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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선배 다가올 때 너무 싫었어요"
2010-08-28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최민식 선배님이 아니라 경철이라는 악한 사람으로 느껴졌어요. 연기지만 실제 상황처럼 느껴져서 다가오는 느낌이 너무 싫었어요."

김지운 감독의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 출연한 배우 윤채영. 최민식이 연기한 연쇄살인범 장경철에게 겁탈당할 뻔한 간호사 캐릭터를 실감 나게 연기해 관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가 나오는 장면은 길지 않지만, 영화 속 다른 여자 캐릭터들의 연기가 어색한 탓인지 오히려 더 강한 인상을 남긴다. 시골 의원의 순박한 간호사가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제대로 표현해 장경철의 악마성을 더 부각시켰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윤채영은 극중 간호사 캐릭터와 사뭇 다른 이미지였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아직 젖살이 빠지지 않은 22살로 마른 연예인들과 달리 현실에 있을 법한 느낌"이라면서 "배역을 위해 4~5㎏을 찌웠다"고 했다.

그는 "간호사의 느낌만 갖고 현장에 가서 최민식이라는 최고 배우의 에너지를 받아서 분출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촬영할 때는 최민식이 실제 악마처럼 느껴져 몸서리를 쳤다고 했다.

"다 프로인데 저는 검증되지 않은 신인이잖아요. 저 하나 못 하면 다른 사람들이 너무 고생하니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악마를 보았다'는 26살이 되도록 무명 생활을 보내던 그에게 최고의 감독과 배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까지 두 달 정도 걸렸어요. 캐스팅됐을 때 밖에서는 표현을 못 하고 집에 가서 방방 뛰어다녔어요. 처음 연기할 때의 콩닥거리는 설렘을 다시 느꼈죠. 하하."

어릴 적부터 그림을 그린 그는 고교 재학 시절에 취미로 연극반에 들어갔다가 연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한다.

이후 미스 빙그레로 뽑혀 광고에 출연하고 TV 드라마에 잠깐씩 얼굴을 비추기도 했다. 서울예대 방송연예과를 나와 드라마 '주몽'에서 작은 역할을 맡았고 독립영화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에서는 주연도 했지만, 배우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만한 역할을 수년간 맡지 못했다.

그는 "들어오는 작품이 별로 없었고 공백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힘들었다"면서 "정말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른 일도 찾아봤다. 그런데 후회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했느냐는 주변 선배들의 말을 듣고 연기를 계속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악마를 보았다'를 통해 윤채영이라는 본명을 알리기 시작했다. 미니 홈피 방문자도 하루 수십 명 정도였지만 영화 개봉 후에는 2천명을 넘기기도 했고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순위 1위에 오른 적도 있을 만큼 뜨거운 관심에 놀라는 눈치다.

인터뷰 내내 밝게 웃으면서도 반짝이는 눈빛으로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낸 그는 아직 해보지 않은 역할이 너무 많다고 했다.

"저 스스로 많은 모습을 찾아보고 싶어요. 관객들의 마음을 '톡'하고 건드릴 수 있는 배우, 진심으로 연기하고 진실한 모습을 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kimy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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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