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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평론 윤석진 "7년째 드라마 거의 다 봐"
2010-08-13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오후 10시 드라마 세 편 중 한 편은 본방송으로 보고 하나는 녹화해서 보고 또다른 하나는 IPTV로 챙겨 봅니다."

충남대 국문과 윤석진(45) 교수는 2004년부터 꼬박 7년째 이런 생활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그는 지난달 말에는 드라마 비평 트위터(@kdramahub)까지 만들어 드라마에 대한 더욱 즉각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언뜻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일인듯한데 그는 이 외에도 주말드라마와 일일극, 시트콤도 시간을 내서 챙겨보고 있다.

드라마를 사랑하는 마니아들도 웬만한 노력으로는 하기 힘든 이 일을 하는 까닭은 당연히 드라마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철학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는 사실상 국내 '드라마 평론가 1호'로 꼽힌다.

12일 만난 윤 교수는 "드라마 평론이라는 불모지를 개척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 많이 버겁고 힘들다. 요즘은 아예 아니다 싶은 드라마는 포기하고 안 보기도 한다. 예전에는 공부삼아 모두 챙겨보려고 했지만 '이런 것까지 봐야하나' 싶은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정서가 황폐해지는 것 같아 피한다"고 말했다.

한양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ㆍ박사를 땄다. 2000년 '1960년대 멜로 드라마 연구-연극, 방송극, 영화를 중심으로'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그 직전에는 서강대 언론대학원에서 공연영상 석사도 받았다.

"사실 희곡을 파고들었는데 대중문화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매체는 연극보다는 방송과 영화이다보니 장르 연구에 있어서 그들을 다같이 묶어서 연구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영화는 학문적으로 어느정도 정리가 돼 있고 연구하는 분도 많지만 가장 대중적 영향력이 큰 방송 드라마는 역사적으로나 체계적으로 전혀 정리가 돼 있지 않은 것을 보고 누군가는 해야할 것 같아 연구하게 됐습니다."

충남대에 임용된 2004년 시사저널에 ''캔디렐라' 따라 울고 웃는다'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드라마 평론을 시작한 그는 이후 미디어 전문 매체를 통해 5년여 고정 칼럼을 연재했고 MBC 'TV 속의 TV'와 KBS 'TV 비평 시청자 데스크'에 드라마 전문 패널로 참여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드라마에 빠진 것은 1995년 '모래시계'부터입니다. 그 작품으로 소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드라마가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고 연구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2000년대 드라마는 계보를 꿰고 있습니다.(웃음)"

현재 거의 국내 유일의 드라마 평론가로 활동 중인 그는 초반에는 개괄적 비평을 했다면 요새는 더욱 깊숙이 작품을 해부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한층 강하게 내고 있다.

"드라마는 대중이 일상적으로, 즉각적으로 소비하는 것인데 비평은 그 속도를 못 맞추는 것 같아 트위터를 만들었어요. 좀더 활발하게 드라마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럼으로써 평론가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시청률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작품 자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주는 사람들이 필요하잖아요."

국문과 교수가 드라마 비평을 한다고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또 그가 강의에서 영상을 1차 교재로 쓰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문과에서 텍스트만 교재로 써야한다는 것은 지극히 문자중심적인 사고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구비문학이라는 것은 어떻게 정의해야 하나요. 영상은 영상문학으로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또 점차 학문의 경계가 많이 무너지는 추세잖아요. 요즘 국문과 논문에서도 드라마에 대한 연구를 많이 볼 수 있어요."

'엄마가 뿔났다' '부모님 전상서' '내조의 여왕' '환상의 커플' '굿바이 솔로' 등을 근년 들어 본 좋은 작품으로 꼽은 윤 교수는 "드라마는 작가와 연출자, 배우와 시청자 등 네 축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상호 간 소통이 활발해야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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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