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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시네마서비스 구원투수되나
2010-07-24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도산설까지 나도는 영화사 시네마서비스를 살리고자 설립자인 강우석 감독이 다시금 총대를 멨다.

윤태호 작가의 인터넷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영화 '이끼'를 내세워 회사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이번 영화를 향한 강 감독의 자세 또한 남다른 데가 있어 보인다. 제작비 충당을 위해 개인 재산까지 저당 잡혔다.

'이끼'를 통해 그는 자신의 장기이자 흥행이 보장된 안전한 '코미디'보다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스릴러'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변의 만류에도 2시간38분의 긴 러닝타임을 줄이지 않았다.

강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투캅스'도 '공공의 적'도 '실미도'도 단순한 코미디 영화만은 아니었다. 당시로서는 찾아보기 힘든 다소 혁신적인 새로운 영화였다"며 "나는 지금까지 그런 영화에 모든 것을 걸어왔으며 '이끼'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그의 도전은 현재까지 성공적인 것 같다. '이끼'는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단기간에 150만 관객을 돌파했고 이번 주말 관객 250만 고지를 넘본다.

변수는 있다. 평단의 호평 속에 이번 주 개봉한 할리우드 대작 '인셉션' 때문이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은 주말 좌석 예매점유율에서 약 45%로 이끼(20%)를 배 이상 차이로 앞서고 있다.

게다가 앤젤리나 졸리 주연의 '솔트', 픽사의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3' 등이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시네마서비스는 내심 500만명 이상의 관객을 기대한다.

시네마서비스가 '이끼'와 강 감독을 애타게 바라보는 것은 그만큼 회사 사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1993년 강우석프로덕션으로 시작한 시네마서비스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 중반까지 한국 영화 중흥기를 이끈 대표 영화사 중 하나다.

'투캅스'(1993)를 시작으로 '초록물고기'(1997), '여고괴담'(1998),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주유소 습격사건'(1999), '텔미 썸딩'(1999), '신라의 달밤'(2001), '가문의 영광'(2002), '취화선'(2002), '실미도'(2003), '알포인트'(2004), '밀양'(2007) 등 이름만 들어도 굵직한 작품을 제작 또는 배급했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작품성 있는 거장들의 영화는 물론 신인감독들을 배출해 내는 등용문 역할을 하면서 국내 굴지의 영화사로 발돋움했다. 여기에 코믹부터 공포영화까지 거의 모든 장르의 영화를 만들면서 한국영화의 다양성 증진에 한몫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강 감독이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충무로 파워맨 1위를 독식했던 이유다.

하지만 1천301만명을 동원한 '괴물'(2006)로 정점을 찍고 나서 내리막길을 달리기 시작한 한국영화의 위기와 함께 시네마서비스에도 고비가 찾아왔다.

약 100억원을 투입한 장윤현 감독의 '황진이'(2007)를 비롯해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2007), '모던 보이'(2008) 등이 잇따라 흥행에 참패하면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것.

이에 '한반도'(2006) 이후 주로 제작에 몰두하던 강 감독이 회사를 살리기 위한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다.

그간 흥행에서 평균 3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짭짤한 재미를 봤던 '공공의 적' 시리즈를 들고서다.

강 감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강철중 : 공공의 적 1-1'(2008)이 444만명을 동원, 위기에 빠진 시네마서비스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고비는 다시 찾아왔다. '김씨 표류기' '백야행' '용서는 없다' '주유소 습격사건 2'까지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시네마서비스가 제작한 영화 4편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주머니 사정이 악화 일로를 걸은 것이다.

급기야 시네마서비스는 작년 통의동 사옥을 팔아 충무로에 새살림을 차렸다. 당연히 셋방살이였다. 충무로에서는 시네마서비스가 도산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까지 솔솔 나기 시작했다.

'승부사' 강 감독이 할리우드 대작들의 틈바구니에서 위기에 빠진 시네마서비스를 어떻게 구원할지 영화계가 주목한다.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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