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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화 "악역 해볼만 하네요"
2010-06-23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연기자 입장에서 대본을 보고 재미있다고 생각하기는 오랜만이었어요. 이런 드라마라면 악역도 해볼만 하구나 생각했어요."

탤런트 전인화는 단아하고 참한 이미지의 대명사였다.

숱한 남성들의 이상형으로 꼽히기도 한 그가 KBS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표독스런 대기업 회장 부인 서인숙으로 날 선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22일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인화는 "나답지 않은 팔색조 같은 연기를 보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신이 나서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빠른 전개와 탄탄한 구성력에 놀랐어요. 알맹이 없이 포장한 드라마가 아니라 신뢰가 커요. 매회 대본 나오는 게 기대돼요."

그가 연기하는 서인숙은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가업을 이을 아들을 낳지 못하자 옛 사랑과 불륜으로 아들 마준(신동우)을 낳고 남편과 보모 사이에 태어난 김탁구(오재무)가 자신의 앞길에 방해가 될까봐 김탁구를 제거하려 한다.

"독한 역할이다보니 소리 지르는 장면이 많아서 목이 아플 지경이에요. 가족들은 보지 못했던 모습이라 이상하다고도 해요."

얼마전 어린 김탁구의 뺨을 때리는 장면에서는 자신도 깜짝 놀랐다고 했다.

"가짜로 때릴 수 있는 앵글이 아니어서 한번에 끝내자는 심정으로 했는데 때리고 나서 애를 안고는 '어떡해..어떡해..' 했어요. 너무 미안하더라구요. 근데 오재무군 어머니는 오히려 더 세게 맞아야지 했다고 하더라구요.(웃음)"

불륜 등 자극적 요소가 많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드라마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생의 밑바닥을 파헤쳐 보면 더 드라마틱한 일들도 많잖아요. 자극적인 이야기 속에는 휴머니즘도 있어요. 시청자들이 해석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그는 이 드라마를 하면서 도전하는 재미를 느꼈다고 했다.

"처음에는 너무 강한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평가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제게는 새로운 도전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마흔 전에는 하고싶은 역할을 가려서 했다면 지금은 어떤 역할에든 도전하고 싶어요."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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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