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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거짓

빛나는 거짓 Fade into You

2004 한국 15세이상관람가

드라마 상영시간 : 70분

개봉일 : 2005-09-16 누적관객 : 251명

감독 : 채기

출연 : 이난 김한 more

  • 씨네215.00
  • 네티즌4.83

다른 공간, 다른 시간, 다른 꿈을 꾸는 사람들...

우주비행사, 출판사 직원, 제주도의 여자
그들이 빛나는 꿈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빛나는 거짓>은 특정한 사건을 중심으로 완결되는 드라마가 아니다. 극적인 사건이나 충격적인 인물의 등장은 없다. 우주관리공사 남자, 출판사 남자,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여자 등 세 인물의 거짓말 같은 여행을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영화는 끝난다.

우주로 떠나는 남자

우주로의 출장을 준비하는 우주비행사의 모습은 그동안 우리가 TV나 영화를 통해 보아왔던 비장미 넘치는 모습의 그것이 아니다. 전지구적인 사명감을 안고 멋지게 밤하늘로 돌격하는 영웅의 모습이 아니라, 그냥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직업인일 뿐이다. 작업복에 달린 ‘우주관리공사’라는 명찰 만으로 겨우 그가 우주를 비행하는 사람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일을 하거나, 누워 있거나, 거울을 응시하거나, 산책을 하며 커피를 마신다. 그리고 그는 두꺼운 우주복을 챙겨 입고 목적지로 향한다.

원주로 출장을 간 남자

건축 잡지사에 취직하게 된 남자. 면접 때 잠깐 본 사장은 출근 3일째까지 모습을 볼 수가 없다. 그 사이 남자는 계단에서 굴러 팔이 부러지기도 하고, 길에서 만난 어떤 이로부터 “우리는 48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살아 남았어요! 힘내세요!”라는 황당한 내용의 메시지를 듣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다시 모습을 드러낸 사장은 그를 데리고 원주로 출장을 떠난다. 원주에서 일정을 마치고 하룻밤 자고 가자는 사장의 제안을 뿌리친 남자는 막차를 타고 돌아온다.

제주도로 여행 간 여자

나이와 배경을 알 수 없는 어떤 여자.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다. 호텔방으로 들어 온 여자는 혼자서 와인을 마시고, 요가를 하기도 하고, 라면을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차를 빌려 보지만, 겨우 호텔 주변만을 뱅글거리며 돌 뿐이다. 좀더 멀리 달려 도착한 산 정상. 그 곳에서 망원경을 통해 어딘가를 응시하던 여자는 ‘안보여’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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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3명참여)

  • 5
    김봉석빛나지 않는 일상
  • 4
    박평식독립영화여, 칙칙하더라도 진실을 보여다오
  • 6
    유지나인내심이 있다면 이미지 명상을 즐길 수 있다
제작 노트
About Movie

다른 공간, 다른 시간, 다른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
열린 감성으로 보는 영화 <빛나는 거짓>


국내 최초 HD 독립장편영화 <빛나는 거짓>은 영화 매체가 가진 새로운 가능성을 실현하려는 채기 감독의 일곱번째 작품이자 첫번째 장편영화이다.
<빛나는 거짓>은 우주관리공사에서 일하는 남자, 출판사에서 일하는 남자,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여자 등 평범한 것 같지만 아주 특별한 세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카메라는 이 세 인물을 따라 정교하게 움직이지만 특별한 드라마는 없다.
이 영화는 내러티브 중심의 영화가 아니다. 일상 속의 평범한 이미지들을 나열하고, 관객 스스로가 그 이미지들을 조합함으로써 자신들만의 정서와 감성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열린 영화이다. 충격적 사건 없이, 별다른 테크닉 없이, 그저 흐르듯이 진행되는 세 인물의 건조한 일상들을 지켜보면서 관객들은 스스로의 마음 속 변화와 반응, 영화로부터 받은 감정과 정서에만 몰입하면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꽉 짜여진 줄거리를 따라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의 빈 공간, 빈 시간을 관객 스스로가 채워가는 기분으로, 그래서 영화를 통해 관객 스스로가 자신만의 정서와 감성을 만들 수 있도록 만든 영화가 바로 <빛나는 거짓>이다.
천천히 세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감성의 울림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거짓말 같은 꿈의 순간을 만날 수 있다.


