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Entertainment > 연예 > 연예뉴스
오윤아 "연기가 운명, 마흔쯤 진짜 매력 보세요"
2010-08-02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레이싱 걸'이라는 이지미를 떼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열심히 해서 40대에는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올해 서른인 오윤아는 이렇게 말하며 싱긋 미소지었다. 그 미소 뒤로 다부진 각오가 느껴졌다.

40대가 되려면 10년 정도 남았으니 시간적으로나 단단한 결심으로 보나 목표 달성이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아 보인다.

2000년 레이싱 걸로 출발해 2004년 연기자로 데뷔한 오윤아가 6년 만에 주목받는 '주조연'으로 부상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 사이 결혼과 출산, 갑상선암 수술까지 받았지만 멈추기는커녕 달리는 기관차처럼 가속도가 붙어 쭉쭉 뻗어나가고 있다.

올초 KBS 2TV '공부의 신'에서 까칠하면서도 코믹한 고교 이사장 장마리로 인기를 끈 그는 현재 KBS 2TV 주말극 '결혼해주세요'에서 허영기 다분하지만 속은 여린 '도도녀' 김연호를 연기하며 극에 방점을 찍고 있다.

최근 만난 그는 "요즘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공부의 신'의 장마리는 정말 신나게 연기했어요. 대본을 보는 순간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해야할지 한눈에 들어오더군요. 그 드라마 덕에 초등학생, 중학생 팬이 생겼어요. 아이들이 그동안은 제가 누군지 몰랐을텐데 그 드라마를 보고 나서는 어딜 가든 알아보는 거에요. 제 아들을 데리고 놀이터에 나가면 어느새 초등학생 아이들이 빙 둘러서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절 찍고 있어요. 제가 톱스타도 아닌데 놀이터가 난리가 나서 몇 번 홍역을 치른 후에는 놀이터에도 못 나가요.(웃음)"

'공부의 신'에 이어 출연한 '결혼해주세요'에서도 그는 콧대 높은 아가씨를 맡아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제가 오버할 수 있는 캐릭터는 훨씬 더 즐겁고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어서 부담이 없는 것 같아요. '공부의 신' 때는 장마리를 연기하면서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느낌이었고, 이번에 김연호도 얄미운 연기가 재미있어요."

초등학교 교사인 김연호는 평범하면서도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라났지만 공주병이 있는 노처녀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그는 보란 듯이 멋진 남자를 만나 신분상승을 꿈꾸지만 눈이 너무 높아 나이가 차도록 시집을 못 간다. 그런데 웬걸, 요즘 어이없게도 아이 딸린 가난한 홀아비 한경훈(한상진 분)한테 자꾸 마음이 끌린다.

"시집 잘 가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온 연호가 경훈한테 자꾸 끌리니 미칠 노릇이죠.(웃음) 겉멋 든 연호가 경훈을 만나 진정한 자아를 찾고 성장하는 과정이 앞으로 펼쳐질 것 같아요."

오윤아는 원래 무용가를 꿈꿨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무용을 시작해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배우면서 대학에서도 무용을 전공할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꿈을 접어야했다.

"그 이후에는 다른 꿈을 꿔 보지 않았어요. 전 집안의 가장이었고 뭐를 해서든 돈을 벌어야했어요.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습니다. 그 당시에는 돈을 많이 버는 게 꿈이었어요. 연기자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저와는 다른 세상 사람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정말 우연히 레이싱 걸 선발대회에 출전해보라는 제의를 받았고 거기서 1위를 한 거예요."

172㎝의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그는 레이싱 모델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CF계에도 진출했지만 3년 간 활동하면서도 연기는 생각하지 않았다.

"연기하라는 권유는 많았지만 겁이 나서 계속 도망다녔어요. 연기를 하려면 1년 정도 트레이닝을 받아야하는데 당시에는 돈을 벌기 바빠서 1년을 투자할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그때 남동생이 '누나가 여기서 더 떨어질 데가 어딨냐'며 해 보라고 밀더군요. 그 말이 가슴에 와닿았고, 한 번 해보자는 생각에 연기학원에 등록해 혹독하게 수업받았습니다. 그때 하루 용돈 2천 원을 썼는데, 쇼윈도에 걸린 예쁜 옷들을 보면서 '난 언제 저런 옷들을 입을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그렇게 해서 2004년 SBS '폭풍속으로'에 3회 출연하는 역할로 연기에 데뷔한 그는 이후 '올드미스 다이어리'와 '연애시대', '외과의사 봉달희'를 거치며 차근차근 계단을 올라왔다.

2007년 '외과의사 봉달희'를 찍으면서 결혼한 그는 허니문베이비를 얻어 그해 출산을 했다. 그러나 6개월 만에 출산 전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복귀해 '우리 집에 왜 왔니'와 '바람의 나라'를 찍었고, 갑상선암 진단과 수술 후에는 곧바로 '밥줘'와 '공부의 신'에 출연하며 연기에 대한 욕심을 불태웠다.

"35개월 된 아들한테는 너무 미안하지만 아들이 연기자 오윤아에게는 복덩이예요. 출산 후 일이 더 잘되고 있거든요. 돌이켜보면 지금의 제 모습은 기적같이 느껴져요. 평범하게 살 줄 알았던 제가 이렇게 연기를 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 했거든요. 누가 그러던데 연기자는 운명적인 직업이래요. 운명이 아니면 어찌해도 될 수 없다고. 제가 정말 그렇게 피하려고 했는데 지금 이렇게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운명인 것 같고 너무 감사해요."

그는 "인기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요즘 반응이 좋으니 행복하고 보람도 더 느낀다"며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