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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주 "낯설지만 새로운 이혼상 제시"
2010-08-15

(고양=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한마디로 낯설죠. 어렵고요.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이혼상을 제시해야할 때가 아닐까 싶고, 우리 드라마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손현주(45)가 SBS TV 주말극 '이웃집 웬수'에서 이혼남 성재 역을 맡아 밀도 있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얼결에 막내를 사고로 잃고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벗어나려고 아내 지영(유호정 분)과 이혼한 성재는 지영과는 전혀 다른 미진(김성령)을 만나 재혼을 꿈꾸지만 어머니의 반대와 삶의 방식 차이 등으로 난관에 봉착한다. 또 우연히 옆집에 살게 된 지영과의 관계도 마치 오누이처럼 애매하다.

최근 경기 탄현 SBS 제작센터에서 만난 손현주는 "성재의 심정이 지금 굉장히 복잡해 나도 연기하기가 괴롭다. 성재가 처한 상황은 신호등 없는 사거리에서 차들이 서로 가려고 빵빵대고 있는 형국이라 연기하는게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이웃집 웬수'는 이혼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그린다. 여느 드라마와 달리 첫회에서 주인공 부부가 이혼해버린 이 드라마는 그들이 헤어졌지만 정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계속 얽히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어느 한 쪽이 일탈했거나 부도덕해서 이혼했다면 평생 안 보고 사는 원수가 되겠죠. 하지만 성재와 지영처럼 싫어서가 아니라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이혼을 택한 부부라면, 또 그 사이에 아이가 있다면 계속 얽히지 않을까요? 무서운 게 정이라고 지영과 성재는 갈라섰지만 여전히 서로를 염려하고 있어요. 성재에게 지영은 가시처럼 목에 걸린 듯한 존재예요. 특히 재혼을 하려니까 그간 지영에게 잘못했던 것들이 떠오르며 미안해지는 거죠."

그는 "솔직히 이런 이혼부부가 실제로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주변에 이혼한 사람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며 "그런 상황에서 이제는 쿨한 이혼상을 한번 이야기해보자고 작가는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나아가 성재와 지영이 서로 상대의 새로운 사랑을 지켜보며 조언해주고, 성재의 재혼 상대인 미진이 지영에게 '친구처럼 지내자'며 접근하는 다분히 이색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성재와 지영의 모습을 보고 '그럴거면 왜 이혼하냐'고 지적하는 분들도 많아요. 한국 드라마에선 분명 낯선 설정이 많죠. 하지만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는 이유는 당사자만 아는 거잖아요? 성재가 지영의 새로운 사랑인 건희(신성록)를 바라보는 심정은 질투라기보다는 걱정과 근심이에요. 건희가 혹시 가벼운 마음으로 지영을 만나는 것이라면 지영이 상처받을 수밖에 없잖아요."

이렇듯 지영에 대한 애틋함을 한켠에 품은 성재는 재혼을 둘러싸고 미진과 어머니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또 다른 고통에 직면해있다.

"성재가 미진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은 즐겁고 행복했지만 막상 재혼을 하려니 걸리는 게 한둘이 아닌 거죠. 사람을 알면 알수록 모른다는 말이 있는데, 지금 성재와 미진의 상황이 그런 것 같아요."

올해 결혼 14년차인 손현주는 "부부생활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 표현을 많이 해야한다"고 말했다.

"성격차이로 이혼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성격차이라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결혼 생활이 길어지면서, 나이가 들면서 대개 부부간 대화가 줄어드는데 서로 내 마음을 알아주겠거니 하고 표현을 안 해서 그래요. 그러다 보면 대화가 단절되고 그 순간 부부는 남남이 돼버립니다. 결국은 서로 무관심해서 이혼하는 것 같아요. 힘들다, 고통스럽다는 것을 서로 공유해야해요. 상대가 알도록 매 순간 표현을 많이 해야합니다. 물론 그것은 평생의 숙제겠죠."

손현주는 '조강지처클럽'과 '솔약국집 아들들'을 거쳐 '이웃집 웬수'까지 지난 3년간 주연을 맡은 연속극이 잇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방송가의 '흥행 보증수표'로 떠올랐다. 특히 '조강지처클럽'은 시청률 40.2%, '솔약국집 아들들'은 48.6%로 종영하며 '대박'을 쳤고 '이웃집 웬수'는 섬세한 심리극이 주는 어려움에도 시청률 20%대를 유지하며 사랑받고 있다.

'시청률 보증수표'라고 하자 그는 "모두 다 같이 만드는 드라마인데 무슨 소리냐"며 손사래를 쳤다.

"출연하는 작품이 사랑받으면 기쁘고 감사하죠. '이웃집 웬수'는 내용이 어려워 시청자의 반응이 궁금했는데 잘 받아들여 주시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그런데 성재를 연기하는 전 요즘 진짜 괴롭네요.(웃음)"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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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