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Entertainment > 연예 > 연예뉴스
아저씨 이정범 감독, 액션영화 정말 매력
2010-08-26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원빈 주연의 액션 영화 '아저씨'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토이 스토리 3' '악마를 보았다' 등 경쟁작들을 물리치면서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린 '아저씨'는 이번 주 안에 관객 400만명을 돌파할 기세다. 올해 한국영화로는 가장 많은 546만명을 동원한 '의형제'를 넘어설지도 관심거리다.

'아저씨'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정범 감독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영화 흥행에 실감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제가 한 번도 이런 경험이 없잖아요. 주변에서 얘기하시니까 잘 되고 있나 보다 하는데 기사를 볼 때마다 다른 사람 영화 같기도 해요."

데뷔작인 설경구 주연의 '열혈남아'(2006년) 때는 67만명이 들었다면서 "무조건 손익분기점은 넘기자는 생각이 있다. '열혈남아' 때는 투자사에 손해를 많이 끼쳤는데 이번에는 제 소원을 이룬 셈"이라며 웃었다.

정교하고 현실적인 액션, 주연배우 원빈의 매력 등 '아저씨'의 성공 요인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이 감독은 "시나리오 쓸 때부터 관객이 지루해할 틈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흥행의 원동력으로 빠른 장면 전환을 우선 꼽았다.

또 "여성 분들이 원빈 씨의 변신에 대해 만족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렇게까지 반향이 클 거라는 예상은 못 했다. 액션 장면을 두고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내가 한국영화에서 싫어한 액션을 철저히 배제한 것을 좋게 봐주시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아저씨'는 특히 액션영화에 열광하는 남성 관객으로부터 이제껏 한국영화에 없던 새로운 차원의 사실적인 액션 장면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영화에 많이 나오는 현란한 무술은 실질적으로 싸울 때 쓰는 무술이 아닙니다. 어렸을 때부터 영화 보면서 '저렇게 싸우지 않는데…' 하는 생각을 많이 했죠. 그러던 차에 '테이큰'과 '본' 시리즈가 나왔어요. 우리도 이런 무술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고 공부를 많이 했는데 그런 영화들이 동남아의 무술을 많이 쓴다는 걸 알았죠. 화려하지 않고 짧은 시간에 상대방의 급소만 노리는 게 너무 근사하고 좋았어요."

그는 필리피노 칼리나, 브루나이 실라트 등의 무술 동작을 담은 CD를 박정률 무술감독에게 보여주고 동작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촬영 전 3개월 동안 매주 3~4일은 경기도 하남의 도장에서 무술감독, 원빈과 함께 동작을 맞췄다.

고등학생 때까지 태권도 선수였던 그의 이력도 액션영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영화에 태권도 동작을 넣지는 않았지만, 태권도를 했기에 무술감독과 이야기가 잘 통했고 훈련이 얼마나 힘든지 알아 원빈을 많이 쉬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폭력 수위가 상당히 높다.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를 비롯해 곧 개봉할 장철수 감독의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까지 최근 잔인한 장면이 많은 영화가 잇따르는 데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완성도 있는 영화는 그 자체로 보면 되고 올여름에 이런 영화가 많다고 유행이 잘못 흘러간다고 볼 수는 없다. 우연의 일치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영화로 인한 모방범죄를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사람은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저씨'에는 범죄조직의 킬러 람로완 역으로 태국 출신 배우 웡트라쿨 타나용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이 감독은 태식(원빈)과 대등하게 싸울 킬러의 이미지가 있는 '뉴페이스'가 필요해 외국인 배우를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미를 마지막에 구할 수 있는 선한 느낌이 있어야 했다"면서 "람로완은 잘못 자란 태식이다. 만약 태식이 범죄에 발을 들였다면 람로완처럼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작품도 액션영화를 할 생각이다. 그는 "지금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액션영화다.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는 자신이 없다"면서 "'아저씨'는 맨손 격투와 칼싸움 위주였다면 다음 영화는 총격전 위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찍어보니 액션은 드라마보다 두 배가 힘들어요. 배우 훈련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요. 힘들긴 한데 잘만 찍으면 액션만큼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이 감독은 아직 '아저씨' 개봉 후 극장에서 자기 영화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일반 관객하고 같이 보기는 쑥스러워요. 원빈 씨와 같이 심야에 몰래 가서 보기로 했어요."

kimyg@yna.co.kr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