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펜스의 대가가 미국을 가로질러 3천마일을 추적한다.
<현기증>을 마치고 나서 가벼운 주제로 영화를 끌고 가겠다는 생각으로 히치콕이 제작한 영화. 광고업에 종사하는 주인공 남자 로저 손힐은 캐플란이란 이름의 첩자로 오해받아 스파이 조직에 쫓기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살인누명까지 덮어쓰고 자신의 정체를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히치콕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누명을 쓴 남자’의 모티브를 취한 이 영화에서 히치콕은 인간을 사고 파는 처지로 몰고 가는 미국사회의 황량한 풍경을 경쾌한 코미디 스릴러로 연출했다. 로저 손힐은 광고업자이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광고(?)해야 하는 처지에 빠진 남자다. 여주인공 이브 캔달도 마찬가지 입장으로, 악당 밴담과 CIA 사이에 끼어서 마치 물건처럼 취급받는다. 그러나 히치콕의 결론은 낙관적이다. 30년대 할리우드영화처럼 남자와 여자의 진정한 사랑이 가능한 곳이 바로 미국이라는 신화적인 이미지로 끝맺고 있다. [씨네21 216호, 특집]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연출한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는 히치콕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오인된 남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뉴욕에서 광고업 일을 하는 손힐(캐리 그랜트)는 어느 날 정부 요원, 조지 캐플란으로 오인 받고 괴한에게 납치를 당합니다. 납치된 곳은 불법으로 거래를 하는 한 남자의 집이었는데 그는 손힐과 함께 손을 잡고 불법적인 일을 하려고 하지만 캐플란이 아닌 손힐은 거절할 수밖에 없죠. 뜻대로 되지 않자 그는 손힐에게 강제로 술을 먹이게 되고 교통사고를 가장한 살인을 저지르지만 구사일생으로 손힐은 살아납니다.
다음 날, 손힐은 그 저택에 경찰과 동행해서 가지만 어제 와는 다른 사람들이 있고 그 곳에 있었던 한 여자도 손힐을 모른 체합니다. 사실 그 집은 UN 외교관의 집이었고 손힐은 저택의 주인이 있는 UN 본부로 향합니다. 하지만 주인을 찾자마자 그는 살인을 당하게 되고 손힐은 또다시 살인자라는 오명을 쓰고 도망자 신세가 됩니다.
기차로 도망을 가던 중 경찰에 잡힐 위기에 놓인 손힐은 우연히 만난 이브 켄들(에바 마리 세인트)이라는 여성의 도움으로 무사히 숨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둘은 조금씩 가까워지고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손힐의 상황을 알게 된 켄들은 캐플란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고 드디어 손힐은 캐플란을 만나기 위해 한적한 국도로 향하고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장면이 이 공간에서 연출됩니다.
히치콕의 허다한 걸작 중에 한 작품인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를 드디어 스크린을 통해 보게 되었는데요. 비행기 추격 장면은 70년이 지난 지금에 봐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의 장면을 연출해내고 있습니다. 쫓고 쫓기는 그리고 누군가의 공격인지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은 상황에서 느끼는 손힐의 공포와 더불어 효과적인 사운드 효과까지 엄청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는 그야말로 명장면이더라고요. 물론 미국 대통령 석상으로 유명한 러시모어산에서 펼치는 추격 장면도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고요.
007시리즈에 지대한 영향을 준 이 작품은 이후 스파이물에 엄청난 영향을 준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오인된 캐릭터, 우연히 만난 이성과의 멜로라인, 이중스파이 등 이 공식이 후대에게 얼마나 영향을 줬을까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히치콕의 작품 중 예술적 가치로서는 <오명><현기증><싸이코>등에 비해 후 순위에 놓일지 몰라도 오락적 재미로는 <이창>과 더불어 최고의 작품이라는 것을 이번 관람으로 인해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