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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연 "데뷔 6년..연기만이 날 가슴뛰게 해"
2010-06-21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비극ㆍ비련은 이제 그만. 도도한 것도 이제 그만이다.

박시연(31)이 색깔을 전격적으로 바꿨다. 왜 이제야 바꿨을까 싶을 정도로 잘 어울린다.

우중충하고 어두웠던 겨울 색을 벗어던지고, 너무 화려해서 이질감이 느껴졌던 원색과도 거리를 뒀다. 그랬더니 감춰졌던 진짜 색이 나왔다. 덕분에 연기하는 이도, 보는 이도 부담이 없다.

SBS TV 월화드라마 '커피 하우스'에서 출판사 대표 은영을 연기하는 박시연은 요즘 싱글벙글이다. 모처럼 몸도, 마음도 편하고 즐거운 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를 최근 만났다.

"은영이를 연기하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어요. 은영이가 소리 한번 시원하게 지르고 나면 기분도 좋아져요. 은영이 성격이 너무나 부럽고, 이렇게 멋진 여성을 연기하게 돼 기뻐요."

서은영은 똑똑하고 당당하며 발랄하고 착하다. 지금껏 박시연이 연기했던 캐릭터들과는 확실히 선을 긋고 있는데, 이제야 제 옷을 찾아 입은 느낌이다.

지금껏 그는 드라마 '달콤한 인생' '남자 이야기' '빨강사탕', 영화 '마린보이' '사랑' 등에서 줄곧 남자에 끌려 다니거나 아픈 상처를 가진 비련의 여인이었다. 데뷔 초 '마이걸'에서는 당당했지만 이물감이 들게 도도했고, 영화 '구미호 가족'에서는 섹시함만을 강조했다.

"영화 '사랑' 때는 곽경택 감독님이 밥도, 물도 먹지 말라고 했어요. 역할이 그렇다 보니 슬픈 노래만 듣고 다녔어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내내 즐거워요. 은영이가 능동적이어서 좋고, 자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여자라서 좋아요. 무엇보다 솔직해요. 전 사실 할 말 다 못하고 살고 별로 능동적이지도 못하거든요. 그런데 은영이는 능력있고 자신감이 있으니 여유도 있고 남도 배려할 줄 알아요."

드라마는 까다로운 베스트셀러 작가 진수(강지환 분)와 그의 비서 승연(함은정)의 엉뚱한 행동들 때문에 연일 코믹한 상항을 연출한다. 그러나 웃음 속에서 이 드라마는 인물들 간의 섬세한 감정을 포착해내며 결코 가볍지 않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8회까지 방송된 현재 진수와 은영의 감정은 임계치에 다다랐다. 고양이와 개처럼 만났다 하면 티격태격 대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서로에 대한 애틋함을 애써 눌러왔던 둘은 9회에서 은영의 가슴 속에 묻혀 있던 지뢰가 터지면서 마침내 폭발하게 된다.

"은영과 진수의 관계, 상태가 너무너무 공감돼요. 우리 드라마가 코믹한 것 같지만, 사실은 감정으로 움직이는 드라마예요. 대사 하나하나의 뉘앙스가 남다르고 잔잔한 감정의 충돌이 많아요. 저랑 강지환 씨와 호흡이 잘 맞아서 연기적으로도 참 재미있어요."

마음이 즐거워서일까 그는 요즘 점점 더 예뻐진다는 평을 듣고 있다.

"에이 나이가 드는데….(웃음) 요즘은 예쁘고 어린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전 별로 명함도 못 내밀 것 같아요. 예쁘다는 말보다는 분위기가 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이미숙 선배님이 나이가 들어도 그분만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자신보다 예쁘게 느껴지는 연예인은 누구냐고 물었더니 "너무 많은데…. 한예슬 씨랑 송혜교 씨는 정말 예쁘지 않나요?"라고 답했다.

무명 시절이었던 2004년 중국 국영 CCTV의 드라마 '펑추황(鳳求凰)' 등 3편의 사극에서 주연을 맡으며 연기를 시작한 그는 어느새 데뷔 6년이 됐다.

"초보운전일 때는 그저 무조건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긴장한 탓에 백미러도 못 보며 운전하잖아요. 그런데 운전이 능숙해지면 사고가 한번 나면 그게 얼마나 무서운지 아니까 부담이 커지죠. 지금 제 상태가 그래요. 예전에 비해서는 조금 여유가 생겼고 즐거움도 커졌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커졌습니다. 하면 할 수록 어렵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어서 연기가 내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작년 겨울에 쉬어보니 연기 외에는 내가 할 줄 아는 게 없었어요. 욕심 나는 것도 없고 가슴을 뛰게 하는 것도 없었어요. 오로지 연기만이 날 가슴 뛰게 합니다."

그는 이번 변신에 대해 "내가 이렇게 발랄한 역을 할 줄은 정말 몰랐다"면서 "못 보여 드린 게 너무 많다. 액션, 악역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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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