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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키

Ricky Ricky

2009 프랑스,이탈리아 12세이상관람가

판타지, 드라마, 가족 상영시간 : 89분

개봉일 : 2010-02-04 누적관객 : 5,102명

감독 : 프랑수아 오종

출연 : 알렉상드라 라미(카티) 세르지 로페즈(파코) more

  • 씨네215.00
  • 네티즌7.65
프랑소와 오종의 마법적인 사실주의

7살짜리 딸 ‘리자’와 단둘이 생활하던 싱글맘 ‘케이티(알렉산드라 라미)’는 ‘파코(세르지 로페즈)’와 사랑에 빠진다. 이 평범한 두 남녀는 사랑의 결실로 비범한? 아기 ‘리키’를 낳는데…
리키의 비밀… 그리고 리키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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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3명참여)

  • 6
    박평식따뜻하지만 찜찜한 구석도
  • 5
    이동진될 듯 될 듯 (여전히) 안되고 있는 프랑수아 오종
  • 4
    이용철오종을 오래전에 포기하길 잘했다
제작 노트
이슈 메이커,
영화계의 악동이 돌아왔다!


세계적으로 이슈를 몰고 다니는 프랑소와 오종 감독은 한국에서 역시 호기심과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이슈 메이커이다. 그저 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꼭 봐야 할 것만 같은 궁금증을 간직하고 있는 세계 유일한 독창적인 악동 감독 프랑소와 오종이 새로운 작품 <리키>로 돌아왔다.
한국에서 단독 특별전이 개최되는 등 이미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랑소와 오종은 초기 그의 작품을 통해 가족에 대한 권태와 위선을 위악적이고 도발적으로 고발했다. ‘오조니즘(Ozonism)’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며, 파격적이고 도발적일수록 그의 작품은 더욱 논쟁을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그의 필모그래피를 훑다 보면, 자신의 경향(섹슈얼리티)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5X2>, <스위밍 풀>, <사랑의 추억> 그리고 <타임 투 리브>에 이르기까지 이전의 둘레에서 벗어나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표현하고자 함을 짐작할 수 있다. 특별히 가장 최근작이었던 <엔젤>은 1930년대 할리우드 시대극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어떤 장르 안에서도 공식을 비틀며 파격과 도발을 일삼던 그가 악동적 기질을 버리고, 모범생적인 면모를 갖췄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변화하고 있다. 최근의 변화 때문에 더욱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작품 <리키>는 여전히 프랑소와 오종만의 개성 넘치는 기질이 발견됨과 동시에 전혀 색다른 매력을 동시에 발산한다.

평범한 남자와 여자가 사랑에 빠진다. 그들의 사랑은 ‘리키’라는 특별한 아이를 만든다. 판타지이지만 마치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 같은 리얼리즘을 가지고 있는 <리키>는 판타지와 리얼리즘의 교차점에 놓여있다. <리키>를 구상하는 내내 판타지가 관객들에게 가장 믿을법한 방법으로 진행되길 바랬다는 프랑소와 오종의 이번 작품은 가장 비장르적인 모습으로 판타지를 구현해내고 있다. 장르의 틀을 깨며 어떤 작품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개성 넘치는 화법의 이 영화는 프랑소와 오종의 색다른 세계로 관객들을 인도한다.

이 영화의 완성은
관객의 독창적인 상상력!


