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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연기가 좋아 무작정 덤볐어요"
2010-07-30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2001년, 홍대 미대생(무대 디자인 전공) 최원영은 '한눈'을 팔기 시작했다.

영화에 푹 빠져있던 그는 20대 자신의 모습을 필름에 남기고 싶다는 생각에 참으로 용감무쌍하게 영화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지겹도록 오디션에 떨어졌죠. 혼자서 무턱대고 알음알음 오디션을 보러 다녔는데 될 리가 있나요.(웃음) 수도 없이 떨어지면서 이게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느꼈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찾아간 것이 '색즉시공'의 오디션이었다.

"사실 그때는 이미 마음을 비웠어요. 그래서 팔짱을 낀 채 '어디, 너희는 얼마나 하나 보자'는 심정으로 다른 후보들이 연기하는 것을 지켜봤어요. 그런데 운 좋게 합격한 거예요. 더 좋은 것은 그때 오디션으로 뽑은 역이 아니라 제가 원하던 역에 캐스팅된 겁니다. 주인공 임창정 형의 기숙사 친구 역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26살의 최원영은 2002년 '색즉시공'을 통해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사실 '데뷔'라고 하기는 민망하다. '색즉시공' 이후 '시실리 2㎞' '연애술사' 등에 얼굴을 내밀긴 했지만 직업 배우로서라기보다는 끼 있는 대학생의 '과외활동' 개념이 컸다.

"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연기는 그냥 자연스럽게 하면 된다는 개똥철학을 갖고 있었어요. 카메라 앞에서의 동선 같은 것도 다 현장에서 배웠어요. 오만함이 있었죠. 우쭐하기도 했고요. 그러다 대학원(홍대 광고홍보대학원)에 진학했는데 당시 싸이더스HQ의 박성혜 이사를 동기로 만났어요. 그분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한번 제대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05년 싸이더스HQ에 연습생으로 들어갔다.

"1년 간 정말 치열하게 공부했습니다. 그곳에 가니 전쟁터가 따로 없더군요. 어떻게든 끝까지 살아남고 싶었고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연습생 시절을 거친 후에도 가뭄에 콩 나듯 출연 기회를 잡았지만 '버티자'고 생각했어요. 2008년에는 대학로에서 연극을 했고요."

그랬던 그가 2008년 말 KBS 1TV '너는 내 운명'의 의사와 2009년 MBC TV '선덕여왕'의 계백장군을 거쳐 현재 방송 중인 SBS TV 주말극 '이웃집 웬수'의 기훈 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웃집 웬수'가 시청률 20%대를 유지하면서 착하고 건실한 '훈남' 기훈의 캐릭터가 주부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기훈이는 가치관이 분명하고 똑똑한 올바른 청년입니다. 부모 없이 큰 누나(김미숙 분) 밑에서 자라면서 가족의 소중함이 절실하고요. 특히 큰 누나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데 가끔은 '너무 지나친 것 아니야?' 싶은 순간도 있지만 기훈이가 거친 세상에 믿고 의지할 사람은 누나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갑니다."

그런 기훈이 열 살이나 어린 하영(한채아)과 계약결혼을 했다. 결혼을 하긴 했지만 혼인 신고와 출산은 3년을 살아보고 난 뒤 하자며 어른들 몰래 계약한 것.

"하영이에 대한 믿음이 있고, 언니의 이혼을 지켜본 하영이의 성장 과정을 알기 때문에 기훈이도 계약결혼을 받아들입니다. 사실 센 소재일 수도 있지만 대본의 심리묘사가 탁월해 억지스럽지 않고 재미있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요. 실제로요? 지금 제 나이에 무슨 계약결혼입니까.(웃음)"

데뷔 8년 만에 '햇빛'을 보기 시작한 그는 "시간이 빨리 지난 것 같다. 잘 버틴 것 같고 아직도 버티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실은 그동안 연기를 정식으로 배우지 않은 것 때문에 자격지심 같은 것이 있었어요. 그런데 연기란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그 배우가 가진 색깔과 방식대로 표현하면 되는 것 같아요. 지금은 오히려 제가 미술 등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이 연기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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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