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은총으로 공소시효가 지났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꾸린 알렉상드르는 유년시절 자신에게 성적 학대를 저지른프레나 신부가 여전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는다.
알렉상드르와 같은 피해를 입은 프랑수아와 에마뉘엘은 더 이상의 고통을 막기 위해
‘라 파롤 리베레(해방된 목소리)’라는 단체를 결성하고 교회에 프레나 신부의 파면을 요구한다.
하지만 교회는 공소시효를 내세우며 범죄를 은폐하려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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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심사위원 대상!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첫 번째 실화 영화
진정한 거장으로 발돋움한 가장 새로운 오종을 만나다!
2020년 1월 16일, 프랑수아 오종의 가장 새로운 영화가 될 <신의 은총으로>는 40년의 침묵을 깨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선 평범하지만 위대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신의 은총으로>는 프랑수아 오종 감독 필모그래피 사상 최초로 실화 소재를 다룬 영화로, 지난해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뜨거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두 개의 사랑>, <인 더 하우스> 등 자신의 욕망이 뚜렷한 여성들의 이야기에 집중해 왔던 프랑수아 오종 감독은 새로운 이야기를 찾던 중, 아동 성 학대 범죄를 저지른 프레나 신부를 고발한 피해자들의 모임 ‘라 파롤 리베레’의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과거의 상처를 마주하고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기 시작한 알렉상드르를 비롯한 영화의 실제 주인공들을 직접 만나며 감동을 받은 프랑수아 오종 감독은 다큐멘터리로 그들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 하지만 그동안 수 많은 언론에 노출되어 온 피해자들을 존중하기 위해 영화로 제작, 그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새로운 영화 <신의 은총으로>를 탄생시켰다. 여기에 멜빌 푸포, 드니 메노셰, 스완 아르라우드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참여해 힘을 실었다. 그들은 모두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연출적 감각과 <신의 은총으로>가 지닌 사회적 메시지, 가치에 매료되어 망설임 없이 프로젝트에 참여했음을 입을 모아 말한다.
픽션으로 재구성되긴 했으나 <신의 은총으로>의 곳곳에는 피해자들의 용기와 고통을 존중하고, 사실을 왜곡시키지 않기 위한 고민이 가득 담겨 있다. 대부분의 관계자가 실명으로 등장하고 있고, 대사들 역시 당사자들의 증언, 교회와 주고받은 서신에 있는 내용을 활용했다. 배우들 역시 피해자들이 느꼈을 고통과 상처를 이해하며 자신들을 통해 관객들이 피해자들의 고통과 투쟁에 공감할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하며 열연을 펼쳤다.
이에 전 세계 평단은 “심장을 뒤흔든다”(St. Anthony Messenger), “완벽하다”(Los Angeles Times), “꼭 봐야 할 영화”(The Wrap) 등 극찬을 전하고 있다. 또한 관객들 역시 “침묵을 부정하고 말을 긍정하는 영화”(we*********), “디테일까지 정확히 구분했으며, 인물들을 매우 존중했다, 오종답게”(김**), “영원의 고통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m.****)이라며 사려 깊고 통찰력 있는 시선이 담긴 <신의 은총으로>를 향해 극찬을 보내고 있다. 이에 <신의 은총으로>는 프랑수아 오종이 ‘영화계의 악동’이 아닌 진정한 ‘거장’으로서 발돋움하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연출로 그려낸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용기와 연대는 대한민국 관객들에게도 뜨거운 울림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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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놀라게 한 현재진행형 실화!
<스포트라이트>를 잇는 거대한 침묵을 깬 평범한 이들의 위대한 용기!
정의에 대한 뜨거운 화두를 던지다!
지난 2016년 개봉한 <스포트라이트>는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파헤쳐 퓰리처상을 수상한 신문사 ‘보스턴 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 취재팀의 실화를 다뤘다. 저널리즘의 진정한 역할을 보여준 탄탄한 각본과 연출로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지금까지도 대표적인 실화 소재 영화 중 하나로 꼽힌다.
<스포트라이트>가 기자들의 시선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였다면 <신의 은총으로>는 사건 당사자의 시선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다른 의미를 지닌다. <신의 은총으로>는 사제의 아동 성범죄를 고발하고, 비판하고 있지만 가톨릭을 비난하는 영화는 아니다. 다만 폐쇄적인 집단 안에서 어떻게 진실이 은폐되고, 그 속에서 개인들이 진실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 모습 자체에 집중했다.