<리키>는 주인공인 케이티가 사회복지사를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플래시백을 사용하여 도입부에 배치 된 이 장면은 사실 파코가 케이티를 떠난 직후의 이야기이다. 이런 감독의 고의적인 선택으로 인해 관객들은 초반 캐릭터의 사회적 배경을 빠르게 인식할 수 있으며, 이 영화가 모성애에 관한 영화임을 인식할 수 있다. 그리고 관객들이 이러한 감독의 의도적인 장면 배치를 눈치채게 함으로써, 이런 구조가 영화 속에서 어떤 메시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존재하는 가에 대해 상상하게 한다.
감독은 바로 이런 의도적 장면 배치가 관객에게 주는 필연적인 기대감에 주목한다. 감독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한 ‘왜’라는 궁금증은 한 가지의 주제에 상응하는 단 하나의 해석이 아닌, 다양한 해석들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프랑소와 오종은 실제로 첫 장면이 어떤 주제를 부각시키게 하기 위함보단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들며, 그 속에서 다양한 생각과 해답들이 공존하길 원했다.
영화는 첫 장면 외에도 논란의 여지가 될 만한 장면들을 영화의 곳곳에 삽입함으로써 영화를 모호하게 만든다. 리자가 리키의 이름을 짓는 장면과 리키와 닮은 리자의 인형(리자가 리키의 상처를 치료해주고 있는 것 같았던 장면은 사실 리자가 인형 놀이를 하고 있는 장면이다)은 이 모든 것이 새로운 가정 형태에서 오는 공포감에서 비롯 된 상상일 수 있다. 또한 리키를 낳기 전, 아무런 과정 없이 리키가 탄생하는 것과 결말에서 케이티가 임신한 배를 쓰다듬는 장면을 통해서는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아이를 낳기 전, 엄마들이 종종 갖는 공포감에서 비롯된 케이티의 상상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능하게 한다.
판타지와 리얼리즘, 상상과 현실이 공존하고 있는 이 영화는 감독과 관객의 역할 또한 명확하게 구분 짓지 않는다. 모든 영화들이 감독이 스스로 어떤 문제를 통해 해답을 제시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는 반면, <리키>는 어떠한 문제도 해답도 존재하지 않는다. 관객들은 질문도 해답도 없는 이 영화 속에서 다양한 소재를 찾아내고, 다시 그들만의 문제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스스로 그 문제에 대한 답을 내릴 수 있다. 이 영화를 완성시키는 것은 바로 관객들의 독창적인 상상력이다.

모성애와 부성애
남자와 여자의 육아 탐구생활


<리키>는 모성애에 대한 이야기이자 부성애에 대한 이야기이다.
<리키>는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이 리키의 특별함으로 인해 점차 자신의 역할을 배우는 이야기이다.
케이티는 사회에서 이상적으로 알고 있는 헌신적인 엄마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초반의 그녀는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 어린 딸에게 응석을 부리기도 하고, 남자를 사랑하는 것에 있어서도 자유분방하고 거침이 없다. 그러나 특별한 상황에 다다르자 엄마로서 자신이 돌봐야 할 아기(리키)가 있다는 것과 그 사랑을 분배해줘야만 하는 아이(리자)가 있다는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점차 내부에 있던 모성이라는 본능이 자라나자 그녀는 리키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녀는 리키를 세상으로 노출 시키기를 꺼려하는데, 무조건적인 보호본능은 파코가 보여주는 부성애와 비교되며 더욱 자세히 비춰진다.
초반 파코는 아이에게만 신경을 쓰는 케이티에게 투정을 부리며, 다소 아이를 귀찮아 한다. 그리고 떠났던 그가 어느 정도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가정에 돌아온 것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행동들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엄마가 되는 것은 신체적인 과정 하에 이루어지는 반면에 아빠가 되는 것은 우연적이다. “당신은 아빠가 될거야”라는 단순한 구문과 함께 시작된다. 추상적인 개념은 갑자기 숨을 쉬고 욕구를 지니고 실제화 되기 시작한다. 이렇듯 파코는 부성애를 느낄 시간적 여유를 가지지 못한 채 의심을 받고 가정을 떠났으며, 특별한 아이인 리키를 키우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좋은 환경이 필요하고, 그런 환경을 제공 받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부성애에 비해 매우 본능적이고 동물적인 모성애는 감성적이다. 반면에 부성애는 부가적이고 조건적인 면모를 보이며 자식에 대해 꽤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을 보인다.
<리키> 속에서 나타나는 모성애와 부성애는 다른 성향을 띄지만, 자식을 보호해야 한다는 공통적인 목표를 지향한다. 이 영화는 보호해야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그런 사람들이 겪는 상실감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스텝 패밀리 메신저 <리키>
다시 시작하는 가족들을 위한 드라마


