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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영웅본색' 못 넘은 '무적자'
2010-09-11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비장미 넘치는 아름다운 액션, 남자들의 뜨거운 의리와 형제애. 저우룬파(주윤발), 장궈룽(장국영)이 출연했던 우위썬(오우삼) 감독의 '영웅본색'(1986)은 홍콩 느와르를 부활시킨 기념비적 영화다.

24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팬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영웅본색'이 한국에서 '무적자'라는 제목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배경을 홍콩에서 한국으로 옮겼지만,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 4명과 그들이 꾸며내는 이야기는 원작과 거의 비슷하다.

어려서 북한을 탈출하다 헤어진 형제 혁(주진모)과 철(김강우). 혁은 가족을 버려두고 자신만 무사히 빠져나온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동생 철을 찾으려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혁과 영춘(송승헌)은 부산에 있는 무기밀매조직의 핵심이다. 그러나 조직원 태민(조한선)의 배신으로 혁은 감옥에 갇히고 영춘은 복수를 하려다 다리를 다쳐 허드렛일을 하는 신세가 된다.

한국에 들어와 경찰이 된 철은 혁을 증오하면서 화해를 청하는 형의 손길을 매몰차게 뿌리친다.

무기밀매 조직 수사에 열을 올리는 철, 출소 후 다시 조직에 가담할 것을 제안받지만 새 삶을 살고자 하는 혁, 자신의 존재를 다시 입증하려는 영춘, 이들 3명을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제거하려는 태민.

태민이 세운 음모를 발단으로 이들 네 사람을 둘러싼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영웅본색'을 본 30~40대 이상 관객이라면 영화를 보는 내내 원작이 오버랩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영웅본색'이 워낙 강한 인상을 남긴데다 '무적자'는 인물과 이야기, 중요한 장면 등 여러 면에서 원작을 많이 따랐기 때문이다.

주진모와 송승헌은 특히 선글라스를 끼는 등 차림새가 원작의 배우들을 연상시킨다. 영춘이 다리를 절룩거리면서 바닥에 떨어진 돈을 줍는 장면이나 보트를 타고 가다 되돌아오는 장면 등은 원작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오마주 같다.

혁과 영춘이 3년 만에 재회하는 장면에서 피아노 선율로 흐르는 원작의 삽입곡은 감회가 새롭다.

'영웅본색' 같은 걸작을 리메이크하는 것은 송해성 감독이나 배우들이 여러 차례 밝힌 대로 잘 해야 본전이다.

감독과 배우들이 걱정한 대로 30~40대 이상인 '영웅본색'의 팬들은 '무적자'가 원작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다소 실망할 것 같다. 다만, 원작을 보지 못한 관객이라면 평이 다를 수도 있다.

'무적자'가 원작과 다른 점이라면 우정보다 형제애를 더 강조했다는 것이다. 한류스타 송승헌이 영춘 역을 맡았지만, 그의 비중은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다.

원작이 홍콩 반환을 앞둔 불안한 심리를 밑바닥에 깔았다면 '무적자'는 혁과 철, 영춘을 북한 출신으로 설정해 남한 사회에서 쉽게 뿌리내리지 못하는 이들의 심리 상태를 표현했다.

코트 자락을 휘날리면서 양손으로 총을 갈겨대는 액션을 보여주지만 요즘 국내 액션영화와 비교해 볼 때 그다지 새롭지는 않다.

주진모를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는 제법 볼 만하다. 하지만 송승헌이 북한말을 하는 일부 장면은 다소 어색하다. 1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kimy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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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