<신의 은총으로>는 알렉상드르의 목소리로 시작해서, 프랑수아에게 연결되고, 그의 용기 있는 행동과 의지는 에마뉘엘을 세상 밖으로 이끌어낸다. 캐릭터에서 캐릭터로 서사가 옮겨가는 릴레이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실제 사건이 일어난 순서대로 배치한 것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연대가 어떻게 퍼져나가는지 그 과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연출이기도 하다. 고통을 숨긴 채 살아가던 개인들의 힘은 미약했으나, ‘라 파롤 리베레’의 이름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세상을 바꿀 힘을 얻게 된다. ‘라 파롤 리베레’를 만남으로써 혼자가 아니라는 희망과 행동할 수 용기를 얻었다고 고백하는 에마뉘엘의 장면은 고통을 나누는 연대의 힘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프레나 신부의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바르바랭 추기경의 “신의 은총으로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발언에서 제목을 따온 <신의 은총으로>는 아직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진행형 사건을 담고 있기에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2019년 2월 프랑스 개봉 당시 프레나 신부와 피해자보호위원회 레진 메르 위원은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영화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결국 기각됐다. 우여곡절 끝에 개봉 후 프랑스에서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사건을 다시 환기시켰다. 이어 3월, 사건을 묵인했던 바르바랭 신부는 징역 6개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2020년 1월 아동 성 학대 혐의에 대한 프레나 신부의 형사 재판 그리고 바르바랭 신부의 항소심을 앞두고 있어 전 세계인의 귀추가 주목된다.
‘라 파롤 리베레’의 싸움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신의 은총으로>는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개봉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신의 은총으로>가 그린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선 평범한 이들의 위대한 용기는 2020년 새해 관객들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INTERVIEW. 멜빌 푸포
Q. 캐스팅 비화에 관해 이야기해 준다면?
A. 프랑수아 오종 감독이 먼저 연락을 취해 거의 완성 단계인 스크립트를 보내줬다. 단숨에 탄탄한 스토리와 개성 있는 캐릭터들에 매료됐다. 세 명의 주인공이 각자의 방식으로 트라우마와 싸우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무신론자인 감독이 이 사건에 대해 아주 진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 신뢰를 주었다.
Q. 실존 인물 캐릭터를 맡았는데, 연구는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A. 프랑수아 오종 감독이 ‘라 파롤 리베레’의 글과 알렉상드르의 인터뷰를 보여주었다. 알렉상드르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보다 스크립트에 표현된 알렉상드르를 나만의 연기로 표현하려 노력했다. 나의 연기를 통해 관객들이 피해자들의 고통과 투쟁에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고, 특히 피해자들이 내 연기를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Q. 소재와 달리 영화는 교회를 비판하는 태도는 아니다.
A. 프랑수아 오종 감독은 반가톨릭적인 영화를 만들고자 한 것이 아니라 프레나를 비판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다. 다만 이 영화는 가톨릭교회의 관습이 시대에 뒤처져 있다는 것을 언급하며 소아성애자 성향을 지닌 종교인에 대한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할 뿐이다.
Q. 프랑수아와 에마뉘엘과는 달리 알렉상드르는 리옹의 상류층으로 표현된 점이 인상적이다.
A. 실제로 그가 상류층 출신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실제 리옹의 사회 계급은 매우 명확하게 나누어져 있다. 알렉상드르의 출신 때문에 관객들이 그를 보수적인 캐릭터로 오해할까봐 걱정했다. 그의 배경이 아닌 유년 시절 알렉상드르에게 일어난 사건과 고통을 봐줬으면 좋겠다.
Q. 알렉상드르와 프랑수아의 아내들이 그들을 아낌없이 지원한다.
A. 남성이 학대로 고통받고 있을 때 주변에서 지지하고 아껴주는 여성 캐릭터를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로 영화에서는 그 반대의 상황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서로의 고통을 나누고 연대하며 성장하는 모습이, 이 영화를 아름답게 만든다.
Q. 알렉상드르가 자녀들에게 사실을 고백하는 장면 역시 매우 감동적이다.
A. 알렉상드르는 매우 보수적인 사람이지만 부인과 가족의 도움으로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용기를 얻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알렉상드르는 자녀들에게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진솔하게 고백한다. 이 장면은 피해자가 숨겨왔던 몇십 년 동안의 침묵을 깨는 장면으로, 그가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닌 전장으로 뛰어드는 기사로 재탄생하는 순간을 표현한 것이다.
Q.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다른 작품에도 출연했다. 그전과 감독이 다른 점이 있다면?
A. 그의 작업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것 말고는 없다! 현장을 지휘하는 능력이 더 완벽해졌고 어느 때보다 생동감이 넘친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멈추지 않는다.
INTERVIEW. 드니 메노셰
Q. 캐스팅 비화에 대해 이야기해준다면?
A. 프랑수아 오종은 우리 세대에 가장 뛰어난 감독 중 한 명이자 나의 친구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이런 사회적 문제를 다룬 영화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매우 행복했다.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마지막에 오종 감독이 제목으로 <신의 은총으로>가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를 냈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강렬한 영화 제목에 사로잡혔다.
