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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명 "20주년에는 영화 40편 채우고 싶어"
2010-08-08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명필름 탄생 20주년에는 저희가 제작한 영화 편수가 마흔 편에 이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새로운 이야기로 꾸며진 영화들로요."

명필름 탄생 15주년을 맞아 남편인 이은 대표와 함께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심재명(47) 대표를 최근 서울 종로구 필운동 명필름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무실에는 '접속'(1997),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 등 명필름의 15년 역사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포스터와 스틸컷이 깔끔하게 정리돼 벽면을 채우고 있었다.

평단의 호평을 얻은 '코르셋'(1996)으로 첫발을 내디딘 명필름은 1995년 설립 후 지금까지 28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올해 가을 개봉하는 '시라노 연애조작단'과 겨울방학 특수를 노린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잎싹'까지 포함하면 서른 편이다.

연평균 2편의 영화를 15년간 꾸준히 만들어온 셈이다.

"어려운 시절이 있었지만 부침이 심하지는 않았어요. 상대적으로 운이 좋았던 편이죠. 그 안에서 성실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명필름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이어진 한국영화 중흥기를 이끌었던 영화사 중 하나다.

'접속'으로 큰 성공을 거둔 명필름은 '조용한 가족'(1998),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1998), '해피엔드'(1999), '섬'(2000), '공동경비구역JSA'(2000), 'YMCA야구단'(2002), '바람난 가족'(2003) 등을 만들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면서 흥행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흔치 않은 영화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심재명 대표는 시네마서비스의 강우석 감독, 싸이더스의 차승재 대표와 함께 충무로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꼽혔다.

"명필름 식구들은 우리의 삶에 맞닿아 있는, 그러면서도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소재에 관심을 두는 것 같아요. 드라마, 멜로, 휴먼드라마 그리고 당대의 시대공기나 사회 이슈를 만들어가는 영화들을 주로 만들었죠. 판타지나 액션, 블록버스터 등 남성용 영화들은 별로 없었던 것 같네요."(웃음)

김지운 감독의 '조용한 가족'은 색다른 소재의 코믹 잔혹극이었고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는 민감하고 묵직한 남북문제라는 소재를 건드리면서도 유머의 힘을 잃지 않았던 독특한 영화였다.

가족의 위기를 역설적으로 보여준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 그리고 박찬옥 감독의 '파주'(2009)에 이르기까지 명필름은 상업성과 예술성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해왔다.

"남편과 저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새로운 그릇으로 담아내려는 이야기에 매혹되는 것 같아요. 밖에서 보면 아슬아슬하기도 하죠. 상업적이면서 예술적이기도 한 영화, 그러한 영화를 만들려는 모험심은 있는 것 같네요."

2004년에는 강제규 필름과 통합해 MK픽처스를 설립했다. 연간 3-4편을 만들었다. 중국에서 극장 사업도 시작했다. 정신없이 바쁜 시절을 보냈지만 아쉬움도 컸던 시절이었다고 한다.

"투자, 제작, 배급까지 도맡아 공격적으로 회사를 운영했고 많은 영화를 만들었어요. 일이 많아지면서 힘도 들었죠. 하는 일이 많아진 것에 비해 그만큼의 성과는 못 올렸던 것아요. 그 당시 만들었던 영화들의 내용적인 부분은 조금 아쉽습니다."

2007년 MK픽처스와 기업결합을 끝내고 지금은 '명필름'이라는 옛 회사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에는 야심찬 프로젝트 2편을 준비 중이다. 로맨틱 코미디 '시라노 연애조작단'과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잎싹'이다. 특히 명필름이 애니메이션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당을..' 같은 경우는 지난 3년간 준비한 애니메이션이에요. 겨울방학에 개봉할 예정인데, 한국산 장편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을지 저희도 궁금합니다. 순제작비만 30억원이 든 적지 않은 규모의 애니죠.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역시 스토리텔링입니다. 시나리오에 자부심을 느껴요. '한국산 애니메이션이 되겠어?'라는 세간의 인식을 깨도록 열심히 노력해서 만들고 있어요."

2006년 정점을 찍은 후 한국영화 산업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시네마서비스를 비롯해 여러 영화사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잔치가 끝난 상황에서 명필름이 가지고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심 대표에게 각오를 물었다.

"명필름 초기와 비교해도 지금이 그때보다 영화 만드는 환경이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리고 시대가 변화하고 있고, 영화 산업도 변하고 있으며 세대들도 교체하고 있죠. 어쩔 수 없어요. 원론적이지만 양질의 좋은 영화를 꾸준하게 만드는 길밖에 없는 것 같네요."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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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