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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스릴러와 코믹이 뒤섞인 '이끼'
2010-06-30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충무로의 큰 손' 강우석 감독이 '강철중:공공의 적 1-1' 이후 2년 만에 새 영화를 선보인다. 윤태호의 동명 만화 '이끼'를 통해서다.

'이끼'는 스릴러와 코미디가 절묘하게 결합했다. '공공의 적' 시리즈로 익숙한 강우석식 유머가 영화 곳곳에 배치된 가운데 극점을 향해 치닫는 드라마적인 힘이 느껴지는 제법 묵직한 영화다.

영화는 가볍게 사회를 비판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강우석 영화의 기본적인 톤보다는 다소 어둡다. 욕망과 질투 등 인간 본성의 심연에 깊이 있게 다가가려고 시도했기 때문이다.

특정 사건에 휘말려 가정과 직장까지 잃은 해국(박해일)은 아버지의 별세 소식을 듣는다.

아버지가 살던 곳으로 찾아간 그는 지나칠 정도로 자신을 경계하는 마을 사람들의 눈초리에서 무언가 석연찮은 감정을 느낀다.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낀 그는 이 마을에 정착하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격한 반대에 부딪힌다. 그러나 이장 천용덕(정재영)의 허락에 모든 불만은 수그러든다.

아버지가 남긴 장부에서 모종의 거래 명세를 발견한 해국은 은밀하게 마을 사람들의 행동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결말 부분과 구성적인 측면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원작에 충실했다. 내용의 흐름뿐 아니라 대사, 심지어 화면구도까지도 원작과 비슷하다.

아버지의 사인을 찾아가는 해국의 여정은 김덕천(유해진), 전석만(김상호), 하성규(김준배) 등 천 이장의 수족들과 만나면서 하나 둘 밝혀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과정이 상당히 세밀하게 그려졌다.

잔인한 장면이 나오고 내용 자체도 암울하지만, 가끔 터지는 폭소가 심각함을 덜어준다. "범죄 신고가 몇 번이죠? 119인가 1588인가?"라는 해국의 대사는 헛헛한 웃음을 주기도 한다.

이처럼 박해일이나 정재영 등 주연급 배우들은 생뚱맞은 유머와 다소 과장된 표정을 보여주면서 웃음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전반적으로는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원작과 비슷하지만 유해진이 연기한 김덕천은 원작과 상당히 다르다. 원작에서 음흉하고 어두운 사람이라면 영화에서는 가볍고, 밝은 캐릭터다.

주연 배우들의 호연은 영화를 재미있게 만드는 큰 요소다. 특히 원작에서 가장 의뭉스런 천 이장역을 맡은 정재영의 연기는 주목 대상이다. 원작에서 보이는 냉소적인 성격을 품에 안으면서도 약간 오버하는 강철중의 모습도 보인다.

영화는 스릴러적인 재미와 코미디가 어색하지 않게 동거한다. 하지만, 2시간38분에 이르는 긴 상영시간은 부담이다. 원작 뒷부분 이야기를 앞으로 끌어왔는데 별로 효과적인 선택은 아닌 듯 보인다. 과감히 생략해도 될 법했다. 스토리 이해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원작과 지나치게 비슷한 점은 '양날의 칼'이다. 만화 '이끼'의 골수팬들은 반길 수도 있겠지만 '이끼'를 본 상당수의 관객은 줄거리가 뻔하기에 다소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다.

7월15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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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