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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기적처럼> Life Is A Miracle
2004-10-12

프랑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2004, 감독 에미르 쿠스투리차, 오후 5시, 부산

보스니아에 살고 있는 세르비아인 루카는 보스니아와 세르비아를 이어주는 철도 건설을 꿈꾸는 유쾌한 남자다. 국경 근처의 아름다운 집에서 그는 아름다운 뮤지컬 배우 아내와 축구선수가 꿈인 아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꾸려나간다. 그러나 보스니아 내전이 발발하자 모든 꿈은 허물어진다. 아들은 군대에 강제로 징집되고 아내는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달아난다. 비탄의 나날이 계속되던 어느 날 루카의 집에 아름다운 이슬람 간호원 사바하가 보스니아군을 피해 숨어들어오고, 루카는 그녀와 아들을 포로로 교환할 계획에 모든 희망을 건다. 그러나 전화속의 사랑은 더욱 간절해 지는 법. 루카와 사하바는 마술처럼 서로에게 빠져들게 된다.

<인생은 기적처럼>은 여전히 활기차고 전과 다름없이 시끌벅적한 '쿠스트리차 영화'다. 등장인물들의 끊임없는 수다와 (쿠스트리차 자신이 베이시스트로 참가하고 있는) 노스모킹 밴드의 정신없는 음악속에서 영화는 ’절망속에서도 사랑은 모든것을 구원할 것’이라고 자못 낙관적으로 인생을 예찬한다. 주인공들이 침대를 타고 하늘을 날아가는 장면등 마술적 리얼리즘의 순간들도 여전하다. 다만 <인생은 기적처럼>은 비극적인 역사를 절묘한 우화의 세계로까지 승화시켰던 이전작들과는 달리, 조금은 더 소박한 어투로 전화속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쿠스트리차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김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