전세계적으로 증가한 재혼가정 수만큼 그에 따른 문제들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리키>는 가족을 소재로 캐릭터들의 심리묘사를 실재하는 듯 표현해냈다.
<리키>는 싱글맘인 케이티가 파코와 만나 사랑에 빠진 뒤 낳은 아기의 이름이다. 여느 가정처럼 축복 속에서 태어난 아기지만, 재혼가정에서 ‘아기의 탄생’이란 반드시 즐겁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여전히 파코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케이티의 딸 리자에게 <리키>의 탄생은 자신을 더 외롭게 만드는 ‘또 다른 낯선 가족’의 탄생일 뿐이다. 영화는 이처럼 재혼가정에서 태어난 리키의 특별함으로 인해 가족 간에 비밀을 공유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친밀해져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혼율의 증가는 돌싱(이혼한 남녀를 가리키는 ‘돌아온 싱글’의 줄임말)이나 리본족(Re-born, 새로 태어난다는 의미로 경제력을 갖춘 젊고 매력적인 재혼 희망 남성)과 같은 관련 신조어와 더불어 재혼가정을 탄생시켰다. 영어로는 스텝 패밀리로 여기서의 ‘step’은 ‘한 걸음 건너 뛴’이란 뜻을 포함하고 있다. <리키>에서는 스텝 패밀리를 새롭게 정의한다. 가족이 되기 위해 ‘직접 다가가는 걸음’. 새로운 가족이 되기 위해 서로에게 한 걸음씩 다가가는 한 가족의 모습을 <리키>는 담아내고 있다.

날개의 의미 및 제작 스토리

<리키>의 날개는 정형화 되어 있는 천사의 아름다움과 차별화 된다. 날개는 생성과정에서 피를 수반하는 생채기를 만들고, 기괴한 형태로 자라난다. 소설에서 어떤 설명도 없이 갑자기 나타난 ‘날개’가 영화에서는 굉장히 세밀하게 표현된다. 이것은 판타지가 관객에게 가장 믿을법한 방법으로 일체화되기 위한 수단으로 또는 가족 형성의 서사적인 구조를 대변하는 결과물로 작용한다.
날개는 처음 혹이 생긴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누군가가 일부러 만들어놓은 상처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로 인해 케이티와 파코의 관계는 틀어진다. 그리고 깃털이 돋고 리키가 날기 시작할 때, 소원해졌던 엄마와 딸의 관계가 둘만의 비밀을 통해 회복된다. 이렇듯 가족 구성원간의 관계가 각각 다른 단계로 접어들 때마다 날개도 자란다. 리키의 날개가 생채기를 만들며 자라듯이 가족들은 갈등과 고통을 통해 진정한 가족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닐 수 있게 된다.

감독은 리키의 날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특수효과 담당자와 함께 시나리오 제작 과정부터 함께 했다. <리키>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피에르 뷔팡은 뤽 베송의 영화와 해리포터, 매트릭스, 다크나이트 등에 참여한 뛰어난 전문가로, 두 사람은 세밀한 작업 과정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조사와 실험을 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중요했던 것은 호화스러운 기술력이 아니었다. 다만 특수효과가 내러티브에 도움을 주고, 이야기 전개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에서 제 기능을 하기를 원했다. 그러기 위해서 그들은 최대한 단순한 특수효과를 유지하려 애썼다.

