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Entertainment > 연예 > 연예뉴스
이병헌 "잔혹한 장면은 영화 이해 위한 도구"
2010-08-12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잔혹한 장면은 영화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죠. 드라마를 따라가다 보면 그런 장면들은 마음에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악마를 보았다'는 드라마 구조가 강한 영화이지 잔혹함을 표방한 영화는 아닙니다."

이병헌이 할리우드 진출작 '지.아이.조:전쟁의 서막'과 드라마 '아이리스'를 끝내고 1년 만에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를 통해 국내 영화계로 복귀했다.

'악마를 보았다'는 복수에 대한 영화다. 이병헌은 연쇄 살인마 경철(최민식)에게 약혼녀를 잃고 잔혹하게 복수하는 국가정보원 경호요원 수현으로 나온다.

수현은 복수를 감행하면서 내면의 악마성을 드러낸다. 경철의 손목을 부러뜨리기도 하고 한쪽 다리의 아킬레스건을 흉기로 끊기도 한다. 무지막지한 구타는 기본이다.

수현은 그런 행위를 하면서도 감정을 발산하지 않는다. 내면은 복수에 대한 갈망으로 차오르는데 겉은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병헌은 12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수현을 움직이는 건 복수심"이라며 "복수라는 기본적인 감정 위에 극한 분노, 서러움, 지침, 피곤함, 실소와 같은 감정들을 얹어야 했다. 분노의 감정도 폭발적인 분노, 어중간한 분노로 세분화해 전달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감정조절 연기는 물론 고난도 액션도 소화했다.

그는 담벼락을 타 넘고 봉을 잡고 180도 회전하는 회전킥도 선보인다. 보이는 건 무조건 잡아서 휘두르는 경철과의 격투 장면도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았을까.

"'악마를 보았다'는 사실적인 액션으로 채워진 영화죠. 발차기를 하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서로 뒤엉켜 쓰러지기도 해요. 일정한 합이 있지 않죠. 반면 '지.아이.조'는 합이 분명한 영화죠. 액션 장면만 놓고보면 '악마..'에 비해 '지.아이.조'가 훨씬 쉬었던 것 같아요."

영화는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두차례에 걸쳐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지만 몇 장면을 삭제하거나 길이를 줄이는 곡절 끝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12일 개봉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지가 절단된 시신이 보이고 잘린 머리가 바닥을 구르는 등 자극적인 몇몇 장면들이 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영화가 잔인하다는 생각은 거의 안 했어요. 편집과정에서 스태프로부터 '잔인하다'라는 말을 듣고 의아하게 생각했죠. 그런데 실제로 제한상영가 등급이 나온 거예요. '나 모르게 찍은 부분이 많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영화를 빨리 보고 싶어졌어요."

이병헌은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에 이어 김지운 감독의 영화에 세번째로 출연했다. 김 감독에 대해 묻자 "배우로 치자면 스타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사람"이라며 "풍부한 예술적 감성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여우 같은 머리도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데뷔 18년차인 이병헌의 연기는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성격이 강하거나 독한 캐릭터에 치우쳐 있는 것 아닌가라는 말이 충무로에서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이병헌은 '놈놈놈'에서 나쁜놈 박창이를 맡았고 작년 '지.아이.조'에서도 악역 스톰 쉐도우를 연기했다.

"요즘에 그런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제가 왜 미처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찌 됐건 한쪽으로 이미지가 치우치는 건 좋은 일은 아닌데 말이죠."

할리우드에 진출한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무언가 풍요해진 느낌"이라며 "많은 걸 보고 느끼는 거는 누구에게나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작년 '지.아이.조'가 개봉한 이후 국내에서 드라마 한편과 장편영화 한편을 끝낸 이병헌은 내년 다시 할리우드로 눈을 돌린다. 그는 '지.아이.조' 속편에 출연할 예정이다.

"내년 초쯤 촬영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악마'를 끝내고 나서 당분간은 휴식을 취할 예정입니다."(웃음)

buff27@yna.co.kr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