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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탕산 대지진>의 감동이 대륙을 적신다

모든 흥행 기록을 다시 쓰는 중, 새로운 제작 방식·도시별 관람료 차별화도 호평

<탕산 대지진>

선선한 가을바람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베이징. 하지만 극장가에서는 연일 뜨겁게 흥행 기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7월22일 개봉한 펑샤오강 감독의 <탕산 대지진>(After Shock)이 개봉 한달 만에 흥행 수익 6억위안을 돌파하며 기존 중국영화의 모든 흥행 기록을 새로 만들고 있는 중이다.

지진을 소재로 한 재난영화에 1억위안이 넘는 제작비라면 흔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영화를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펑샤오강 감독은 관객을 유혹하는 특수효과보다 관객을 감동시키는 이야기를 택했다. 따라서 이 영화는 초반 5분간의 지진장면 외에는 영문 타이틀 ‘After Shock’라는 말 그대로 지진이 지나간 뒤 살아남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탕산 대지진>은 화교 출신 작가 장링이 쓴 소설 <여진>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소설이 지진으로 겪는 사람들의 고통을 이야기했다면, 펑샤오강 감독은 원작에 따뜻함을 불어넣었다. 사실 영화 <집결호>에서 보여주었던 펑샤오강 감독의 이런 이야기 서술 방식은 <탕산 대지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영화 초반부 관객에게 극적인 상황을 제시하고, 중·후반부에서 극적 상황을 겪은 사람들의 인생을 천천히 따라가면서 따뜻한 정을 담아 보여준다. 현지 언론은 140분에 가까운, 다소 길게 느껴지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펑샤오강 감독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따뜻한 인간미에 중국 관객이 완전히 동화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작품이 흥행 기록 외에도 중국 현지에서 주목받는 이유로 세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다. 우선 그동안 장이모, 첸카이거와 함께 중국 3대 감독으로 불리던 펑샤오강이 <탕산 대지진>을 통해 장이모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중국 내 최고 감독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집결호> <쉬즈 더 원> 등 최근 작품들의 연이은 성공과 함께, 개봉 이후 항상 찬반 논쟁에 시달리는 장이모와 달리 언론과 관객 모두에게 찬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언론은 중국 대중의 감성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감독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두 번째는 제작 모델에 대한 것이다. 중국 탕산시 정부, 민영 투자배급사인 H.Y. 브러더스, 중국 국영투자배급사인 차이나필름 그로업스가 1억2천위안을 공동 투자한 이 영화는 탕산시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인 중국광전총국(영화 관련 정부기구)이 펑샤오강 감독에게 제작을 의뢰해 만들어졌다. 기존 중국 정부 주도 영화가 주선율영화(공산당영화)의 성격을 짙게 띤 반면에 <탕산 대지진>은 정부의 역할이 오직 투자로만 제한되고, 창작에는 독립성을 유지하는 한편, 홍보와 PPL 등은 100% 상업영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여기에 탕산시 정부는 촬영 세트장을 관광지로 활용할 예정이어서 향후 새로운 중국영화의 제작 방식의 표준 모델을 제공했다는 평이다.

마지막으로 티켓 가격의 차별화 정책이다. 영화의 주요 배급사인 H.Y. 브러더스는 개봉 전 각 극장에 도시별(대·중·소로 구분) 티켓 가격을 지정했다. 개봉 초기에는 이같은 티켓 정책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그러나 영화의 기록적인 흥행 성적에 힘입어 각 제작사와 배급사 등이 향후 대작영화 배급에 앞서 유사한 티켓 정책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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