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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고공장

蓝靛厂 Indigo Factory

2009 중국

드라마 상영시간 : 89분

감독 : 리메이 루오

염색 공장 지역을 인디고 공장이라고 부른 것은 청나라 시대부터다. 1958년, “시각 장애인도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마오쩌둥 주석의 선언에 대한 응답으로 정부는 맹인들을 위한 공장을 건설했다. 1959년에 이 공장은 인디고 공장 지역으로 이전했다. 향후 30년에 걸쳐 300여 가구에 달하는 맹인 가족이 이곳에 정착했다.

그러나 2003년에 이 일대를 개발한다는 명목 하에 맹인 공장이 문을 닫았고 노동자들은 떠나야만 했다. 이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가구들이 인디고 공장 지역을 떠나야 했던 것이다. 2007년에 이르러 노동자 숙소는 단 두 채만이 남았고 남아있는 20여 남짓 가구는 소위 토지수용불복세대(tartar homes)로 불리게 된다.

지금 인디고 공장 지대는 베이징의 경제 상업의 중심이다. 백화점과 사무실이 외딴 두 숙소 건물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곳엔 풀 한 포기 없다. 지체장애인 Chen은 아침마다 집안에서 운동을 하지만 자연과의 소통이라는 원칙을 고집한다. 말을 하지 못하는 이웃 아저씨는 점심 먹고 나면 현관 앞에 앉아 사람들이 오가는 것을 구경하거나 때때로 걱정거리들을 종이 위에 적곤 한다.

비즈니스 센터 이면에는 시각 장애인들이 그들이 가진 좁은 땅에 머물러 있다. Zhang 아저씨와 그의 아내는 낮에 라디오를 듣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이웃에 사는 소녀 Lele가 찾아와 부모님이 말씀해주신 농담을 해주거나 TV를 함께 볼 때는 그들의 눈이 되어주는 셈이다. 해가 쨍쨍한 날 시각 장애인들은 Ru 아저씨네 집에 모여 수다를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어둠이 내리면 그들이 함께 크게 노래를 부른다. 밤이 깊었지만 여전히 Ru 아저씨네 집을 떠나기 아쉬워한다. 아직 해결된 문제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불만 어린 대화가 계속된다.

2008년 겨울, Lele는 초등학교에 다니기 위해 고향으로 떠났다. 같은 해 겨울 Shi아줌마네 남편이 세상을 떴다. 그는 끝내 새 아파트에 살아보지 못했다. 그들에게 참으로 슬픈 계절이었다.

다시 봄이 코앞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만약 우리가 살아있다면 말이다. 시각 장애인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Li 아주머니는 평소처럼 누비이불에 볕을 쬔다. 그리고 그녀는 집으로 들어와 십 년 전 노래를 들으며 마치 열정적이던 젊은 시절로 돌아간 것 마냥 행복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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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노트
한 마디로 말해 <인디고 공장>은 특정한 환경에 처한 특별한 장애인 집단의 인생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것은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서 토지수용불복세대와 사업가들의 싸움은 찾아볼 수 없다. 대도시가 잊어버린 특수한 집단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어쨌든 그들은 매우 긍정적이고 낙관적이며 심지어 강인하기까지 하다. 내겐 그들의 인생관이 충격적이었고 감동을 주었다. 일반인들에게 소중한 교훈이 된다. 그러나 이것이 영화의 본래 의도는 아니었다. 2007년 여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당시 나는 지나다 우연히 곧 없어질 것 같은 주택 지대를 발견했다. 많은 장애인들이 이곳에 산다고 들었다. 그리곤 지체장애인 Chen이라는 사람을 길에서 만나 몇 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단지 몇 마디 나눴을 뿐인데도 그의 격노와 슬픔을 느낄 수 있었으며 매우 놀라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부동산 개발업자와의 격렬한 싸움을 목격하고 이를 다큐멘터리에 담았다. 당시 내 안에서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고 이튿날 촬영을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실제로 이 외진 집단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불공평하고 심지어 잔인하기까지 한 일들이 이들 삶에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新)중국 성장과 함께 갖은 풍상을 다 겪은 주름진 얼굴에서 발견한 것은 대부분 미소였다. 그들은 어디에 살든지 간에 저녁 식사 후에 함께 모이고 산책을 하고 이웃과 담소를 나눌 수 있다면 삶이 유의미하다고 느낀다. “사는 것”이 그들의 가장 큰 쟁점이다. 그리고 내게 있어 “사는 것”이란 그들의 저항을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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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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