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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 '예쁘다'란 말 솔직히 좋다
2010-10-03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KBS 2TV 월화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 여색을 밝히는 여림 구용하를 열연하는 송중기는 단연 눈에 띈다.

금녀(禁女)의 구역 조선시대 성균관을 배경으로 한 만큼 젊은 남자배우가 득실대는 이 드라마에서 그는 뽀얀 피부와 긴 속눈썹, 야무진 입매가 돋보이는 '미모'로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다.

부자연스런 연기로 시청자를 캐릭터에 몰입하기 어렵게 한 다른 '꽃미남' 배우들과 달리 송중기는 '성균관 스캔들'에서 캐릭터를 몸에 맞춘 옷처럼 소화해 낸다.

그의 능숙한 연기는 극중에서 빼어난 외모가 여심을 가장 손쉽게 홀리는 수단이라는 점을 시청자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송중기는 "예쁘다란 말이 솔직히 좋다"고 털어놨다. "오히려 더 예쁘게 나오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배우로서 자신감과 여유가 묻어났다.

한때 남자배우로서 '예쁘다'란 평가가 부담스러웠다던 그가 이를 즐기게 된 것은 이 작품에서는 외모에 대한 칭찬이 연기에 대한 호평이기도 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평가가 캐릭터랑 잘 어울려서 기분이 좋고 구용하로 더 예쁘게 나오려고 노력하게 된다"며 "그래서 더 화려하게 치장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외모가 차기작에 부담이 될 거란 우려는 없어요. 만약 다음 작품에서 캐릭터를 잘 소화하지 못한다면 '성균관 스캔들' 얘기가 나오면서 '예쁘다'라는 평가가 계속 따라다니겠죠. 그렇지만 대중의 관심은 금방 변하잖아요. 새로운 역할로 인정받는다면 그런 평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유흥을 탐하는 역할인 만큼 의상도 웬만한 여배우 의상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다.

송중기는 "실제 의상팀이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캐릭터도 여자 김윤희(박민영)가 아닌 구용하"라고 했다.

"처음에는 화려한 의상이 부담스러웠어요. 명색이 양반인데 나비가 그려진 분홍 한복을 입어야 하나 라고 생각했죠. 그렇지만 연기하다 보니 여림은 그래야 하는 캐릭터더라고요. 여림은 과한 게 맞아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연기하다 보면 여림에게 맞더라고요."

그는 "원래 액세서리를 싫어하는데 지금은 의상에 막 브로치 같은 것도 달아달라 그런다"며 "여림한테 푹 빠졌다"고 말했다.

극중 구용하는 여색을 밝히지만 멜로 라인은 주요 4인방 중 가장 약하다. 김윤희를 둘러싸고 이선준(믹키유천)과 문재신(유아인)이 은근한 삼각구도를 형성하지만 구용하는 여기서 한 발짝 물러나 있다.

이런 상황이 아쉬울 법도 한데 송중기는 "로맨스는 신경 안 쓴다"며 "솔직히 로맨스가 없으면 드라마에서 잘 눈에 띄지 않을 텐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걱정이 안 들었다"고 했다.

"로맨스가 없는 여림이 남자 캐릭터 중 분량이 가장 적을 수밖에 없다는 걸 처음부터 알았어요. 그래도 이 캐릭터를 택한 이유는 다시는 못 맡을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 색기 있는 사극 캐릭터가 얼마나 있겠어요? 소속사에서도 비중이 적다고 걱정했지만 전 얘 한번 제대로 키워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캐릭터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구용하와 많이 닮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제가 까칠하고 진지한 면이 있는데 사람들 앞에서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그런 면이 여림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여림은 내면이 강한 친구인데 평소에는 그걸 숨기죠."

그는 "현장 스태프도 내가 평소 장난치는 모습이 용하랑 똑같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실제 "요즘 고전영화 보기에 빠졌다"며 "영화 '러브 어페어'의 1950년대 버전을 구하고 있다고 기사에 좀 써달라"고 부탁하는 그에게서 능청스런 구용하의 모습이 자연스레 겹쳐졌다.

송중기는 이 작품에서 얼굴에 묻은 밥풀을 떼는 동작에서부터 배경 속 인물로 나오는 장면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연기한다. 데뷔 3년차 답지 않게 연기의 작은 부분까지 신경을 쓴다는 느낌이다.

"가장 중요한 게 디테일이에요. 여림의 가장 큰 매력은 순간순간 변하는 표정에 있어요. 까불대다가도 아니다 싶으면 갑자기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오는 0.5초의 순간이 중요해요. 몇 컷 안 나오더라도 디테일을 살리는 게 중요하죠."

'성균관 스캔들'은 시청률이 10% 초반에 불과하지만 탄탄한 이야기와 젊은 배우들의 호연으로 호평받는다.

송중기는 "방송 전 경쟁작이 워낙 시청률이 높았기 때문에 시청률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면서도 "인터넷을 보면 반응이 뜨거워 좋은 쪽으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믹키유천에게 팬레터 전해달라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제 팬이 늘어나는 걸 느껴요. 팬레터에 담긴 내용들을 보면 진심 어리게 응원해 주는 친구가 많이 생겼다는 걸 실감해요."

'성균관 스캔들' 외에 '뮤직뱅크' MC와 예능 프로 '런닝맨' 멤버로 활약 중인 그는 "쉬지 않고 다양하게 도전해 보려 한다"고 했다.

"지금 아니면 못할 경험들이잖아요. 이것저것 해보는 게 연기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연기가 본업인 만큼 연기에 도움이 안 되면 안 할 겁니다."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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