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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세피데 파르시 감독
이영진 2006-05-04

<시선>은 끝내 이방인으로 밖에 머물 수 없는 한 남자의 안타까운 귀향을 그린 영화다. 극중 주인공처럼 정치적인 이유로 망명 생활을 해야 했던 것은 아니지만, 세피데 파르시(40) 또한 "원하는 음악을 듣지 못하고 보고 싶은 영화도 보지 못했던" 이란혁명의 후폭풍을 몸소 체험했던 세대다. "어린 나이였지만 혁명 전과 후를 다 기억하고 있다. 혁명을 기다렸고, 또 참여했지만 기대와는 다른 결과를 낳았다. 특히 모든 문화, 예술 활동이 금지된 상황에서 젊은이들의 갈증은 심각했고, 나 또한 마른 하늘에 빗줄기가 떨어지기만을 바랬다" 스무살이 되던 해 프랑스로 건너가 수학을 전공했던 그가 이내 "이 길은 내 길이 아니구나"라고 깨닫고 다큐멘터리와 단편영화 연출로 급선회 할 수 있었던 것도 엄혹한 정치적 상황에 억눌러 왔던 문화적 갈증과 무관하지 않다. "이란을 떠나서 프랑스에 살고 있지만, 내 일부를 그곳에 두고 왔기 때문에 맘이 편치 않다. 지금까지 내가 만든 영화들에 담겨 있는 추방자의 정서는 그런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세번째 장편영화 <시선>을 만들기까지 그는 매 작품마다 "어느 쪽에도 속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뼈저리게 느꼈다고 한다. "난 아웃사이더다. 일례로 제작비를 구하려고 할 때마다 매번 곤란을 겪는다. 프랑스에서는 이란에 가서 돈을 구하라고 하고, 이란에서는 프랑스에 가서 구하라고 하고.(웃음)" <시선>은 독특한 프레임과 앵글이 눈에 띄는 영화이기도 하다. 어려서부터 사진이 취미였다는 그는 "이미지에 집착하는 편"이라며 촬영감독을 구할 때도 "일을 같이 하기 전에 촬영 부분에 관여를 해도 좋겠느냐고 먼저 물어본다. 상대가 오케이를 해야 같이 한다"고 털어놓는다. 비잔 나즈리라는 작가가 쓴 여러 단편 소설을 개작해서 <순수>라는 영화를 내년 초 이란 북부에서 촬영할 예정인 그는 "돈을 구할 때까지 카메라를 놓고 기다려선 안된다. 원하면 어떻게든 먼저 찍고 봐야 한다"면서 전투적인 자세를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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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소동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