Q. 실존 인물 캐릭터를 맡았는데, 연구는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A. 프랑수아의 모든 인터뷰를 봤다. 그가 자주 쓰는 표현과 몸짓을 따라 하기도 했고, 오종 감독과 의상 디자이너인 파스칼린 샤뱐느에게 부탁해 프랑수아가 입을 법한 옷을 받아 그처럼 입어보기도 했다. 그 후 내 자신만의 해석을 더 해 영화 속 캐릭터를 완성했다. 또 피해자들이 어렸을 때 성범죄에 노출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고통과 상처를 표현하기 위해 특히 더 노력했다.
Q. 등장 인물 중 프랑수아는 가장 공격적이고 프레나를 용서할 마음이 없는 캐릭터처럼 보인다.
A. 그는 링 안에서 주먹을 날리는 싸움꾼이다. 하지만 그의 목적은 프레나에 대한 복수나 그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그의 가장 큰 목표는 프레나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에 침묵하는 교회를 고발하고자 하는 것이다.
Q. 이 영화는 우리의 가슴에 분노를 일으키는 반면 반종교적인 성향을 띠지 않는다.
A. 사람들에게 있어 신앙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의 그들의 도덕적 기준이 되고 삶이 되기 때문이다. 신앙은 선의와 연민, 아름다운 생각들, 사랑을 일깨운다. <신의 은총으로>는 반종교적인 영화가 아니다. 그저 가톨릭교회가 있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교회 안에 있는 범죄자들을 색출해 나갈 것을 요청하는 진심 어린 탄원서와 같은 것이다.
Q. 기자회견 장면에서, 프랑수아는 확고한 신념으로 무장한 히어로 같다.
A. 그것이 프랑수아가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 누구도 힐난하지 않고 그저 사실만을 이야기한다. 오종 감독은 내가 그 장면을 매우 간략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해주길 원했다.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의 스크립트는 배우들의 혼이 담기며 더 강력한 힘을 가진다. 멜빌 푸포의 경우 이보다 완벽할 수 없었고, 스완 아르라우드는 마치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같았다.
Q. 오종 감독이 <신의 은총으로>를 제작한다고 할 때 놀라지 않았나?
A. 전혀! 오종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알겠지만 그의 관심사와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매우 다양하다. 다만 그가 예전보다 더 자신감에 차 있고 사회적 문제에 귀 기울이고 있을 뿐이다. <신의 은총으로>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어 매우 영광이었다. 비록 누군가에게 배우가 허영스러운 직업일 수도 있겠지만 그 허영스러운 직업으로 세상을 바꿀 기회를 얻었으니 말이다.
INTERVIEW. 스완 아르라우드
Q. 오종과의 만남은 어땠는가?
A. 오종 감독이 직접 연락을 줬다.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한 사람의 팬으로서 나를 섭외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행복했다. 그러나 오종 감독의 특유의 스타일을 알고 있었고 영화가 어떻게 연출될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기에 부담감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내가 고민하자 오종 감독이 미완성인 스크립트를 내게 보내주었고, 스크립트를 읽은 후 바로 출연을 결심했다.
Q. 캐릭터에 어떻게 접근했는가?
A. 에마뉘엘을 성적으로 성숙해지기도 전해 성범죄에 노출되었다. 그리고 상처를 숨기기 위해 남성성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귀걸이, 수염, 오토바이, 가죽 등 이 모든 건 상처 입은 자신을 숨기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나는 그러한 외적 이미지를 통해 강한 척하지만 사실은 연약한 남성성에 대해 표현하고 싶었다.
Q. 프레나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다.
A. 우리 모두 그 사실에 충격 받았다. 프레나가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는 것, 교회가 알고 있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파면하지 않았다는 것, 프레나가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았다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모든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알렉상드르가 교황에게 보낸 서신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교회는 그 편지에도 아무런 답장을 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통해 교회를 비판하기 보다,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한 남자가 겪어야 했던 고군분투에 대해 설명하고 싶었다.
Q. 영화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행동이라는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사실 배우가 영화를 통해 정치적 성향을 드러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감독의 역량에 더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좀 달랐다. 한 인간으로서 이 문제에 대해 깊게 분노하였기 때문에 나에게 있어 <신의 은총으로>에 참여한다는 것은 사회 운동에 가까웠다.
Q. 영화는 어린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A. 아이들에게 귀 기울이는 것을 절대 소홀히 하면 안 된다. 그리고 아이들이 이야기하기 전에 충분한 시간과 감정적 공간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특히 성범죄에 노출된 어린아이들은 매우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어린 아이들의 말은 언제나 모호하고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끊임없이 그들의 의도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어린 아이가 아니더라도 만약 지금도 과거 혹은 현실의 사건 때문에, 침묵 속에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라고 말하고 싶다.
