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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 모델 화장품을 선물한 '여친' 마음은?
2010-07-25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장동건이 웃통을 벗어젖힌 모습이 화장품 광고에 실렸다고 가정하자.

광고를 본 사람은 먼저 '웃통을 벗은 장동건이로군'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다음 '(장동건은) 역시 뭘 해도 멋있고 섹시해'라고 주관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다.

때로는 생각이 이에 그치지 않고 '장동건처럼 잘생기고 섹시한 남성으로 인정받아야 사회적 대접도 잘 받는다'는 인식에까지 나아갈 때도 있다.

다시 생각은 '남자친구에게 장동건이 등장하는 남성 화장품을 선물하는 여성은 남자친구에게 그런 모습을 찾으려고 욕망하는 것'이라는 데로 이어진다.

프랑스 구조주의자 롤랑 바르트라면 이 과정을 신화(mythe)화라고 설명할 것이다.

바르트에 따르면 예컨대 광고라는 대상(기표)에서 '장동건이로군'이라는 의미(기의)를 떠올리는 단계는 1차 의미 작용, 다시 여기에 주관적 평가를 하는 단계는 2차 의미 작용, 그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적인 통념을 떠올리는 단계는 신화화라는 것이다.

여기서 연예인이 출연한 광고라는 대중문화가 사실은 현대사회의 구조적인 이슈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음이 드러난다.

원용진 서강대 교수는 '새로 쓴 대중문화의 패러다임'(한나래 펴냄)에서 대중문화를 분석하는 8가지 이론적 틀을 해설한다.

현대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즐기고 빠져드는 대중문화이지만, 이를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매일같이 가요를 듣고 때마다 영화관에 가며, 습관적으로 TV를 켜는 데도 그렇다.

대중문화의 '소비자'들인 대중만 겪는 일이 아니다. 대중문화를 연구하는 학자 역시 이에 대한 정의가 분명치 않아 애를 먹는 일이 많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여러 이론인 셈이다.

책이 다루는 8가지 틀은 대중사회론, 마르크스주의 문화론, 문화주의 대중문화론, 구조주의 문화론, 페미니즘, 후기구조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콜로니얼리즘 등이다.

그러나 대체로 지나치게 무겁거나 어려워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이들 문화이론을 저자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쉽게 설명해낸다.

이를테면 일반적인 한국의 TV 드라마가 뉴스나 수사물보다 다소 느슨하게 구성되는 것은 주 수용자인 가정주부가 잔일이 잦은 집안일 특성상 TV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음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페미니즘 문화이론이 어떻게 여성 수용자를 연구하는지를 설명하는 식이다.

14년 전인 1996년 '대중문화의 패러다임'을 펴낸 저자는 이번 저서에서 그동안 변화한 사회와 문화를 반영하고, 이론의 틀도 보강했다.

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앞으로 들뢰즈와 지젝, 네그리, 아감벤 등 현대사회의 주요 사상가들의 이론을 한국의 대중문화에 적용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587쪽. 2만4천원.

com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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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