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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도서 - <디컨슈머: 소비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온다>
이다혜 2023-01-17

J. B. 매키넌 지음 / 김하현 옮김 / 문학동네 펴냄

우리는 지구가 재생할 수 있는 속도보다 1.7배 빠른 속도로 지구의 자원을 소모하고 있다. 만일 모두가 일반적인 미국인처럼 소비한다면 1.7배는 5배가 될 것이다. 그건 마치 매년 연봉을 전부 써버린 다음, 자녀에게 물려주려 했던 저축액에서 연봉의 절반 이상을 꺼내 다 써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J. B. 매키넌의 <디컨슈머: 소비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온다>가 극단적인 사고실험을 시작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쇼핑을 멈춰야 하지만 멈추지 못하는 소비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세상이 쇼핑을 멈추는 날’을 가상으로 보도하는 글을 쓰는 것이다. 매키넌은 현 상황을 짚어가는 작업부터 시작하며 미지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 에콰도르의 소비자 생활방식을 탐사하고(이 책에 따르면 만일 모든 인구가 현재 한국인처럼 사는 한국 행성이 있다면 4개 이상의 지구가 필요하지만 에콰도르 행성에서 산다면 딱 지구 한개면 충분하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일요일 쇼핑을 금지하는 버건 카운티를 찾아간다(버건은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출발하면 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는데, 주민들은 이런 상황을 가족과 함께 보내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으로 본다. 물론 주부들은 일요일에 추가 노동을 해야 했다).

<디컨슈머…>의 시작을 제공한 사건은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팬데믹 초기 록다운 시기에, 사람들은 이동을 멈추고 (잠시) 소비를 멈추었다. 매키넌은 소비의 종말이 불러올 미래가 경제와 사회의 붕괴가 아닌, 소비하지 않는 소비자인 ‘디컨슈머’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소비문화에 있다고 믿는다. 디컨슈머는 소비의 양을 줄이는 동시에 ‘비영리적 시간’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들이다. 살면서 큰돈을 벌지 않겠다는 선택을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디컨슈머, 반소비자, 다운시프터. 무엇이라 부르든 이들은 실제로 경험하는 행복감이 높으며, 내재적 가치를 추구하고, 개인적 필요를 넘어서는 문제(기후변화와 생물종의 멸종, 인종차별 등)에 관심이 많다. 당신이 컨슈머로 남든, 디컨슈머가 되든 소비에 대해 전면적으로 다시 생각해볼 만한 시사점을 여럿 안겨주는 책이다.

331쪽

물건이 너무 많으면 특별함이 사라지고, 지나친 참신함은 모든 새것을 무의미하게 만들며, 이 모든 것이 너무 많으면 사람들은 더 이상 행복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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