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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중국 진출 원년 [4] - TV 및 민간교류

중국내 TV분야 및 민간교류

친밀감을 형성하라

“모든 일은 상호적이어야 한다. 유니프랑스는 중국에서 프랑스영화를 소개하고 있지만, 반대로 프랑스에서 중국영화가 소개되는 것을 돕고 있다. 파리에서 중국영화제도 열고, 중국 감독을 프랑스 영화계에 소개해주기도 한다.”(크리스틴 페르냉 유니프랑스 중국 사무소 대표)

중국 최대의 영화채널 CCTV-6의 사옥

한국영화의 중국 진출과 관련해서 영화와 간접적인 관계를 맺지만, 결과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일들도 있다. 그중 하나가 방송이다. MK픽처스는 지난 3월17일 중국 CCTV-6와 <YMCA야구단> <해피엔드>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의 방영권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CCTV-6는 중국 최대의 영화채널로 12억 시청자를 확보한 전국 시청률 2위의 방송사다. 이은 대표는 “편당 2만2천달러로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중국시장에서 적지 않은 돈이다. 사실 돈도 돈이지만 CCTV와 협력관계를 다졌다는 점과 한국영화를 중국에 대중적으로 알릴 통로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한다. MK픽처스는 이같은 관계를 바탕으로 자사의 콘텐츠뿐 아니라 다른 한국 영화사의 콘텐츠를 CCTV-6에 공급하고, CCTV-6의 한국 진출을 도와줄 계획이다. 이 계약과 관련해 김성수 감독은 “한국영화를 중국인들에게 좀더 가깝게 느껴지도록 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평가한다. CJ 등 다른 한국 배급사들 또한 중국 방송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국영화의 잠재관객 형성을 도울 계획이다.

중국 CCTV와 방영권 계약, 중국영화제 등 추진

민간 차원의 교류 또한 비즈니스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국제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영화진흥위원회는 현재 중국과 다양한 교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아시아영화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다. 아시아의 젊은 영화인을 한국에 초청해 서로의 경험과 관심을 나누기 위한 이 사업에서 영진위는 1차적으로 중국 영화인들을 초청했다. 차이나필름그룹에서 수입영화 배급을 맡고 있는 왕린과 영화번역과 독립영화 지원 등을 하고 있는 룬펑은 4월 초부터 6개월 예정으로 영진위 각 부서를 돌며 한국 영화계 각 부문과 가까운 거리에서 접촉하게 된다. 해외 진출을 꾀하는 한국 영화인들과 상대국 영화산업 관계자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주기 위해 열리는 ‘비즈니스 R&D 캠퍼스’의 첫 대상지도 중국이다. 김혜준 사무국장은 “중국 정부 관계자, 국영기업, 민간기업 등의 핵심 인사들과 논의를 갖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과 중국 베이징전영학원의 학생간 교류 또한 미래의 한·중 영화 교류를 위해 큰 초석이 될 전망이다.

CJ엔터테인먼트가 하반기 중 개최를 목표로 준비 중인 ‘중국영화제’는 이같은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행사는 중국영화를 한국에 소개한다는 의미 외에 한국과 중국의 영화계 인사들이 영화를 매개로 좀더 긴밀한 관계를 맺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차원 또한 중요하다. 서현동 부장은 “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가 중국에서 인기를 얻는 반면, 중국의 콘텐츠는 한국에서 아직 생소한 편이다. 이같은 중국의 고민을 일말이라도 해소해 한류를 지속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어떤 분야에서건 중국과 비즈니스를 해온 사람들은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시’(關係)”라고 설명한다. 즉, 지속적이고 긴밀한 친분관계 유지가 결정적이라는 얘기다. 영화계라고 예외는 아니다. 거의 모든 중국 영화계 인사들이 “일찍 만나 오래 관계한 파트너들과 결국 사업을 함께하게 된다”라고 말하는 것도 ‘관시’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상호호혜의 원칙 또한 중요하다. 이주익 보람영화사 대표는 “우리가 스크린쿼터를 사수해야 한다고 하는데, 중국에 대해서는 무작정 시장을 개방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중잣대다. 가장 좋은 길은 중국이 몇년 뒤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미리 파악해 거기서 만나는 것이다. 서로 역동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 영화계의 중국시장 진출은 ‘공략’ 또는 ‘점령’하려는 것이 아니라 중국 영화계와의 상호협력을 통해 더 큰 아시아 시장을 개발하고 그 바깥의 시장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결국 2006년은 한국 영화계의 중국시장 진출 원년이자 한·중 영화협력의 역사를 쓰기 시작한 해인 것이다.

현지진행 및 통역 김철수, 안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