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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왕 김탁구' 어디까지 오를까
2010-07-25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브라운관에 빵 굽는 냄새가 요동친다.

여름밤 잠 못 드는 시청자의 허기를 채워주는 이 빵 맛은 고급스럽지도, 세련되지도 않다. '베이커리'나 '페이스트리'가 아니다. '보름달빵' '단팥빵'처럼 빵의 원형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촌스러운 맛이다.

그러나 속지 마시라. 평범하고 익숙한 듯한 이 빵에는 장인(匠人)의 손맛과 2010년 초고속 인터넷 시대의 속도감이라는 비장의 무기가 숨어 있다. 그래서 단순한 재료를 섞은 것 같지만 '풍미가 깊다'.

KBS 2TV 수목극 '제빵왕 김탁구'가 최고 시청률 38.5%(이하 TNmS)를 찍으며 지난 22일까지 전체 30부 중 14부까지 달려왔다. 지금까지 온 것만큼 앞으로도 가야 한다. 과연 이 드라마, 어디까지 날아오를까.

◇시청률 40% 코앞..회당 3억여원 광고수입 = 지난 1일 시청률 35%를 돌파한 '제빵왕 김탁구'는 21일에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38.5%를 기록하며 올해 방송된 미니시리즈 드라마 중 최고 성적을 거뒀다. 그전까지는 KBS 2TV '추노'가 지난 3월 35.9%를 기록한 것이 최고였다.

방송 관계자들은 이 드라마가 현재 한창 물이 오른 만큼 시청률 40% 돌파도 시간문제라고 본다. 올해 방송된 드라마 중 최고 기록은 KBS 2TV 주말연속극 '수상한 삼형제'의 43.8%(5월23일)였다.

이런 인기 속에 매회 광고는 완판된다.

25일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따르면 '제빵왕 김탁구'는 1-14회 광고가 모두 팔렸다. 15초당 1천215만 원짜리 광고 28개가 매회 모두 팔리면서 회당 광고 수입은 3억4천20만 원에 육박했다. 14회까지 본 방송의 총 광고 수입은 47억6천여만원이며 재방송 광고 수입까지 포함하면 50억 원이 훌쩍 넘어선다.

◇경쟁작 초토화..연장 논의 솔솔 = 이런 와중에 경쟁작인 MBC TV '로드 넘버 원'과 SBS TV '나쁜 남자'는 시청률 한 자릿대의 늪에 빠져 허우적댄다. 지난 22일 '제빵왕 김탁구'의 시청률은 38.4%였던 반면, '로드 넘버 원'과 '나쁜 남자'의 시청률은 각각 7.5%와 8.9%였다.

MBC는 '로드 넘버 원'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 속앓이가 크다. 이미 사전제작으로 완성된 작품이라 시청자의 반응에 따른 수정도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SBS는 '나쁜 남자' 후속작인 이승기, 신민아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 희망을 건다. 다음 달 11일 시작하는 이 드라마를 통해 반전을 노리겠다는 각오인데, '제빵왕 김탁구'가 절정으로 달려가는 시점이라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빵왕 김탁구'의 연장논의가 솔솔 나온다.

제작사 관계자는 "연장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인기가 있다고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할 이야기가 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장인의 감동스토리에 빠른 전개' 끝까지 유지돼야 = 현재 '제빵왕 김탁구'는 간신히 '쪽대본'을 면하는 상황이다. 방송보다 대본이 한 주 앞서 나오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상황이 악화할 것임은 어렵지 않게 내다볼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관건은 지금까지 이 드라마가 유지한 맛과 속도감을 남은 16부에서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제빵왕 김탁구'는 '초밥왕' '신의 물방울' 등 한 분야 장인, 전문가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그린 일본 만화의 감동 스토리와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 속에서도 드라마의 문법을 파괴했다는 평가를 받은 '아내의 유혹'의 속도감을 솜씨 좋게 배합해 구워낸 작품이다.

버림받은 서자의 성공스토리는 시대극의 외피 속에 지극히 통속적으로 전개되지만 작가는 매회 새로운 사건ㆍ사고가 발생했다가 해결되는 구성을 통해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여기에 빵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또 다른 볼거리를 주고 빵에 혼과 정성을 불어넣는 장인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소박하면서도 진솔한 감동을 전해준다.

또한 복수가 아닌, '착한 사람이 이긴다'는 선량한 믿음 하에 신이 결국 착한 이에게 복을 주고 악한 이에게 벌을 내려줄 것이라는 믿음을 끊임없이 심어주며 결말을 궁금하게 만드는 스토리가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방송 관계자들은 "현재로서는 '제빵왕 김탁구'의 바람을 잠재우긴 힘들어 보인다"면서도 "이제 관건은 지금의 속도감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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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