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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대권'에 도전하다
2010-08-25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드라마가 대권에 도전한다.

그간 국내에서는 정치 드라마나 시대극 속에서 단편적으로 그려졌던 대통령이 미니시리즈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잇달아 발탁되며 '인기 직종'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SBS TV가 10월 내놓는 '대물'과 KBS 2TV가 12월 선보일 '프레지던트'는 각각 대권에 도전하는 정치인의 이야기다. 대권 레이스를 집중적으로 그리며 대통령에 당선된 후의 이야기도 곁들일 예정이다.

정확히 말하면 주인공이 대통령이라기보다는 대통령 후보지만, 대권 레이스를 기둥 줄거리로 삼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직위와 삶이 다각도로 조명될 예정이다.

'대물'은 고현정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우리나라의 첫 여성 대통령을 그릴 예정이며, '프레지던트'의 타이틀 롤은 최수종이 맡았다.

◇한.일 만화 원작 대결..이상적 대통령은 인권변호사 출신? = 두 드라마는 나란히 만화를 원작으로 삼고 있다.

'대물'은 박인권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우리나라에 최초로 여자 대통령이 탄생한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검사 출신 서혜림이 대선에 출마해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에 당선되는 이야기다.

'프레지던트'는 일본 가와구치 가이지의 만화 '이글'을 원작으로 한다. 일본 만화지만 일본이 총리제인 까닭에 미국 대통령 경선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 장일준이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이야기다.

대통령 선거를 그리면서 두 드라마는 자연스럽게 '이상적인 대통령상'을 논하게 되는데 주인공을 나란히 인권변호사로 설정한 점이 흥미롭다.

'대물'의 서혜림은 사회악에 맞서 싸우는 검사지만 정치 폭력조직의 배후인 거물 인사를 구속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던진다. 이후 변호사로 개업, 인권변호사로 명성을 쌓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대선에 출마한다.

'프레지던트'의 장일준은 평범한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나 명문대 법대에 합격한 수재로, 유신정권 때 학생운동을 하던 중 일생일대의 사건에 휘말리며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인권변호사가 된 그는 명성을 쌓아 국회의원에 도전하고 3선에 성공한다. 이후 그는 이념, 지역감정, 계층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고자 대통령에 도전한다.

◇"대통령, 더이상 금기가 아니다" = 두 드라마에 앞서 지난해에는 장동건 주연의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그리며 화제를 모았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장동건과 함께 이순재, 고두심 등 3명의 대통령을 등장시켜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위트있게 조명했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코믹한 색깔을 많이 띄었다면, '대물'과 '프레지던트'는 총성 없는 전쟁인 대선 레이스를 통해 정치적인 색깔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대통령을 좀더 적극적으로 그리는 스토리가 등장하는 것이다.

드라마 관계자들은 대통령만큼 매력적이고 극적인 직업의 인물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프레지던트'의 연출을 맡은 김형일 PD는 "대통령의 이야기를 보고 싶은 사회적 욕구가 고여있다가 이제 분출되는 것 같다. 대통령 드라마의 등장은 이제는 우리 사회도 대통령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PD는 "그동안은 대통령을 다루는 것이 금기시돼, 기껏 다루는 방식이 공화국 시리즈 드라마나 야사 등에서 다큐 수준으로 그리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특정 인물에 구애받지 않고 대통령이라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삶을 사는지 그려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SBS 박종 드라마센터장도 "드라마가 대통령을 소재로 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사회에 격의가 없어졌다는 것"이라며 "사건 중에는 살인사건이 제일 세듯, 인물 중에서는 대통령이 가장 극적인 요소가 많은 캐릭터다. 그래서 이미 외화에는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많지 않냐"고 말했다.

변화의 조짐은 서서히 있었다.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서는 여주인공 전도연이 대통령의 딸로 설정돼 대통령 부녀의 인간적 모습이 그려졌고, '시티홀'에서는 남자주인공 차승원이 대권을 꿈꾸는 청년 정치인으로 마지막에 대선에 출마하는 모습을 그렸다.

또 '꽃보다 남자'에서는 이정길이 의사 출신 전직 대통령으로 등장해 대통령 이후의 삶을 엿보게 했고, '아이리스'에서는 테러 조직에 맞서 고뇌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나왔다.

박종 센터장은 "'대물'은 대선을 그리지만 멜로를 세게 그리는 퓨전 멜로 정치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물'은 훈남 정치인 강현석, 제비 출신 하류를 등장시켜 여성 대권 주자의 삼각 멜로를 비중있게 그릴 예정이다.

◇"이젠 멋진 대통령이 나왔으면" = 대통령을 소재로 한 드라마의 잇따른 출현은 멋진 대통령에 대한 욕구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형일 PD는 "정파를 떠나 대통령의 리더십은 국운을 결정할 만큼 대단히 중요하지 않느냐"며 "우리나라에도 멋진 대통령이 한번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누구나 갖고 있는데, 드라마는 그런 바람을 담아 근사한 대통령상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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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