프랑소와 오종 감독과의 인터뷰

Q. 영국 소설가 로즈 트레멘(Rose Tremain)의 단편에서 <리키>가 시작됐는데.

A. 영어 원제는 이고, 프랑스에서는 로 출간되었다. 그 책을 읽자마자 나는 마음에 들었지만 각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이야기가 매우 짧고, 미국 중심부의 트레일러 하우스에 거주하는 가난한 백인들 캐릭터 때문인지 그 분위기가 다르덴형제의 영화 <로제타(Rosetta)>와 닮아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 때문에, 내러티브의 접근 방법과 나만의 스타일로 영화화 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내가 비록 평범하지 않은 방식을 좋아하지만, 놀라운 사건(리키에게 날개가 생기는 것)이 한편으로는 캐릭터(케이티)의 절망적인 현실을 방해하고 있고, 판타지적인 요소들 때문에 (영화화하는 문제에 있어) 겁을 먹었고 영화로 제작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그 소설에서 내가 감동했던 부분이 판타지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우리가 속한 가족과, 아이든 배우자든 새로운 구성원으로 인해 가족의 균형이 흔들리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Q. 당신은 <리키>에서 지속적으로 판타지와 코미디를 섞고 있다. 케이티와 리자가 리키의 날개를 대할 때, 웃어야 할지 움찔해야 할 지 모르겠다.
A. 판타지와 코미디의 아이러니는 로즈 트레만의 글 속에 담겨 있고, 나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영화 속에서 그대로 구현해내고 싶었다. 스토리가 너무 비현실적이고 특이할 때, 유머와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은) 그 거리감은 긴장감을 풀어주고, 케이티와 리자가 이 특별한 아기를 진심으로 돌보는 씬이 효과적으로 작용되도록 한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기쁨을 관객들도 함께 할 수 있길 원했다. 완전히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보통의 일반적인 모성애를 느끼는 장면을 감상하는 것이 재미있지 않은가. 모든 부모들은 자녀들이 처음 웃을 때, 처음 트림을 할 때, 그리고 처음 걸음마를 뗄 때 마음을 사로잡히고, 아이의 신체를 숭배한다. 리키의 날개는 그런 행동을 두드러지게 하는데, 케이티가 리키의 날개를 절대 장애로 인식하지 않는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녀에게 리키의 날개는 선물이고 자산이다. 날개로 인해 그녀는 즐거움과 기쁨을 찾았다. 만약 그녀가 날개를 괴물처럼 느꼈다면 리키를 가두고 세상에 노출되지 않기를 원하는 방식으로 케이티의 행동을 통해 드러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의 모성 본능은 자기 중심적이고 밀실 공포증과 비슷하고 거세하는 느낌이 늘기도 하기 때문이다.

Q. 리키의 날개(Ricky’s difference)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A. 동물들과 교감을 나눌 때의 감정이 모성본능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파코에게서 몇 가지 동물적인 면을 포함시킨 것이 이런 이유에서인데, 사람들은 의심의 여지없이 날개를 종교적인 상징으로 해석할 것이다. 그러나 피가 묻은 깃털나 인상적인 날개의 길이, 그리고 흰색이 아닌 갈색 날개로 인해 천사를 떠올리긴 힘들 것이다.

Q. 리키의 체격은 그가 얼마나 특별한 아이인지를 강요한다.
A. 리키를 연기한 아르튀르(Authur)는 매우 크고 예쁜 아기인데, 리자를 연기한 작은 체구의 멜루신느(Mélusine) 옆에 있을 때 더 커 보인다. 영화에서 아기들은 종종 이상화되기 때문에, 배고파하고 소리지르고 지저분한 모습은 보기가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리키가 필요로 하는 것과 그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해 아기를 현실적인 캐릭터로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아르튀르는 오디션에서 활기넘치는 아기가 아니었다. 많은 스텝들이 나에게 다른 아기를 캐스팅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충고했으나, 나는 아르튀르의 아몬드 모양을 한 눈이 좋았고 파코를 닮은듯한 통통한 볼과 케이티를 닮은 금발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그 가족과 매우 잘 어울렸다. <바다를 보라>에서 아이와 함께 작업을 했을 때처럼, 나는 아르튀르에게 다른 배우들에게 하듯이 말을 건네고 내가 원하는 것을 설명하며 연기 지도를 했다. 우리는 아르튀르가 잠을 자고 밥을 먹는 시간에 맞춰 촬영을 했는데 재미있는 것은, 아르튀르가 실제로 진지하게 리키를 연기했고 씬이 계속 될 때마다 연기가 더 좋아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예상보다 훨씬 일찍 촬영을 마칠 수 있었고, 3번에서 4번의 테이크 안에 그는 내가 원하는 정확한 연기를 보여줬다. 리키가 나는 장면을 촬영할 때, 아르튀르의 대역이 전혀 즐거워하지 않았던 것과 다르게 아르튀르는 관심을 보이며 매우 즐거워했다!!