Production Note

독립영화 지원제도를 총 동원해 만들다
70분짜리 HD 독립장편영화의 고군분투 제작기


CJIP(CJ-CGV Independent Promotion) 지원금 2500만원, 영화진흥위원회 독립디지털 장편영화제작지원금 500만원으로 70분 길이의 HD장편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디지털 영화제작을 위해 받은 지원금이었기 때문에 DV 촬영방식 외에 별다른 여지는 없어 보였다. 그러나 영화가 풍기는 정서와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영화 <빛나는 거짓>을 제대로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화면의 퀄리티가 중요하다는 판단이 섰다. 그래서 감독은 디지털 작업 중 가장 필름에 가까운 느낌을 낼 수 있다는 HD 촬영방식을 고집했다.
DV 보다 여러 가지로 많은 비용이 추가되는 HD 촬영 방식에 대해 촬영 감독은 물론 많은 사람들의 우려가 있었지만, 감독 스스로가 본인의 영화는 기존에 보아왔던 줄거리, 사건 중심의 영화들과 달리 이미지 중심의 영화이기 때문에, 그 이야기 방식에 낯설어하는 관객들에게 비주얼적인 편안함이라도 제공해야 한다는 의지가 분명했다. 그러기에 HD는 <빛나는 거짓>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결국 영화진흥위원회가 보유하고 있는 ‘소니 F-700’ 기종의 HD 카메라를 빌렸고, 전작에서 함께 작업했던 이두만 촬영감독과 함께 작업을 시작했다. 마침 이두만 촬영감독은 이 ‘소니 F-700’를 국내로 들여온 영화진흥위원회의 요청으로 이미 시범 촬영을 해본 터라 기술적인 문제 없이 촬영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촬영이 끝나고 그 작품성을 인정 받은 <빛나는 거짓>은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배급지원금 3500만원을 받음으로써 이렇게 극장개봉을 하게 되었다.

충무로 배우들, 독립영화와 만나다
<고양이를 부탁해>의 옥지영, <달콤한 인생>의 김한


채기 감독은 <빛나는 거짓>을 찍기 전까지 전문배우가 아닌 감독 주변의 지인들을 배우로 기용하여 영화를 만들어왔다. 평소 주변에서 매력적인 인물을 관찰해 두었다가 실제로 그 사람 자체를 캐스팅 하는 것이 감독만의 원칙이었던 것. 그들이 영화에 등장할 때는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구를 가상하여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본인의 모습 그대로 등장해주기를 바랬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서는 전문적인 배우들을 기용했다. 딱히 흥미로운 줄거리가 없는 영화이다 보니 잘 알려진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영화적 재미를 좀더 부여하고 싶었기 때문. 다행히 감독이 선택한 두 배우 옥지영과 김한은 자신들을 표현할 수 있는 영화라면 독립영화에라도 출연을 하고 싶어했던 터라 성공적인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충무로 촬영감독, 독립영화와 만나다
주류와 비주류를 넘나드는 촬영감독, 이두만


<빛나는 거짓>의 촬영을 맡은 이두만 촬영감독은 <눈물>, <정글쥬스>, <안녕!유에프오>, <여선생VS여제자>, <나의 결혼원정기> 등 충무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도 여전히 독립영화와와의 고리도 놓지 않고 있는 보기 드문 경우이다. 좋아하는 작업을 하기 때문에 그것이 상업영화든 독립영화든 중요치 않다는 이두만 촬영감독은 영화제에서 상을 받을 욕심이 보이거나 데뷔를 위한 습작용의 영화 보다는 순수한 열정이 보이는 독립영화들만 작업한다는 나름대로의 독립영화 작업 원칙이 있다. 그러한 원칙에 가장 부합한다는 채기 감독을 그는 현재진행형의 작업 파트너, 그리고 철저한 영화적 동지라고 부른다. 전작 <애절한 운동><빛 속의 휴식> 등 지속적으로 함께 작업해 온 이두만 촬영감독과 채기 감독. 이들의 경계를 넘어선 관계가 독립영화 현장에 발전적인 영향을 줄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빛나는 거짓>과 만난 미국의 인디밴드 Mazzy Star

미국의 대표적인 인디밴드 Mazzy Star의 곡 “Fade into you” 가 <빛나는 거짓>의 예고편과 만났다.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사운드로 국내에도 이미 많은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Mazzy Star의 “Fade into you”는 우연찮게도 <빛나는 거짓>의 영어제목과 동일한 제목의 곡으로 마치 이 영화를 위해 작곡된 듯 너무나 훌륭한 어울림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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