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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영화
2010-10-03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PIFF) 올해 제15회 행사가 오는 7일 닻을 올린다.

영화제 기간 전 세계 67개국에서 출품된 다양한 작품 300여 편이 상영된다. 아흐레 동안 모든 작품을 볼 수는 없다. 전찬일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를 비롯해 각 영화제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작품과 화제작이 될 만한 영화를 추려봤다.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작

▲휘파람을 불고 싶다 = 비행 소년 실비우는 소년원에 수감 중이다. 출소를 5일 앞둔 어느 날, 오랫동안 사라졌던 어머니가 나타나 남동생을 데려가려 한다. 평소 동생을 아들처럼 아낀 실비우는 5일이 길게만 느껴진다.

방송국 기자 출신 플로린 세르반 감독이 연출한 영화.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루마니아 영화의 여전한 활력을 엿볼 수 있는 영화"라며 "미니멀리즘적 스타일로 이만한 극적 긴장감을 구현해 낸 점이 놀랍다"고 평했다.

▲모정과 사랑 사이 = 어느 젊은 여인과 그의 딸은 고국 벨라루스를 떠나 스웨덴의 한 난민 캠프에 정착한다. 하지만 그곳도 벨라루스 못지않다. 추방의 공포를 비롯해 크고 작은 위협이 산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남자가 그들에게 다가오고 두 모녀는 그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여인은 생존을 위해 모정과 사랑 사이에서 힘겨운 선택을 해야 한다.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모정과 사랑 사이의 선택은 숭고함이 느껴질 정도로 처절하다"며 "여주인공의 벌거벗은 몸은 깊고 큰 여운을 남긴다"고 말했다.

폴란드 출신의 아그니에슈카 우카시악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을린 =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자신들의 뿌리를 찾아 중동으로 떠나는 쌍둥이 남매의 이야기를 담았다. 긴 여정을 통해 등장인물은 물론 관객까지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난다.

캐나다 출신 드니 빌뇌브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영화다. 데뷔작 '지구에서의 8월32일'은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서, 세 번째 장편 '폴리테크닉'은 칸영화제 감독주간에서 소개된 바 있다.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캐나다 영화의 약진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미래의 고전으로 자리 잡을 만한 문제적 걸작"이라고 평했다.

▲처녀 염소 = 시골마을의 농부 칼리안에게 염소 라일라는 가족보다도 소중한 존재다. 칼리안의 가장 큰 관심사는 라일라를 짝지우는 일.

어느 날, 칼리안은 라일라의 짝짓기를 위해 읍내로 향한다. 하지만 거물급 정치 지도자의 마을 방문으로 길은 하염없이 막히고 불만을 토로하던 칼리안은 구금까지 당한다.

결국 라일라 짝짓기는 실패로 돌아가고, 칼리안은 점차 폐인이 돼 간다. 권력과 사회의 가부장적 억압에 대한 신랄한 조롱이 엿보이는 작품. 1999년 '사좌'로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은 인도 출신의 무랄리 나이르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올해 나온 인도 영화 중 단연 최고"라며 "사실주의적이면서도 판타지적인 형식이 가미된 뛰어난 풍자극"이라고 평했다.

▲트럭 밑의 삶 = 노라는 돈을 버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건 마다하지 않는 억척어멈이다. 하지만 딸 사라 한 명을 키우기도 녹록지 않은 현실. 남자들은 무책임하고 욕구만을 채우려 할 뿐이다.

노라와 딸이 사는 트럭 주차장은 도시의 정글. 이 험난한 곳에서 사라는 비극적인 죽음을 당하고, 삶의 존재 이유였던 딸의 죽음 앞에 노라는 모든 희망의 끈을 놓아 버린다.

집이 없어 어린 딸과 트럭 밑에서 살아가는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 담담하게 노라의 뒤를 따르는 카메라는 노라의 비극을 더욱 고조시킨다. 필리핀의 아돌포 알릭스 주니어 감독이 연출했다.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연민과 분노의 감정을 한꺼번에 분출하는 대담한 영화"라고 평했다.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의 기대작

▲두만강 = 조선족인 창호는 마을 아이들과 함께 북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거주하는 동네를 찾아가 우연히 정진이라는 이름의 아이를 만난다.

창호는 먹을 것을 요구하면서도 당당한 정진의 태도에 호감을 느낀다. 조선족 아이들은 양식을 가져다준다는 조건으로 정진에게 축구 경기를 제안한다.

두만강을 배경으로 조선족과 탈북자들의 차가운 현실세계를 사실적으로 보여준 작품. 축구를 통해 먹을 것을 나눠 먹는 조선족과 북측 아이의 우정을 그렸다.

이주연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장률 감독의 영화는 영화 같은 영화가 아닌 현실 같은 영화가 그리운 날 보기에 안성맞춤인 사실적인 영화"라며 "국내 개봉이 미정이라 영화제에서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종로의 기적 = 서울 낙원동은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들이 모여 고단한 삶을 나누고 친구를 만나며 사랑을 찾는 '낙원'.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는 이곳에서 만난 네 남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감독 준문은 영화 제작 자체보다 커밍아웃 문제로 자신감을 상실해 있다. 동성애자인권연대의 활동가 병권은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다양한 집회에 참석한다.

요리사 영수는 시골에서 올라와 10년을 외롭게 지내다 최근 동성애자로만 이뤄진 합창단에 참가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대기업 사원 욜은 동성 결혼을 꿈꾼다.

성적 소수자를 피해자로 묘사한 기존 서사와는 달리 영화는 성적 소수자들이 '성적 주류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이혁상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박진형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일상을 살아가는 남성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그대로 드러낸 것은 이번 영화가 처음이어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만추 = 1960년대 이만희 감독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수배 중인 한국 이민 남성과 교도소에서 일시 석방된 중국 이민 여성이 시애틀로 가는 버스에서 만나 3일간 사랑을 나누는 내용을 담았다.

한국 배우 현빈과 중국 여배우 탕웨이(湯唯)가 주연을 맡았다.

'만추'는 김기영 감독이 1975년 '육체의 약속'이라는 이름으로, 김수용 감독이 '만추'(1981)라는 동명 타이틀로 각각 다시 만들었을 정도로, 영화 감독들에게 꾸준한 영감을 주는 작품이다. '가족의 탄생'을 연출한 김태용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모은영 한국영상자료원 프로그래머 "한국 고전영화를 김태용 감독이 어떻게 재해석했을까 매우 궁금하다"고 말했다.

◇각종 영화제 수상작..미리보는 개봉영화들

각종 해외영화제에서 큰 상을 수상한 영화도 소개된다.

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작인 자비에 보부아 감독의 '신과 인간'을 비롯해 줄리엣 비노쉬에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서티파이드 카피'가 관객과 만난다.

아울러 기타노 다케시의 '아웃레이지', 프랑스 배우 겸 감독 마티유 아말릭의 '순회공연'(감독상 수상), 세르게이 로즈니차 감독의 '나의 기쁨' 등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도 상영된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벌꿀'(세미 카플라노글루 감독),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13인의 자객'(미이케 다케시 감독)도 주목 대상이다.

개봉에 앞서 선보이는 정우성 주연의 '검우강호', 임순례 감독의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도 눈길을 끈다. 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한국영화 '시'(이창동 감독), '하녀'(임상수 감독), '하하하'(홍상수)도 다시 볼 수 있다.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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