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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순 "62개월 개그맨 생활해보니 행복"
2010-06-25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그는 가진 건 얼굴밖에 없다고 했다.

늦둥이 아들로 부모의 손에서 고생 모르고 자랐다.

요즘 그에게 관심 있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최근 나간 공개 소개팅에서 미모의 여성으로부터 선택을 받기도 했다.

잘생긴 남자 연예인의 얘기가 아니다. 아는 사람은 아는 개그맨 박휘순의 얘기다.

최근 여의도 KBS 본관 앞 커피숍에서 만난 그는 점잖은 목소리로 아이스 코코아를 주문하며 최근 화제가 되는 MBC '뜨거운 형제들'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뜨거운 형제들'은 처음 프로가 시작할 때 나오는 멘트 그대로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액션 판타지에요. 20~30대 시청자분들이 특히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 같습니다. 아직 7주밖에 안 됐지만 강하고 빠른 웃음을 안겨줘서 그런가 봐요."

순수 오락 버라이어티를 표방한 '뜨거운 형제들'은 박휘순을 포함해 탁재훈, 박명수, 김구라 등 8명의 출연자들이 다양한 상황극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박휘순은 지난달 말 방송된 2회 '아바타 소개팅'에서 특유의 어리숙한 캐릭터로 큰 웃음을 선사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리얼리티 예능이다 보니 제 모습이 다 나와요. 그렇지만 아직까지 적응하는 과정이에요. 웃음에 대한 부담이요? 저보단 형들이 더 클 걸요."

2005년 K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그는 데뷔 초부터 KBS '개그콘서트'의 '제3세계' '애정의 조건' '패션 7080' 코너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제3세계'에서 "북경오리를 맨손으로 때려잡고 떡볶이를 철근같이 씹어먹으면서 달리는 마을버스 2-1에서 뛰어내린다"는 육봉달 캐릭터로 그해 KBS 연예대상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의 추억을 자극할 수 있는 소재를 찾기 위해 고민한다.

"제가 생활 속의 디테일한 개그를 추구해요. 제가 가봤던 곳이나 만났던 사람을 소재로 많이 써요. 마을버스 2-1은 제가 수원 살면서 자주 탔던 버스에요. 봉숭아 학당에서도 아버지 이름을 열번 이상 불렀어요."

그의 대사에 종종 등장하는 신림동 순대타운, 사당역 3번 출구, 구로공단, 상봉터미널 등은 그가 자주 갔던 곳이다.

소소한 일상의 기억을 자극하는 그의 대사들은 그의 외모와 맞물려 시너지를 발휘해 특유의 불쌍하고 소심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제가 시험이 끝나서야 '수학의 정석'을 들고 공부하는 학생이었어요. 해보려고 하는데 안되는 캐릭터죠. 시험 끝나고 나서 쉬는 시간에 꼭 뒷북공부를 해요. 따지고 보면 저 같은 사람 한 반에 두세명은 있잖아요."

외모에 대해 그는 "연애하기에 부적격한 외모긴 하지만 얼굴에 기대는 게 많아서 별로 고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귀티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외모지만 그는 늦둥이로 귀하게 자랐다.

"부모님이 결혼 17년 만에 저를 얻어서 6살때까지 굉장히 곱게 키우셨어요. 아동극 '천사들의 합창'에 나오는 미니자동차처럼 호화스런 장난감도 있었어요. 근데 공부를 시키려고 서울로 이사했는데 제가 학교 받아쓰기에서 40점을 받았어요. 그때 시험지를 화단에 버렸는데 들켜서 엄청 맞았죠. 그때 실망을 많이 하셨는지 이후로는 평범하게 키우셨어요."

고 2때 시작한 연극반 활동으로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2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다시 인하대 연극영화과에 들어갔다.

"정극 연기도 많이 했어요. 주로 맡는 역할이 제 이미지랑 맞는 고시생, 정신병자, 공무원, 바보 같은 선생님이었죠."

그는 악역에도 관심이 있다며 "푸근한 삼촌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연쇄살인자 같은 역할은 어떨까"라며 씨익 웃었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 개그맨으로서의 삶을 즐기고 있었다.

"62개월 정도 이 바닥에서 생활했는데 '개그콘서트' 방청객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다보면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좋은 일이란 걸 알 수 있어요. 일의 소중함을 몰랐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뭘해도 행복하게 하고 있어요."

그는 야구로 따지면 지금은 6번이나 7번 타자라고 했다.

"매번 타석에 들어섰을 때마다 안타를 칠 수는 없잖아요. 3할만 쳐도 잘 친다고 얘기하죠. 우선 지금은 3할 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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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