Q. 특별한 환경에서 매일 일반적인 삶을 사는모습이 담긴 <리키>에서 판타지와 현실이 공존하는 <사랑의 추억>이 떠오른다.
A. 나는 관객들이 공감 가능한,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된 판타지에만 관심이 있다. 그래서 리키의 날개가 자라는 과정을 굉장히 세밀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소설에서는 어떤 설명도 없이 갑자기 깃털 돋기 시작하고, 하룻밤이 지나 아이는 날개를 갖게 된다.

Q. 어떻게 그 과정을 상상했는가.
A. 시나리오를 작업하면서 아이에게 실제로 느낄 반응들 뿐만 아니라 아이가 겪게 되는 신체적 변화를 상상했다. 첫 번째 질문은 “언제 날개가 돋을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태어나자 마자 혹은 나중에? 나는 (날개가 돋기 전에) 어른들의 관계가 악화된 것을 상징할 수 있도록 생후 몇 개월 뒤에 나타나도록 했다. 또한 날개가 돋는 시간을 의사들이 개입하기 전에 가족들이 충분히 함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설정했다. 그래서 리키가 7,8개월이 됐을 즈음 날개가 돋기 시작한 것이다. 그 과정이 지속되는 동안 우리는 단순히 조그마한 날개 뿌리가 모양을 갖추고, 작은 손톱처럼 피부를 뚫고 성년기의 깃털이 돋기 시작하는 것처럼 아기 새의 날개가 자라는 방법을 차용했다. 우리는 영화의 분위기와 그 내러티브를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새의 날개를 모사하는 방법을 시도하였다. 날개는 케이티의 말처럼 ‘혹’처럼 보이기도 하고, 파코가 아이를 때린 것 같은 상처처럼 보이는데 이로 인해 케이티와 파코의 관계가 소원해진다. 깃털이 돋고 리키가 날기 시작할 때, 엄마와 딸은 다시 가까워지는 등 가족 구성원간의 관계가 다른 단계로 접어들 때마다 날개도 자라는 것으로 표현했다. 그 (성장하는 단계의) 이야기의 중심인 리키의 탄생은 우리에게 모든 필요한 것들을 전해주었다.

Q. 당신은 영화계에서 메이저 부류에 속하는데, 특히 시작할 때 그런 성향이 있었다.
A. 그런 부류의 영화는 외로움, 만남, 연인이 되는 것, 그리고 여자아이가 혼자 남겨질 때의 느낌, 아기가 태어나는 것과 같은 전형적인 러브스토리의 다양한 단계를 통해 움직인다. (메이저적인 성향은) 스토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리키의 탄생으로 내러티브가 전개되는 데 있어 매우 필요한 요소이다.