Q. 오종 감독의 작업에 대해
A. 함께 스크립트를 읽고 내 생각을 이야기하면, 오종 감독이 그걸 참고해 각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내가 낸 아이디어를 참고해 수정한 장면이 몇 있는데, 작품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행복했다. 오종 감독은 내가 캐릭터와 장면을 이해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조언을 해주기도 하였다. 그 덕분에 내가 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Q. <신의 은총으로>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A. 프랑수아 오종은 역량이 매우 뛰어나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위대한 감독이다. <신의 은총으로>는 전작과는 다르게 매우 신중한 접근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인데, 영화 주제와 피해자에 대한 감독의 존중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첫 상영에서 눈물을 흘렸는데, 직설적이지만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감독의 연출에 매우 감명받았다.
INTERVIEW. 프랑수아 오종 감독
Q. <신의 은총으로>는 당신의 영화 중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첫 영화다.
A. 새로운 작품을 통해 남성의 연약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주로 강인한 여성상이 등장하는 영화를 만들었기에 이번엔 고통받는 감정적인 남성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또 주로 영화에서 다루는 고통받는 존재들이 여성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히 ‘프레나 사건’에 대해 접하게 되었고 피해자들이 결성한 연대모임인 ‘라 파롤 리베레’의 사이트를 발견했다. 나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었던 이야기는 여전히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알렉상드르’였다. 그는 40대가 되어 자신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할 용기가 생기기까지 평생 침묵 속에 고통받았던 피해자였다. 사이트에는 피해자들의 인터뷰와 기사, 리옹 가톨릭교구의 고위층인 추기경 바르바랭과 교구 내 심리상담가였던 레진 마리와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이 올라와 있었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에 사로잡혔고, 알렉상드르에게 직접 연락을 하게 되었다.
첫 만남에서 알렉상드르는 리옹교구와 나누었던 서신들을 가져와 보여주었고, 그가 내비친 신뢰에 매우 감동받았다. 그의 도움으로 다른 피해자들과 통화로나마 연락할 수 있었다. 처음에 나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영화로 풀어낼지 상당히 고민했었는데, 결국엔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기로 결심했다.
Q. 그런데 왜 다큐멘터리에서 픽션으로 변경되었나?
A.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피해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을 때, 그들이 다큐멘터리에 대해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스포트라이트>처럼 영화화되길 원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게 바로 나의 의무라 생각하였고, 또 다행히 그건 내가 아주 잘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웃음) 픽션으로 변경하게 된 것이다.
Q. 과거 성 학대 사건을 재현하기 보다, 피해자들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방식에 더 집중한 것 같다.
A. 과거의 사건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 피해자들의 사투에 대해 말하고자 하였다. 또한 가톨릭교구의 정당하지 못한 사후 대처에 대해 정확히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알렉상드르와 가톨릭교회가 나눈 서신을 통해 풀어 나가고자 했다. 서신 뿐만 아니라 피해자 연대모임인 ‘라 파롤 리베레’와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Q. 알렉상드르와 프랑수아의 부인들의 역시 비중 높게 다뤄진다.
A. 실제 그녀들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들의 지지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두 주인공은 없었을 것이다. 두 여성은 알렉상드르와 프랑수아의 고통을 이해한다. 두 남자 모두 너무나 오랫동안 고통받았고 그로 인해 그들을 사랑하는 주변인들 역시 고통받았다. 프랑수아의 형이 가족 식사에서 화내는 장면처럼 말이다. 그 장면을 통해 관객들에게 폭력은 피해자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들의 주변인인 가족들에게도 극심한 상처를 남긴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Q. 촬영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A. 어려움이 많았다. 언론이 해당 사건에 대해 다루기 시작하자 투자자를 모집하는 게 힘들어졌다. ‘소아성애자’에 대해 다룬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일으켰고, 제작 초기에 프로젝트가 무산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촬영 장소를 섭외하는 것도 매우 힘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 장면은 프랑스가 아닌 벨기에와 룩셈부르크에서 촬영했다. 과거에 <사랑의 추억>을 제작할 당시 마주했던 문제들이 이번 영화에도 똑같이 발생하였고 매우 괴로웠다. 다행히도 프로듀서와 팀들이 이 프로젝트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지지해주었기 때문에 촬영을 계속해 나갈 용기를 얻었다.
Q. <신의 은총으로>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A. <신의 은총으로>를 한 신부에게 보여줬는데 영화를 보고 난 후 그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영화가 교구에 새로운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만약 그렇다면 교구는 소아 성범죄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그들을 색출하는 새로운 변화를 꾀할 수 있을 테니까요’라고 말이다. 그러니 대답은 예스다.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