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포르노감독은 과부 미용사를 등쳐먹고 살면서, 과부의 딸과도 관계를 맺는다. 과부는 아들과도 엉겁결에 성적 관계를 가진다. 병든 과부는 죽어가며 딸과 결혼해달라고 부탁한다. 과부의 딸과 유산은 물려받았지만, 포르노감독은 경찰서에 수시로 끌려가는 등 시련을 겪고 성불능까지 닥치자 문득 뭔가를 깨닫고 한 가지 일에 몰두한다. 어떤 불평도 없고 완벽하게 아름다운 여자, 바로 마네킹을 만드는 일. 북극수출 제안도 거부하고 바다 가운데로 밀려가는 돗단배 안에서 늙은 감독은 마네킹에 음모를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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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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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인간말종들이 벌이는 기막힌 소동극. 8mm 포르노영화 감독을 영화의 주인공으로 내세워놓고 이런 학술적 제목을 단 이유는 “아랫도리의 문제가 바로 일본인을 떠받치고 있는 본질”이라는 이마무라의 프로이트적 소신에서 유래한다. 인간의 적나라한 욕망과 좌절을 포착하는 시선과, 홈드라마에다 희극과 비극을 뒤섞고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넘나드는 형식의 유연성이 벌써 대가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걸작. 관음증과 영화매체에 대한 성찰로 읽어도 손색이 없다.more
북극수출 제안도 거부하고 바다 가운데로 밀려가는 돗단배 안에서 마네킹에 음모를 심고 있는 늙은 포르노감독의 마지막 모습은 잊혀지기 힘들다.
[씨네21 20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