Q. 플래시백을 사용하여 케이티가 사회복지사를 만나는 장면으로 영화를 시작한 이유는?
A. 나는 이런 의도적인 선택이 다양한 해석을 불러 일으킨다는 점을 알고 있고, 좋아한다. 나는 관객들에게 그들의 방법대로 이야기에 반응하고,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나름대로 해석을 발견하는 자유를 주고 싶다. 나에게 그 장면은 파코가 떠나고 케이티가 리자,리키와 함께 남겨진 바로 직후인 내러티브의 중간에 한다. 엄마로서의 능력이 의심스럽고, 위탁보호에 아기를 맡길 수 밖에 없는 절망스러운 현실로 그녀를 몰아넣는 한계점에서의 <억척스런 엄마>를 보여주고 싶었다. 이 장면을 영화 오프닝에 삽입함으로써 나는 캐릭터의 사회적 배경을 빨리 형성할 수 있었고 모성애에 관한 반복적인 테마를 소개할 수 있었다. 나는 또한, 플래시백으로 인해 관객들이 어떤 추측을 할 지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또한 플래시백에 관한 관객들의 추측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이 장면에서의 현실성은 우리가 사회적 드라마를 보고 있고, 모든 판타지적 요소를 더욱 놀랍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Q. 리키는 가족영화이지만 주 캐릭터는 여성이다.
A. 나는 여성에 대한 묘사를 좋아한다. 그래서 전에 “See the SEA”에서 했던 것과 다른 방법을 통해 다시 모성애에 관한 주제를 탐구해보고 싶었다. 그 영화에서 모성애는 매우 다른 두 여인, ‘좋은 엄마’와 ‘괴물 같은 엄마’의 모습을 통해 표현된다. (그러나) 리키에서는 이 두 측면이 케이티 한 캐릭터에 의해 표현되었고 그녀의 모성애가 발전되는 복잡한 과정은 다음과 같다. 초반의 그녀는 그녀의 젊음을 유지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는 암사자 같았다. 그러다 점점 노는 것을 좋아하게 되고, 아이를 좋아하는 엄마가 되었으며, 아이들이 인형을 가지고 놀듯이 그녀의 아기들 돌보기 시작했다. 결국, 그녀는 엄마로서 돌봐야 할 아기(리키)와 그 사랑을 나누어줘야 하는 아이(리자)가 있다는 사실에 직면하게 되고, 끝내는 (리키가 떠나가도록) 놓아준다.

Q. 부성애보다 모성애가 더 복잡하다고 생각하나.
A. (복잡하기 보다) 더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엄마의 몸에서 아이가 태어나기 때문이다. 종종 엄마는 자신의 아이들이 자신에게서 연장되어 있다고 느끼는데, 출산의 생리학적 측면과 엄마와 아이의 유기적인 연결이 흥미롭다. 그러나 아버지인 파코 또한, 소설에서는 금전적인 문제로 다시 돌아온 것으로 짧게 소개되지만 매우 복잡한 캐릭터다. 나는 남자와 여자의 깊은 관계를 표현하고 싶었다. 파코가 리키를 기자들에게 공개하고 돈을 벌려고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동기는 전혀 냉소적인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타당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돈을 벌어야 그들은 집을 살 수 있고 그로 인해 리키를 더 나은 환경에서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파코는 리키가 보통의 아이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돌아온 것이다. 그러나 그의 입장에서 변호하자면, 케이티가 그를 빠르게 제거했기 때문에 그는 부성애가 발전될 만큼의 여유가 없었다. 아버지들이 그들 스스로를 (가정으로부터) 몰아내는 느낌을 받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고, 영화 역시 그 부분을 탐구한다.

Q. 파코역에 세르지 로페즈(Sergi Lopez)를 선택한 이유는?
A. 오래 전부터 그와 함께 일하고 싶었다. 그를 염두해두고 캐릭터를 완성했는데, 특히 케이티가 의사에게 파코가 털이 많다고 얘기하는 부분에서 그를 떠올렸다. 세르지는 매우 미묘한 감정을 잘 표현하는 배우이다. 그는 관능적인데, 그의 움직임은 때로 여성적이기도 하지만 굉장히 남성적인 면도 있어 여성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고 그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 그는 소설에서 꽤 부정적으로 묘사된 캐릭터를 애매모호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완성시켰다.

