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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둘 이야기2: 파인애플빵 왕자> Mcdull, Prince de la Bun
2004-10-11

홍콩, 2004, 감독 토 유엔, 오전 11시, 대영3

효성 지극하고 어른스러운 꼬마 돼지 맥덜의 두번째 이야기다. 맥빙 부인은 자신이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J.K. 롤링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두 여인은 모두 가난한 중년의 싱글맘이다. 자기도 이야기를 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맥빙 부인은 아들 맥덜에게 <해리 포터> 대신 “옛날에 외로운 어린 왕자가 있었지. 그런데 그 왕자가 자라서 어른이 됐단다”가 전부인 허무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맥덜은 낙담하지만, 이야기는 조금씩 발전해, 먼옛날 떠나버린 맥덜 아버지의 과거가 된다. 파인애플빵 왕자였던 맥덜 아버지는 왕국을 떠나 모험을 하다가 맥빙을 만났고 고향을 잊지 못해 돌아갔다.

귀여운 이등신 캐릭터들에게 쓸쓸한 세상사를 심어주었던 토 유엔은 그 두번째 이야기에서도 불황과 불안에 시달리는 홍콩을 배경으로 배치했다. 낡은 아파트에 사는 서민들은 주변 건물이 모두 붕괴하는 듯한 두려움을 품고 있다.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꿈같은 순간이 있어도, 홍콩은 외계 로봇의 공격 앞에 놓인 무력한 지구기지나 마찬가지다. 여기에 과거와 미래 사이에 끼인 맥덜이 있다. 풀밭에 홀로 남은 맥덜은 “아빠는 과거를 보고, 엄마는 미래를 본다. 현재에는 나만 있다”고 독백한다. 그러나 연한 색채와 단순한 윤곽이 귀여운 이 시리즈의 매력도 다시 만날 수 있다. ‘헛’에 사는 해리 피자와 파인애플빵이 업그레이드된 파인애플 타트 왕자와 지치지도 않고 복잡한 병명 수십개를 되풀이하는 의사는 어처구니없어도 사랑스럽다.

김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