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정신장애인들의 재활공간인 ‘한마음의 집’ 사람들을 담고 있다. 홍은동 한마음의 집 이웃으로 이사 온 감독-나는 이웃으로 만난 정신장애인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기 시작한다. 이때 카메라는 기록의 매체이기 이전에 이 공간에 들어서게 하는 매개체이며 정신장애인들의 친구가 되어 이들을 이해하게 하는 도구가 된다. 영화는 정신장애인의 삶을 가만히 보여준다. 한 웅큼씩 약을 먹고 약 기운으로 정신이 몽롱해진 채 병을 다스려가는, 일반인처럼 화를 내면 다시 입원하게 될까 봐 분노를 더 억눌러야 하는, 제대로 시급을 받고 일하기 힘든, 자신의 거주 여부를 자신이 결정조차 할 수 없는 정신장애인의 삶을 담아내는 영화는 애써 무엇인가를 말하려 하지 않는다. 감독-나의 내레이션이 존재하지만 이는 설명적이기보다는 자기감정을 말하는 사적 고백에 가깝다. 특히 영화는 정신장애인을 집단이 아니라 철규, 우식, 호동으로 이름을 가진 개인으로 다가가 그들의 삶의 모습과 말에 귀 기울인다. 그렇게 카메라는 정신장애인의 삶에 다가가 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공간이 아니라 내가 숨 쉬는 공간에 함께하는 이웃 사람들로 다가간다. 관찰적이고 기록적이지만 결코 거리를 설정하지 않은 영화는 친밀하고도 따뜻하다. (이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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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
-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메세나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