Q. 알렉산드라 라미(Alexandra Lamy)를 캐스팅한 이유는 무엇인가.
A. 그녀가 출연한 TV프로그램 을 보고 매우 흥미로운 배우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코믹하고 말을 재미있게 하는 능력을 타고 났으며 민첩하고, 그녀의 타이밍은 매우 훌륭하다. (그녀의 연기는)마치 스크루볼 코미디에 출연하는 미국 여배우를 떠오르게 하는데 나는 그녀가 더 드라마틱한 연기를 소화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알렉산드라는 케이티를 평범하고 정제된 캐릭터로 만들 수 있는 배우였다. 관객들은 경력이 화려한 여배우가 케이티를 연기하는 것 보다 알렉산드라가 연기하는 것을 보면서 더 신뢰감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알렉산드라와 함께 촬영하는 동안 나의 주된 목표는) 그녀가 점차 둔해지고, 침묵과 결핍 속에서 편한함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었다.

Q.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 촬영을 했는데.
A. 알렉산드라는 처음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별로 문제 삼지 않았다. 그녀는 나르시시즘에 빠진 여배우도 아니고, 케이티가 매력적인 캐릭터로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가능한 리얼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과하게 꾸며지지 않고, 이상화 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그녀의 피부와 몸매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동시에 식상해 보이면 안됐다. 케이티 같은 노동계층이 거주하는 교외 지역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주택개발 단지와 그 모습이 반사되어 있는 호수의 모습을 영상에 담고 싶었고, 약간은 양식화된 리얼리즘이 결합되도록 했다. (왜냐하면) 모든 가정에서 볼 수 있는 ‘가둠’ 같은 관념들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케이티의 사회적 배경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 만약 케이티가 중산층에 속했다면 그녀는 아마 최고의 의사를 찾아갔을 것이다. 알다시피 영화에서는, 그녀가 그 계층에 속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아기를 숨기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다. 아기의 탄생은 그녀에게 엄청난 행운을 안겨주었고, 우울하고 따분한 일상에 놀라운 사건이 되었다. 아이는 실제로 (복권에 당첨되면서) 문자 그대로, 그리고 상징적으로 가정에 부(richness)를 가져다 주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그녀 스스로 아이를 보호하길 원하는 것이다.

Q. 특수효과를 진행하며 어려웠던 점이나, 재미있었던 부분은?
A. 촬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약간 긴장했었다. 아기와 함께 특수효과를 촬영하는 것은 매우 장애가 많은 작업이다. 그러나 투자자나 보험회사가 예상했던 것 보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나에게 영감을 줬던 잭 아놀드(Jack Anold)의 <놀랍도록 줄어든 사나이(Thee incredible shrinking man)>처럼 특수효과가 내러티브에 도움을 주고 이야기 전개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일 때의 그 특수효과를 좋아한다. 또,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는 그의 영화에서 (특수효과를 스토리와)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특수효과로 인해 호화스러워 보이거나 기술이 과하게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그의 영화처럼) 최대한 단순함을 유지하려고 했다. 일상 생활을 비롯한 Static shots, Reverse shots, Continuous shots 속에서 벌어지는 구체적인 행동들과 함께 복잡하지 않은 미장센들이 특수효과와 결합되기를 원했다. 이런 점들로 인해 quick shots에서 사용되거나 빠르게 편집되어 실제로 보는 시간이 적어 상상하기 어려운 특수효과들을 그저 인지할 수 있는 정도로만 만들 수 있었다. BUF의 특수효과 팀의 경우 매우 긴장하고 있었는데 최종 편집을 본 후, 그들이 어떤 난관에 부딪쳤던 것인지에 대해 실감할 수 있었다.

Q. 리키는 영화 흐름상 굉장히 현실적이지 않은 이름이다.
A. 소설에서도 그 아기의 이름은 ‘리키’이다. 내가 각색을 시작했을 때, 아기의 이름과 영화의 결말은 바꾸고 싶지 않아서 그대로 사용했다. 영어권에서 그 이름은 촌스럽고 다소 유치한 이름이다. 나는 그 점이 재미있었다. 미국의 TV쇼에서 보던 아이들의 이름을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리자가 아기의 이름을 짓게 되는데, 이야기의 전체가 모두 리자의 상상일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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