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인생의 클라이막스다!
꿈이 없으면 내일은 없다!종대(유아인 분)를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총이다. 총은 그에게 유일한 꿈이다. 모형 총만 가득 가지고 있는 종대는 뒷골목을 배회하며 진짜 총을 구하려고 한다.
기수(김병석 분)는 잠자는 시간까지 줄이면서 대리운전을 한다. 힘들어도 레드 제플린의 존 보냄처럼 몰디브에서 드럼 치는 꿈을 꾼다. 몰디브에서 드럼만 칠 수 있다면, 아직 그의 청춘은 희망적이다.
오늘, 우리에게 꿈은 사치일까?
종대는 진짜 총을 구하기 위해 빌렸던 돈을 사기 당했다. 꿈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그의 희망은 단숨에 사라져 버린 것이다.
기수에겐 짐이 하나 더 늘었다. 기수의 형이 조카를 말도 없이 떠맡기고 사라졌기 때문이다. 점점 희미해져 가는 그들의 청춘을 붙잡기 위해 종대는 안마시술소에 취직하고, 기수는 아르바이트에 더욱 매달린다.
과연, 우리가 꿈꾸던 내일은 올까?
현실은 팍팍하고 힘들지만 꿈을 잃지 않으려는 기수와 종대. 그러던 어느 날 안마시술소에서 일하던 종대는 폭행 사건에 휘말려 진짜 총을 갖게 되고, 그와 동시에 두 사람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린다. 온 세상이 힘겨운 그들에게, 과연, 꿈꾸던 내일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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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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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안성맞춤. 완벽한 로케이션!more
화려함 뒤에 숨겨진 서울의 낯선 공간들을 찾아내다.
노동석 감독이 만드는 청춘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현실을 보여주는 리얼함이다. 그가 보여주는 청춘에는, 겪지 않아도 공감할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와 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는 리얼한 공간이 함께 한다. 인물들의 삶이 고스란히 투영되는 만큼 이야기의 완성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장소. 서울이지만 ‘서울 같지 않은 곳’을 찾아야 했던 제작팀은 한치의 허술함도 감지하기 어려운 그야말로 딱 맞아떨어지는 종대와 기수의 공간들을 찾아냈다. 기수의 빈곤한 삶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낡은 지하 단칸방, 어느 한적한 골목쯤에 자리할 듯한 정감 가는 약국, 삶의 피곤이 묻어나는 대리운전 사무실, 힘겹게 굽어진 골목, 삭막한 다리 밑 등 모든 공간들은 주인공들의 힘겨움을 함께 한다. 그런 까닭에, 절망하고 분노하고 그러면서도 꿈을 꾸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더욱 공감할 수 있다. 이 모든 공간이 세트가 아니라, 로케이션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감독의 놀라운 관찰력과 치밀함, 스탭들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비전문 배우들의 완벽한 캐스팅!
영화 <괴물>의 배우 9살 동호가 현장의 큰 형님으로 군림한 사연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촬영장에는 중견배우 최재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베테랑 연기자가 있었으니, 그는 이제 겨우 아홉 살인 아역배우 이동호였다. 드라마로 다양한 연기 경험을 쌓고 최고의 흥행작 <괴물>의 비중 있는 역할로 이미 흥행배우가 되기도 했지만, 화려하다고 볼 수 없는 연기경력을 가진 그가 촬영장 큰 형님으로 군림하게 된 데는 확실한 이유가 있다. 노동석 감독의 캐스팅 노하우 때문인데, 감독은 주요 배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물을 전문배우가 아닌 자신의 주변인으로 구성했다. 영화는 범상 역을 맡은 밴드 드러머 김준기, 약사 역을 맡은 모 영화사의 최두영 대표, 그 외에 영화 감독, 독립영화협의회 회장, 음반사 대표 등 비슷한 이미지의 지인들로 포진되었고, 그런 까닭에 이야기는 더욱 현실적이고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상대적으로 오랜 경력의 소유자인 동호는 감독의 NG 소리에 “아.. 왜~”라는 귀여운 투정을 부리거나, “이번 컷은 오케이”라며 자신 있는 의견 피력을 해서 현장을 압도했다는 후문이다.
뛰고 또 뛰고! 추운 날씨를 거스르며 흐르는 배우들의 땀방울
감독의 독특한 연출 방식으로 쉴 새 없이 무작정 뛰고 또 뛴 배우들의 열연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현장은 여느 촬영현장과 다르게 언제나 조용했다. 하지만 어떤 고함보다도 무서운 것은 바로 노동석 감독의 “다시 한번 갈게요.”라는 나지막한 목소리. 일일이 디렉션을 주지 않는 노동석 감독의 연출 스타일은 무조건 ‘다시 한번’이었다. 시키는 대로의 연기보다 배우들에게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연기를 위해 구체적인 요구를 하지 않는다는 것. 그런 감독의 연출 방식이 불편하다기보다 오히려 더 신나게 연기할 수 있었다는 유아인과, 이미 익숙하다는 듯 무심한 김병석을 보면 감독과 배우들의 호흡은 예사롭지 않다. 물론 마음은 그렇지만, 한 겨울에 땀으로 얼굴을 적실 만큼 뛰고 또 뛰면서 연기를 몸으로 익힌 배우들에게 그런 상황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이 그 상황을 가뿐히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한겨울에 땀으로 추위를 잊을 수 있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들도 영화 속 종대와 기수처럼 에너지 넘치는 청년이었기 때문일까?
학생인데요..학생입니다..죄송하지만, 학생들인데요..
젊은 스탭들로 구성된 까닭에 본의 아니게 주민들을 혼동 시킨 사연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젊다. 청춘 영화라는 장르 때문만이 아니라, 감독을 필두로 모든 스탭들이 혈기왕성한 젊은이들로 구성된 까닭이다. 모든 영화의 촬영현장이 그렇듯, 장소 섭외를 시작으로 고난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힘든 과정 중에서도 그나마 수월하게 일이 풀린 경우는 스탭들을 ‘학생’으로 보고 관대하게 대해 준 주민들 덕이었다. 모든 스탭들이 젊은 까닭에 학생들이 힘든 촬영을 하는 걸로 오해한 어르신들이 학생들을 봐 주신 것. 이후에 스탭들은 힘든 섭외나 진행을 할 때 본인들 스스로 “학생인데요. 부탁 드립니다.”라는 말을 하며 신분 위장을 하기도 했다. 비단 이런 이유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젊다는 것은 최고의 무기가 되었다. 설 연휴에도 촬영을 강행할 만큼 꽉 짜인 스케줄은 감당하기 쉽지 않았던 장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거뜬히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젊음 말고 무엇이 있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