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Entertainment > 연예 > 연예뉴스
구미호 두 마리, 안방극장 틈새 파고들다
2010-08-20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구미호 두 마리가 여름 안방극장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선전하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TNmS에 따르면 KBS 2TV 월화극 '구미호-여우누이뎐'은 지난 17일 시청률 16.9%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MBC TV '동이'(24.8%)와 SBS TV '자이언트'(24%)가 선두 자리를 놓고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지만, '구미호-여우누이뎐'이 기죽지 않고 10%대 후반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또 SBS TV 수목극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지난 19일 시청률 14.1%를 기록했다.

동 시간대 43.7%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KBS 2TV '제빵왕 김탁구'와는 '게임'이 안되지만 이 드라마 역시 지난 11일 첫선을 보인 이래 조금씩이나마 시청률이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MBC TV '로드 넘버 원'의 시청률은 4.8%였다.

◇구미호, 색다르게 해석하다 = 구미호는 전통적으로 여름이면 찾아오는 안방극장의 스테디셀러다. 남자의 간을 파먹으며 입에서 피를 흘리는 구미호의 모습은 천연 냉방장치였다.

그런데 올해 등장한 구미호 두 마리는 '퓨전'이라는 점에서 과거와 선을 긋는다.

'구미호-여우누이뎐'은 남자를 홀리는 구미호가 아니라 새끼를 살리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어미'로서의 구미호를 조명한다.

또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상큼, 발랄하며 천진난만한 아가씨의 모습으로 2010년 서울 한복판에 나타난 구미호의 현대문명 체험기를 그린다.

이처럼 재해석된 구미호는 불꽃 튀는 안방극장 시청률 경쟁 속에서 무시할 수 없는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다.

◇'눈물의 여왕 구미호' = '구미호-여우누이뎐'은 '눈물의 여왕 구미호'를 탄생시켰다. 모성애에 살고 죽는 구미호인 까닭에 이 드라마 속 구미호는 공포의 존재라기보다 슬픔을 상징한다.

이 때문에 구미호 역의 한은정은 구미호로 둔갑한 모습보다 안타까움에 울고 있는 연기를 더 많이 선보이고 있다.

딸 연이가 구미호로 독립할 수 있는 12살이 될 때까지 안전하게 키우기 위해 인간으로 둔갑해 양반 윤두수의 첩으로 들어갔던 구미호는 윤두수의 딸 초옥이 때문에 연이가 희생되자 복수에 나선다.

그러나 연이의 혼이 초옥이에게 빙의되는 등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구미호는 복수에 앞서 새끼에 대한 사랑으로 시종 갈등하는 모습을 보인다.

누리꾼들은 "제발 복수를 하라"고 요구하면서도 '어미 구미호'의 절절한 모성애에 많은 표를 던져주고 있다.

구미호와 인간 사이를 오가는 어린 연이와 초옥이의 기막힌 상황도 시청자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미호' =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는 아예 구미호가 '미호'로 불린다. 얼결에 구미호(신민아 분)와 엮이게 된 대웅(이승기)은 500년 만에 봉인에서 풀려나 현대 세상에 던져진 구미호를 '미호야~'라고 부르며 아기 돌보듯 보살핀다.

예쁘고 상큼한 미호는 천진난만한 매력으로 대웅의 마음을 서서히 파고든다. 천성 탓에 소고기만 보면 사족을 못 쓰고 날고기에 집착하지만 그 외에는 꼬인 것도, 두려운 것도 없는 어린아이와 같아 사랑스럽다.

미호는 비누와 로션을 쓰라고 주면 날름 혀로 맛을 보며 '아 맛있다'고 하고, 고기 냄새가 난다 싶으면 쓰레기통을 뒤져 강아지처럼 뼈다귀라도 입에 물고 있다.

그러나 가공할만한 에너지 탓에 발로 벽을 차면 벽에 금이 가고, 슬퍼서 울면 맑은 하늘에 비(여우비)가 내리는 등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낸다. 또 물을 무서워해 한강유람선을 타면 기운이 빠져 여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등 대웅에게는 꼬리 아홉개 달린 구미호가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 같은 존재다.

이 드라마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인간 구미호'를 등장시키고 있다는 점. 실제 구미호는 천진난만한데, 미모로 숱한 남자들을 발아래에 부리는 '인간 구미호' 혜인(박수진)을 등장시켜 재미를 더하고 있다.

◇한은정 vs 신민아, '매력 발산' = 이 두 작품으로 구미호 역을 맡은 한은정과 구미호는 나란히 각자의 필모그래피에 확실하게 방점을 남기게 됐다.

그간 대표작을 만들어내지 못했던 두 배우는 색다른 구미호 연기로 나란히 호평을 얻고 있다. 전형적인 구미호의 모습에서 탈피한 새로운 캐릭터를 둘은 기다렸다는 듯 자기 것으로 소화해내고 있다.

특히 한은정은 그가 현대극보다 사극에서 빛이 난다는 것을 새삼 보여주며 단아하고 담백한 구미호를 표현하고 있다.

'구미호-여우누이뎐'의 게시판에는 "한은정이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지 몰랐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1년여 CF계 최고 스타로 떠오른 신민아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자신의 매력을 모두 꺼내보이고 있다. 26살 발랄한 아가씨의 건강함과 섹시함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pretty@yna.co.kr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