리의 젊은이들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그 사상과 행동을 15개의 에피소드로 그려낸다. 시네마 베리테, 즉 다큐멘터리 터치의 영상으로 각각의 에피소드가 묘사되며, 인생의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헤매는 폴과 마들렌의 청춘상은 ‘혼돈의 60년대’를 잘 전해준다.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두세 가지 것들> Deux ou Trois Choses que je sais d'elle (1967)

출연 | 마리나 블라디, 아니 뒤페레, 로제 몽소레 | 87min | <카이에 뒤 시네마> 1967년 베스트10 (9위)

1966년 여름, 파리 외곽의 공단 주택에 사는 유부녀 줄리엣은 남편을 속이며 매춘을 계속하고 있다. 그녀의 행위를 통해 소비사회의 현재를 바라보는 동시에 배우로서의 마리나 블라디, 혹은 파리라는 도시와 하나된 그녀의 초상을 포착한다. 고다르의 초기작 중에서 대단히 이채로운 작품으로 개인과 사회라는 두 요소가 밀접하게 얽혀간다.

<만사형통> Tout va bien (1972)

출연 | 이브 몽탕, 제인 폰다, 비토리오 카프리올리 | 95min | 베를린영화제 포럼 오브 뉴시네마 부문 수상

1968년 이후 자본주의 시스템에서의 영화 제작을 거부한 고다르가 장 피에르 고랭과 함께 지가 베르토프 그룹을 결성하고, 영화를 통해 정치적 발언을 하던 시기의 작품. 전직 영화감독과 그 연인인 미국 저널리스트가 정육공장 파업 현장에 취재하러 갔다가 봉쇄 중인 공장 내에서 신체적이고 사상적인 다양한 체험을 하며 서로의 생활과 관계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된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인생)> Sauve qui peut (la vie) (1980)

출연 | 이자벨 위페르, 나탈리 베이, 자크 뒤트롱 | 87min | 1980년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고다르는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선언한다. 고다르가 정치적인 비디오 작업을 하던 1970년대를 마무리하고 극 영화로 돌아와 만든 작품으로, 스스로 ‘두 번째 데뷔작’으로 칭했다. 텔레비전 제작자인 폴은 편집 일을 하는 드니즈와 연인 사이다. 성과 없는 일에 지친 드니즈는 폴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준비한다. 세 인물의 일상을 통해 사랑과 섹스, 인생과 영화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탐정> Détective (1985)

출연 | 클라드 브라쇠르, 나탈리 베이, 조니 할리데이 | 90min | <카이에 뒤 시네마> 1985년 베스트10 (2위)

파리의 특급 호텔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의 범인을 쫓는 형사 뇌브는 에밀과 프랑수아 부부, 복싱 프로모터 짐 사이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다. 스타들의 카리스마와 위대한 고전 스릴러들에 대한 기억 위에 세워진 영화는 고다르의 로맨틱한 비관주의와 유머로 유지된다. 존 카사베츠, 클린트 이스트우드, 에드거 G. 울머에게 헌정한 작품이다.

<영화라는 사소한 비즈니스의 흥망성쇠> Grandeur et décadence d'un petit commerce de cinéma (1986)

출연 | 장 피에르 레오, 마리 발레라, 장 피에르 모키 | 90min

제임스 해들리 체이스의 소설 영화화. 오랜만에 새 작품을 준비 중인 영화감독 가스파르는 오디션을 진행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한편 제작자 장은 투자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배우가 꿈인 아내 유리디스의 소원을 들어주려다 살해당한다. 예술에서 진실과 기만 사이의 역설적인 관계를 고다르 특유의 스타일과 이미지 실험으로 풀어낸다.

<영화의 역사> Histoire(s) du cinema (1998)

출연 | 장 뤽 고다르, 알랭 퀴니, 줄리 델피 | 269min

고다르가 1989년부터 작업을 시작해 10년이 지난 후에야 완성한 프로젝트. 269분에 이르는 작품은 모두 4장으로 구성되며, 각 장은 두 편(A, B)으로 나뉘어져 총 8개 에피소드로 이뤄져 있다. 이 방대한 프로젝트는 100년에 이르는 영화의 역사(들)에 대한 탐구이자 동시에 20세기 예술에 대한 고다르식 성찰과 비평이다. 고다르의 후기 영화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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