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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인스타인, 이 사기꾼아!”
이화정 2010-06-22

펑샤오강 감독, 중국영화의 미국 배급권 횡포에 맹비난

“웨인스타인은 중국 영화인들을 면전에서 속이는 사기꾼이다.” 펑샤오강 감독이 뿔났다. 제13회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 중인 펑샤오강 감독이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을 비난하고 나섰다. 공교롭게도 펑샤오강 감독이 참여한 회담 주제는 ‘중국과 할리우드의 산업적 협력을 위한 새 국면’. 영화제에 찬물을 끼얹은 발언으로 펑샤오강은 난데없이 영화제의 스타가 되었다.

웨인스타인이 궁지에 몰린 이유는 이렇다. 웨인스타인은 아시아영화 수입 전문 회사까지 만들며 아시아영화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온 전도사로 통해왔지만, 정작 속내는 다르다는 것. 펑샤오강 감독은 “웨인스타인은 중국영화의 미국 배급권을 선점하고선 정작 중국에 불리한 교묘한 트릭을 쓴다”며 “내 영화 <상하이>만 해도, 제작 초기에는 높은 배급 수익을 약속해놓고 촬영이 끝나고 나선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초반 제시금액의 1/8 가격을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손을 떼겠다는 식이다”라고 전했다. 펑샤오강 감독이 괜한 울분을 터트리는 것만은 아니다. 웨인스타인이 국제무대에 소개되지 않은 중국영화를 선점하여 편집, 더빙, 제목을 바꾸고 심지어 윤리적 문제까지 수정해 이익을 챙기는 데 대해 불만을 터뜨리는 할리우드 관계자들도 적지 않다.

펑샤오강 감독은 발언에 덧붙여 웨인스타인의 부당한 행위를 비난하는 것만이 중국영화산업에 능사는 아님을 일깨웠다. 그는 웨인스타인이 미국 배급의 성공사례로 꼽는 “<와호장룡>이나 <영웅>은 엄밀한 의미에서 중국영화가 아니”라며 “중국 영화인들은 해외진출이라는 환영에서 깨어나 자국시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닌 게 아니라, 중국은 올 들어 세계 영화시장에서 7위로 성장할 만큼 규모가 커진 상태. 자막을 기피하고 정서도 다른 할리우드 관객의 입맞에 맞추려 애쓰기보다 먼저 자국 관객에게 어필하는 것이 수익면에서 효율적일 수 있다. 또, “할리우드의 앞선 기술력 때문에 합작을 원하지만, 내부적으로 전문분야 교육이 이루어지는 게 급선무다”라고 전했다. 한편, 웨인스타인은 펑샤오강 감독이 ‘사기꾼’ 발언을 하던 당시 이미 상하이를 떠난 상태, 발언에 대한 반박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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