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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복스!' 리 도시오 감독
2010-07-18

(부천=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이제까지 제가 연출한 영화 4편 모두 해피엔드였어요. 한국 드라마를 보면 애인이 죽거나 연인 사이가 형제지간이라고 밝혀지는 비극이 많은데 제 영화를 보고 한국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4번째 영화 '복스!(Box!)'를 들고 제1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찾은 일본의 리 도시오 감독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영화가 한국 관객에게 어떤 평을 받을지 궁금함을 감추지 못했다.

성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는 재일교포 3세다. 몇 년 전에는 전라남도에 있는 조상 묘를 찾기도 했다. 한국말을 할 수 있는지 묻자, 못 한다면서도 "알아듣는 말도 있으니 말조심해야 할 것"이라는 농담을 던지며 웃었다.

그는 '복스!'에서 권투를 통해 우정을 다시 확인하는 두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경쾌하고 따뜻하게 그렸다. 영화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며 지난 5월 일본에서 개봉해 관객 40만명을 모았다.

원작에서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영화에서는 유키와 카부 두 친구의 우정에 초점을 맞췄다고 리 감독은 설명했다.

"복싱을 통해 두 사람의 우정을 그렸어요. 복싱은 단체 경기가 아니라 혼자 하는 경기라 다른 스포츠보다 우정을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상영시간 126분의 상당 부분을 경기 장면이 차지한다. 리 감독은 "왜 이 선수가 이기고 지는지 복싱을 잘 아는 사람에게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또 복싱을 잘 모르는 여성들에게는 이 선수가 왜 아픈지를 알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작을 보고 주인공이 자신보다 친구를 도우려고 노력하는 것이 멋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나이를 많이 먹어도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청춘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시작부터 즐겁게 하자고 말했던 그는 시종일관 웃음을 거두지 않았다. 그의 밝은 성격이 영화에도 반영되는 듯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힘을 얻어나갔으면 합니다. 그게 영화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영화를 통해 "사람은 왜 이렇게 사랑스럽고 굉장한지를 보여주고 싶다"면서 "사람을 믿는 사람은 내 영화를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감독은 1990년대에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연출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2004년 '아버지의 배경'으로 감독 데뷔했으며 2008년에는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를 히트시켰다.

한국 영화로는 '쉬리'와 '친구'를 좋아한다고 했다. 이들 영화에 대해 보는 사람에게 에너지를 전달하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냐고 묻자 "너무 많아서 이 자리에서 대답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쇼와(히로히토) 천황과 남동생들을 소재로 한 영화도 구상 중인데 일본 자본으로는 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웃었다.

kimy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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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