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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클럽] 벗어라, 영화! 열려라, 참깨!

정치적인 억압을 자유분방한 성적 표현으로 드러내는 아시아 영화에 호의적인 해외 마켓과 영화제들

베니스영화제에 안 가서 이 잡지의 대부분의 독자들처럼 선정작에 대해선 지역 매체 보도를 통해 듣고 있다. 그리고 대만 미디어의 경우, 오직 한 가지 생각밖에 안 하고 있는 것 같다. 바로 섹스다.

<에로스 나를 도와줘>

세편의 중국어권 영화가 올해 베니스 경쟁에 갔다. 중국 본토 배우 지앙웬이 7년 만에 감독으로서 카메라 뒤에 선 <해는 다시 떠오른다>를 들고 돌아왔다. 하지만 국내 언론은 공식적으로 대만영화로 크레딧에 기록된 두편의 영화, 리안의 <색, 계>와 이강생의 <에로스 나를 도와줘>에 집중 조명하고 있다.

국내 웹사이트가 스파이스릴러 <색, 계>에 대한 데릭 엘리의 평을 중국어로 번역한 반면, 대만 비평가들은 아직 자기 의견을 공식적으로 내놓지 않고 있다. 그들의 침묵은 부분적으로는 영화 속 성적 곡예에 대한 어휘를 찾아내는 데 느낀 어려움 때문일지도 모른다. 대만 신문에 따르면 양조위와 탕웨이는 ‘서류 클립 자세’로 사랑을 나눈다.

베니스에서 상영되기 전, <에로스 나를 도와줘>의 제작사는 사려 깊게도 주인공의 매우 힘든 체위들을 가장 잘 묘사할 수 있는 사진을 언론에 제공하기도 했다. 리안 감독은 양조위에게 힘든 일을 시킬 수 있었지만, 이강생은 마리화나로 자극한 성적 판타지를 연출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10년 전, 한국은 국제영화제 세계에 성으로 가득한 영화의 공급자가 돼줬었다. 1998년 부산에서 김기덕의 <파란 대문>, 임상수의 <처녀들의 저녁식사>, 이지상의 <둘, 하나 섹스>로 한국영화를 처음 접해 혼란스러워하는 한 외국인을 만났던 기억이 난다. 그들은 한국 감독들이 오직 섹스에 대한 영화만 만든다고 생각했다.

더이상 베를린, 칸, 베니스 모두를 위한 충분한 영화를 공급할 김기덕 같은 감독이 없는 가운데, 이 3대 국제영화제는 성적인 부류의 영화들을 찾기 위해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영화제 프로그래머들과 외신은 정치적으로 억압된 아시아인들이 성적으로 노골적인 영화들을 통해 표현을 찾는다는 것에 쉽게 사로잡힌다. 그들에겐 이런 영화들 때문에 더 많은 정치적 억압을 받게 된다면 금상첨화로 느껴지는 것(<색, 계>와 <에로스 나를 도와줘>는 심의위원들이 섹스와 섹슈얼리티에 대해 개방적인 대만에서는 거의 확신컨대 무삭제로 상영될 것이다. 한국에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던 <영원한 여름>은 대만에서는 12세 등급을 받았다. <스파이더 릴리>와 <사쿠란> 또한 한국에서는 청소년 관람불가를 받았지만 대만에서는 성인을 동반한다면 6세 아동도 법적으로는 볼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의 가장 최근 단계는 2006년 칸에서 로우예의 <여름궁전>이 상영됨과 함께 시작됐다. 이 영화는 공식적인 수출허가 없이 칸 경쟁에 참여했다가 로우예 감독이 중국에서 5년 동안 합법적으로 영화 만드는 것을 막는 내용을 널리 공표하는 금지령을 불러왔다. 영화는 두 베이징예술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로, 전신누드를 보여주고 천안문 광장에서의 봉기를 분명히 언급한다.

올해 베를린영화제는 경쟁에 슈퍼스타 판빙빙과 그녀의 대역이 샤워장과 그 밖의 다른 곳에서 뜨거운 섹스장면을 연기하는 리유의 인상적인 작품 <로스트 인 베이징>을 상영했다. 이 영화는 정치적인 기지가 있는 팡리가 제작했다. 그는 <여름궁전>으로 금지령당하는 것을 피해가기도 했다. 이 영화제의 파노라마 섹션은 또한 대만 레즈비언 드라마인 <스파이더 릴리>를 프리미어로 상영하기도 했다.

어쩌면 프랑스, 스페인, 한국 등의 영화가 외국 마켓에 일단 들어가기 위해 섹스가 부각된 것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섹스가 많이 들어간 중국영화도 마케팅 가능한 새로운 세대의 스타들을 소개하는 한 국면일지도 모른다. 공리와 장쯔이는 정열적인 섹스가 변화의 계기를 제공하는 자신들의 역할들을 할리우드로 옮겨가지 않았나. 물론 서류 클립의 영감은 없을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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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조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