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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섭 "강한 역할에 끌린다"
2010-06-20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배우 강지섭(29)은 남자답게 생겼다.

188cm의 키에 짙은 눈썹, 또렷한 이목구비, 저음의 목소리까지 전형적인 미남형 연기자다. 그는 현재 KBS 1TV 일일극 '바람불어 좋은 날'에서 재벌 2세 '엄친아' 강상준으로 출연 중이다.

그러나 아직도 그를 2005년 방영된 SBS 드라마 '하늘이시여'의 여자같고 수다스러운 강이리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그때는 신인이었고 데뷔작이라 센 캐릭터를 했지만, 그 뒤가 문제였죠. 그때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어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요."

그는 이미지와는 달리 자신이 생계형 배우라고 했다.

"혼자 서울에서 살다 보니 연기나 역할보다는 생계를 위해 작품을 한 경우가 있었어요. 좀 더 신중하게 작품을 선택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2005년 그는 단돈 70만원을 들고 가족이 있던 고향 부산을 떠나 서울로 왔다. 해군에서 전역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길바닥에 내놔도 살 수 있다는 자신감만 믿고 서울에서 서너 달간 고시원 생활을 하면서 오디션을 봤다.

"그때 운 좋게 합격한 작품이 '하늘이시여'였죠. 마침 데뷔작품이 너무 잘돼서 거만함이 좀 생겼던 것 같아요. 남들은 잘 인정 안 하는데 혼자 '난 더 잘 될 수 있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소속사와 갈등으로 1년간 연기활동을 쉬어야 했다. 그때 그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제 부족한 점을 깨닫게 됐어요. 가족이나 남한테 의지하지 않고 하다 보니 부딪히면서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수업료를 치르면서 배우는 셈이죠."

연기수업을 제대로 받을 기회가 없었던 그는 "연기 관련 학과에 진학하고는 싶은데, 등록비가 비싸다고 들었다"며 "지금은 아무래도 벌 시기가 아닌가 싶다"며 웃었다.

강지섭은 2008년 KBS드라마 '태양의 여자'에서는 복수심에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악랄한 건달 홍은섭을 연기했고 전작 SBS 드라마 '두 아내'에서는 첫 사랑을 묵묵히 돕는 수호천사 연하남 송지호로 분했다.

'바람불어 좋은 날'에서 그가 맡은 상준은 어머니의 반대에 사랑과 정략결혼 사이에서 갈등한다.

"처음에 생각했던 캐릭터와 다르게 표현돼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줏대 있는 남자인 줄 알았는데, 마마보이로 변하더라구요. 저라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 부모님 말씀을 거역할 거 같아요."

그는 나쁜 남자를 제대로 연기해 보고 싶다고 했다.

"인상이 강하다 보니 어차피 부드러운 역할은 시청자분들이 부담스러워 하실 것 같아요. 그럴 바엔 아예 강하고 독한 역할을 하고 싶어요. 사연이 있는 나쁜 남자 캐릭터에 끌려요."

욕을 먹으면 오히려 이를 더 악물고 하게 된다는 그는 호불호가 갈리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며 "역할 때문에 욕을 먹더라도 연기 잘하는 배우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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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