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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드> 오승훈 - 치명적인 매력을!
이주현 사진 최성열 2017-10-24

<메소드>에서 오승훈은 연극 <언체인>의 주연으로 발탁된 버릇없는 톱 아이돌 영우를 연기한다. 영우는 베테랑 연극배우 재하(박성웅)를 만나 연기에 재미를 느끼고 그와 겁 없이 사랑을 나눈다. 고등학생 때까지 농구선수로 뛰다가 20살이 넘어 새로운 길에 도전한 오승훈은 드라마 <피고인>(2017), 연극 <나쁜자석>(2017), <렛미인>(2016) 등으로 연기의 재미를 맛보았고, 영화 데뷔작 <메소드>로 강렬한 신고식을 치른다. 배우로서의 신조는 “스스로에게 떳떳하자”. <메소드>의 문을 여는 알 파치노의 말, “오로지 진실할 뿐이다. 거짓을 말할 때조차도”라는 문장이 자연히 떠오른다.

-<메소드>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을 걸었다.

=생애 첫 레드카펫이었다. ‘이 수많은 사람들 중에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을까? 이 환호 소리 중에 나를 향한 소리도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고, 신기하고 뿌듯한 경험이었다.

-파격적인 영화 데뷔작이다. <메소드>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을 본 직후엔 감이 잘 안 오더라. ‘뭐지? 떨어진 건가?’ 싶었는데 다음날 조감독님한테 연락이 왔다. “박성웅 선배님이 보자고 하신다”고. 그렇게 박성웅 선배와의 미팅까지 한 뒤에 합류했다. 변명 같지만 오디션을 급하게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오디션 대본의 양도 많아서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 대본을 숙지하고 간 건 기본이고, 특히 강조해서 준비한 건 대본의 마지막 장에 나와 있는 감정 표현으로 가득 찬 지문이었다. 영우의 미묘한 감정 처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눈을 뜨고, 어떤 눈빛으로 웃느냐에 따라 이 신이 의도하는 바가 뒤집힐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지문 표현을 많이 연습해서 갔다. 감독님이 그걸 높이 사주신 것 같다. 또 오디션 준비하면서 대본에 메모를 빼곡하게 했는데, 감독님이 그 대본을 보시더니 스탭들한테 내 대본을 보여주시더라. <메소드>에 참여하고 싶은 내 마음이 전해진 게 아닐까 싶다.

-영우는 아이돌 그룹의 메인 래퍼이자 싱어송 라이터다. 기타 치며 노래하는 장면도 있는데, 아이돌 캐릭터가 되기 위해 준비한 것이 있다면.

=일단 아이돌들이 워낙 말라서 최선을 다해 살을 뺐다. (웃음) 그들의 행동도 유심히 살폈는데, 준비하다보니 자꾸 아이돌인 ‘척’을 하게 되더라. 생각해보면 아이돌도 결국 내 또래의 친구들 아닌가. 그래서 ‘척’하는 대신 최선을 다해서 ‘나’이려고 했다. 또 기타와 노래는 레슨을 받았다. 좋아하는 노래 취향은 김광석, 로이킴 이런 쪽인데, 아이돌의 발성법으로 노래해야 해서 그것도 만만치 않게 어려웠다. 빅뱅의 멤버 태양의 노래를 주로 들으면서 연습했다.

-재하를 유혹할 수 있는 매력, 치명적 섹시함 또한 갖춰야 했다.

=그게 제일 어려웠다. 영우는 재하를 노골적으로 유혹하지 않는다. 중성적이고 모호한 느낌의 캐릭터다. 심지어 재하의 연인 희원(윤승아) 앞에서도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영우는 계속 모호하게 유혹하는 사람이다. 그러려면 영우 자체가 치명적인 매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치명적인 매력이란 뭘까 고민했는데, 치명적으로 매력적인 사람들에게는 충동적이고 예민한 지점들이 있더라. 그렇게 사람들이 계속 나를 바라보게 만드는 게 중요했다.

-박성웅 배우와의 창고 키스 신이 파격적이었는데 촬영에 어려움은 없었나.

=물론 어려웠다. 그런데 그 장면을 영화로 다시 보니까, 그 순간 진짜 영우가 사랑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좋았다. 키스 신을 찍은 직후엔 민망했다. (웃음) 그런데 촬영 준비를 할 땐 선배님이 워낙 집중하고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내가 지금 민망해할 때가 아니란 생각으로 더 집중했다.

-10대 땐 농구선수로 활동했다. 어떻게 배우가 됐나.

=고등학생 때까지 농구를 했다. 그런데 부상을 많이 당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게 힘들었다. 농구를 그만둘 땐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는데, 어차피 무언가 새로 시작해야 한다면 내가 재밌게 할 수 있는 걸 해보자 싶어서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예전에 의학 드라마 <뉴하트>(2007)를 보고 흉부외과의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그때 배우라는 직업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연기를 해서 행복한가.

=물론이다. 어린 나이에 운동하면서 느꼈던 아픔들이 있는데 그게 연기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세상에 헛된 시간은 없구나 싶다. 그 마음을 고이 간직한 채 앞으로도 쉬지 않고 연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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